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은 처음이야… 순수 자연에 나를 맡긴다

남호철 2023. 5. 3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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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 교회의 도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코타 마나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마나도 언덕에 우뚝한 '축복받은 예수상'. 하늘을 향해 두 팔을 활짝 펼쳐 주민들의 축복을 빌어주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인구 중 87%가 이슬람교이지만 마나도 인구의 80% 이상이 기독교인이다.


인도네시아는 수마트라와 자바, 칼리만탄, 술라웨시, 파푸아 등 5개의 큰 섬과 점처럼 찍혀 있는 1만7000여 개의 섬을 품고 있다. 이 가운데 술라웨시는 K자 모양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네 번째,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큰 섬이다. 그 북동쪽 끝에 술라웨시에서 두 번째 큰 도시이자 북부 술라웨시주의 주도인 항구 도시 '코타 마나도'가 있다. 16~17세기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였던 말루쿠 제도로 가는 길목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인구 중 87%가 이슬람교이지만 마나도 인구의 80% 이상이 기독교인이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던 과거 기독교 선교사들이 이곳에 학교와 병원을 짓고 주민들에게 문화와 기술을 전파했다. 이후 기독교 물결은 점차 지역 전체로 퍼져나갔다. 마나도는 ‘1000개 교회의 도시’라는 별칭을 얻게 됐으며 주민들은 곳곳에 자리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일요일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회에 가기 때문에 문을 연 가게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랜드마크에서도 종교적 특성을 엿볼 수 있다. ‘시트라랜드 레지덴셜 에스테이트’ 언덕 위에는 세계에서 네 번째,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예수 동상이 우뚝하다. 예수상만 높이 34m, 아래 받치는 기둥까지 합하면 54m 높이의 ‘축복받은 예수상’이 마나도 시내를 굽어보고 있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활짝 펼친 채 도시를 수호하며 주민들의 축복을 빌어주는 모습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이 연상된다. 하지만 마나도의 예수상은 일반적인 예수상과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35도 기울어져 있어 마치 하늘을 날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두 팔을 번쩍 들고 머리칼을 휘날리며 하늘에 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동상은 철골과 시멘트로 만들어졌다. 치푸트라 그룹이 2007년 착공해 2010년 완공했다. 큰 동상 아래 기둥에 같은 모양의 작은 동상이 있다. 주위에는 수호천사를 묘사한 여러 개의 작은 조각상도 있다. 동상 인근에 고급 주택 300여 가구와 교회, 학교, 슈퍼마켓 등이 들어서 있다. 영국 런던의 빅벤을 닮은 20m 높이의 시계탑도 눈길을 끈다. 도로 옆 계단을 이용해 바로 아래까지 닿을 수 있다. 맞은편 언덕에 마련된 전망대가 사진 포인트다.

예수상을 뒤로하고 ‘토모혼’으로 향하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고도를 높이면 ‘부낏 도아’에 닿는다. ‘기도하는 언덕’으로 불리며 예배와 결혼식을 올리는 명소다. 커피 또는 차를 마시며 ‘마하우’ 화산의 자연과 마나도 도시, 그리고 로콘 화산(1275m)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다. 로콘 화산은 술라웨시 섬에 있는 11개의 활화산 가운데 하나다. 인근 마하우 화산과 쌍둥이 화산으로 2011년과 2012년에 분출했다.

카이 산티 트리하우스에서 내려다 본 까야우 마을 풍경.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가면 토모혼에 닿는다. 마나도 도심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로 ‘꽃의 도시’로 불린다. 매년 8월이면 유명한 꽃 축제가 열린다. 토모혼 시내에서 서쪽으로 가면 ‘카이 산티’ 정원이 있다. 레스토랑 및 야외 찻집과 바를 갖추고 있다. 차를 마시며 발아래 내려다보는 까야우 마을의 논 풍경이 장관이다. 트리하우스, 나무 그네, 포토 스폿 등을 갖춰 인생샷 건지기에 안성맞춤이다.

토모혼에는 화산을 품은 ‘리노우 호수’도 있다. 호수 주변 화산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 바로 아래에는 매일 3가지 색을 볼 수 있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호수가 넓게 펼쳐진다.

하얀 연기를 뿜고 있는 화산을 품은 리노우 호수.


마나도 시내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탕코코 국립공원이 자리한다. 마나도 고유의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된 곳으로, 약 220종의 동물과 600여 종의 희귀식물 등 세계적인 멸종 위기종이 함께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이곳에서는 안경원숭이와 열대우림에 사는 코뿔새 등을 만날 수 있다. 평균 길이 12㎝에 몸무게 80g의 몸집 작은 안경원숭이는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눈을 지녔다.

생태계의 보고 탕코코 국립공원 안경원숭이.

여행메모
인천 직항편 생기면 3시간 30분 절약
37달러로 관광 목적 30일 무비자 체류

한국에서 마나도까지 직항편은 없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을 이용해 자카르타 혹은 발리를 경유해 들어가는 경로가 일반적이다. 인천에서 자카르타까지 6시간, 자카르타에서 마나도까지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발리를 경유할 때도 소요시간은 비슷하다. 노선 확대 등에 대한 한국-인도네시아 항공회담이 6월 중 열릴 예정이다. 이 회담에서 마나도 직항편이 생기면 인천에서 5시간 30분 만에 마나도의 삼라뚜랑이 국제공항에 닿을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은 인도네시아 노선 첫 취항을 겨냥, 최근 마나도와 바탐에 전세기를 띄웠다.

인도네시아의 11~4월은 우기, 5~10월은 건기에 속한다. 마나도는 햇볕이 강해 선글라스와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하다.

인도네시아는 국가 내에서도 시차가 있다. 마나도는 한국보다 1시간, 자카르타와 수마트라는 2시간 늦다. 현재 관광목적에 한해 3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현지 도착 비자 비용이 37달러다. 인도네시아 화폐 단위는 루피아(IDR)로, 100루피아가 9원 정도다.

마나도=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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