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미부터 퇴폐미까지, ‘블루 드 샤넬’의 남자 티모시 샬라메

2023. 5. 3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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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을 탈피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가브리엘 샤넬의 신념은 ‘블루 드 샤넬’의 새로운 챕터와 블루 드 샤넬의 남성들을 통해 계속 이어진다. 새로이 바통을 이어 받은 블루 드 샤넬의 남자, 바로 티모시 샬라메다.
블루 드 샤넬의 new 앰버서더, 티모시 샬라메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리오 소렌티(Mario Sorrenti)의 렌즈에 담긴 티모시 샬라메(Timothee Chalamet)는 조용히 절제된 애티튜드를 통해 대담하고도 활기찬 에너지를 뿜어냄으로써 ‘소리 없이 강한’ 다면적인 블루 드 샤넬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내고 있다. 블루 드 샤넬은 2010년 첫 출시 이후, 남성 향수의 관습에 맞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1921년 세계를 놀라게 한 N°5처럼, 동시대를 대표하는 남성의 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진취적이고 거침없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 오프-브로드웨이 연극으로 입문한 후 〈인터스텔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 〈프렌치 디스패치〉, 〈돈 룩 업〉, 〈듄〉, 〈본즈 앤 올〉 등 폭넓은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하나의 평행이론을 연상케할 정도다.

마리오 소렌티의 카메라 앞에 선 티모시 샬라메.
마리오 소렌티의 카메라 앞에 선 티모시 샬라메.

“생기 넘치는 상쾌함과 관능적이고 강렬한 향이 만나는, 이중성이 담겨 있는 향기.” 2015년 샤넬 하우스의 조향사가 된 올리비에 뽈쥬(Olivier Polge)는 블루 드 샤넬을 위와 같이 묘사하며 ‘화가가 팔레트 위에서 특별한 색들을 섞는 것과 같다. 이전에 사용한 원료보다 더 복잡한 것들을 궁극적으로 표현해 향기의 내러티브를 더하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티모시 샬라메가 블루 드 샤넬에 대해 밝히는 개인적 의견 역시 마치 올리비에 뽈쥬의 얘기를 들은 듯 궤를 같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블루 드 샤넬에 대해 특히 마음에 드는 점은, 바로 향과 내러티브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나 스토리텔링과 다르지 않죠. 향수를 뿌린다는 건 그 순간의 상징이 되고, 이후 향을 맡을 때마다 그 순간은 더욱 특별해집니다.”

이중성에 대해서도 티모시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프랑스에서는 시간과 전통, 대화에 대한 존중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어릴 때는 좀더 전형적인 미국식 습관에 이끌려 존중하지 않았던 것들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제 안의 프랑스적인 측면과 좀 더 깊이 연결되었고, 지금 이 시기에 블루 드 샤넬 앰배서더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팬데믹 기간 중 파리를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문득 제가 한 카페 테이블에 3시간이나 앉아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적이 있어요. 영수증이 증명하고 있었죠. 제 옆에 앉았던 4명의 사람들은 여전히 깊은 대화에 빠져있었고요. 반면 미국에서 저녁 식사 시간은 45분에 불과합니다. 미국은 여러 측면에서 시대를 앞서가며 유행을 선도하고 있지만, 동시에 프랑스는 매우 전통적인 프랑스만의 수동적인 삶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대비를 이루는 패션과 자기 표현,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저는 각 문화는 물론, 제 안에 내재된 이러한 모순을 깨닫고 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여름 크랭크인 예정인 〈어 컴플리트 언노운〉에서 밥 딜런 역할을 맡게 된 티모시 샬라메. 그는 현재 1960년대 뉴욕의 삶을 상상하는 데에 푹 빠져있다. 블루 드 샤넬의 인터뷰 필름에서, 자신이 책이라면 밥 딜런의 회고록일 거라 답했을 만큼! “저는 항상 철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철학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는 걸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삶의 진실을 이해하기 위한 짧은 문장들은 바로 철학과 문학에서 찾을 수 있어요. 오늘 나의 하루는 어떤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죠. 대학 다닐 때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를 좋아했어요. 실존적이면서도 허무주의처럼 느껴졌거든요. 스무살 즈음에 최고의 작품을 완성한 아르튀르 랭보도 좋아했습니다. 밥 딜런도 랭보에게 엄청난 영감을 받았어요.” 실제 그는 인터뷰를 위해 준비해온 랭보의 시 구절을 카메라 앞에서 유창한 프랑스어로 읊었을 정도로, 아래 필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와 미국이라는 삶의 이중성 사이에서 자유로이 줄다리기를 하며 모던한 아이콘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 샤넬 하우스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동시에 블루 드 샤넬이 정신을 이어갈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인물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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