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놀래키지’ 맙시다
다음 중 표준어가 아닌 것은?
㉠ 놀라다 ㉡ 놀래다 ㉢ 놀래키다
살다 보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어제 새벽에는 느닷없는 경계경보에 놀라기도 했다. 이렇게 놀라는 경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놀랜 가슴을 쓸어내렸다”처럼 ‘놀라다’ ‘놀래다’는 표현이 함께 쓰인다.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뜻밖의 일·무서움에 가슴이 뛰거나 색다른 것을 보고 감동하거나, 또는 어처구니없어 기가 막힌다는 뜻의 동사는 ‘놀라다’이다. “무슨 전쟁이라도 났나 깜짝 놀랐다” “그의 바뀐 모습에 놀라 까무러쳤다”처럼 쓰인다.
‘놀래다’는 ‘놀라다’의 사동사다. 남을 놀라게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갑자기 나타나서 그를 놀래 주자” “놀래 주려고 모두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와 같이 쓰인다. 따라서 ‘놀랜 가슴’은 ‘놀란 가슴’이 맞는 말이다.
‘놀라게 하다’는 뜻으로 일상에선 ‘놀래키다’는 표현도 많이 사용된다. “왜 이리 사람을 놀래키냐?” “그를 놀래키기 위해 모두들 숨어 있었다”처럼 쓰이지만 ‘놀래키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왜 이리 사람을 놀라게 하냐?” “그를 놀래 주기 위해 모두들 숨어 있었다”와 같이 ‘놀래키다’는 ‘놀라게 하다’나 ‘놀래 주다’로 바꾸어야 한다.
‘놀래키다’와 비슷하게 ‘혼내키다’는 말도 사용되고 있다. “혼내켜야 할 상황이 온다” “혼내킬 때는 강하게 해야 한다”처럼 쓰인다. 그러나 이 역시 ‘혼내 주다’가 맞는 말이다. ‘혼내 줘야 할 상황’ ‘혼내 줄 때’로 각각 고쳐야 한다.
문제의 정답은 ‘㉢놀래키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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