조현동 주미 대사 “北 다시 쏘겠다지만 응분의 대가 치를 것”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는 31일(현지시간) 북한의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빠른 시간 내 2차 발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어떤 발사도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이 어제 발사를 감행한 소위 군사정찰위성은 기술적 결함으로 실패했지만 성공 여부를 떠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의 발사 직후 한ㆍ미 양국 간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이 이뤄졌고 양 정부는 북한 발사를 규탄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며 “한ㆍ미 양국은 모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고 한ㆍ미 동맹을 더욱 강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추가 발사를 예고한 만큼 이를 지켜본 뒤 종합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그동안 북한의 각종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미온적이었던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확보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한ㆍ미 정상이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핵 대응을 위한 핵협의그룹(NCG)은 조만간 첫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한다. 일각에서 일본의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는 NCG는 일단 한ㆍ미 양자 협의체로 출범하고 이후 일본을 포함하는 다자간 협의체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4월 국빈 방미와 관련해선 “한ㆍ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자유ㆍ민주주의ㆍ법치와 같은 공통 가치에 입각해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한ㆍ미 동맹의 의미를 되새기고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한ㆍ미 정상회담과 윤 대통령의 상ㆍ하원 합동연설, 국빈 만찬 등 순조롭고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한다“며 “특히 윤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관심과 친숙함을 높이면서 대한민국 1호 세일즈맨 역할을 확실히 했다”고 부연했다. 또 “실질적 측면에서도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ㆍ미 상호방위조약을 핵억제력이 포함된 개념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사이버ㆍ우주 등 동맹 외연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한ㆍ미ㆍ일 3자 회담을 위해 워싱턴 DC로 초청하겠다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선 “앞으로 3국이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3국 간 논의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워싱턴 DC로 초청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미국 고위 관리가 당시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조 대사는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한도 인상 협상 합의와 관련해선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가시는 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좋은 소식”이라며 “하원, 상원 표결에서 통과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이후 국방수권 법안, 세출 법안, 중국 관련 법안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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