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감독도 바라는 AG 참가… 고영준의 ‘항저우행’이 보인다

김희웅 2023. 5. 3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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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고영준.(사진=프로축구연맹)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사진=프로축구연맹)
“(고)영준이가 꼭 아시안게임에 갔으면 좋겠다.”

고영준(22·포항 스틸러스)은 김기동 포항 감독의 애정을 담뿍 받고 있다. 고영준의 항저우 행을 공개 지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고영준은 지난 29일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결승 골을 기록,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부터 번뜩였던 고영준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22분, 40m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전북 골문을 열었다.

그에게 유독 뜻깊은 득점이었다. 전북전이 포항의 ‘창단 50주년’을 기념하는 매치였기 때문이다. 이날 포항에는 이회택, 이흥실, 공문배, 박태하, 김광석, 황진성 등 구단 레전드가 대거 모였다. ‘대선배’들 앞에서 골을 넣은 고영준이 성대한 파티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고영준이 전북전 결승 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사진=프로축구연맹)

포항 전설 중 한 명인 황선홍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도 이 경기를 관전해 고영준에게는 더욱 의미가 컸다. 황 감독은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을 지휘하는데, 고영준은 두 대회 모두 나설 수 있는 나이다. 그간 황선홍호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2선 경쟁이 치열한 탓에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발탁을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같은 포지션에 이강인(마요르카)이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안게임 엔트리가 기존 19명에서 2명 늘었지만, 해외파와 와일드카드(3명)의 합류를 고려하면 황선홍호 최종 발탁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인 셈이다.

고영준은 ‘실력’으로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프로 4년 차인 그는 올 시즌 리그 15경기에서 6골을 기록, 지난해 득점(37경기)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족한 ‘골 결정력’을 완벽히 보완했다. 전북전을 비롯해 지난달 22일 열린 울산 현대전(2-2 무)에서 멀티 골을 기록하는 등 강팀에 강한 면모도 뽐내고 있다.

고영준을 향한 황선홍 감독의 의중은 전북전에서 드러났다. 고영준은 득점 후 4분 뒤 종아리 부상으로 카트에 실려 나갔는데, 이때 황 감독은 소위 ‘나라 잃은 표정’으로 쳐다봤다. 황 감독이 고영준을 얼마큼 중요한 자원으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고영준은 포항 창단 50주년 기념 매치의 주인공이었다.(사진=프로축구연맹)

황선홍 U-23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황지수가 전북전을 관전했다.(사진=프로축구연맹)
만약 고영준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면, 포항은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순위 경쟁이 한창일 파이널 라운드 돌입 직전 3~4경기에 고영준을 활용하지 못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기동 감독은 “영준이가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아시안게임에 발탁됐으면 좋겠다. 힘들어도 꼭 갔으면 좋겠다. 응원하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기동 감독의 바람처럼 고영준의 항저우 행은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고영준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갈 때마다 최선을 다했고, 좋은 모습을 보여서 황선홍 감독님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감독님이 뽑아주시지 않을까 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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