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논란’ 영화 ‘인어공주’ 보이콧, 타당할까...여론 64% “개인의 자유”[민심레이더]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5. 3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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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22% “명백한 차별”
개봉 전부터 캐스팅 논란이 지속된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의 캐스팅 논란이 개봉 후에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원작과 다른 인종과 생김새의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가 주연을 맡으며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요. 개봉 후에도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죠.

지난 5월 25일 인어공주는 국내 개봉 첫날 4만7624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2위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주인공 에리얼 역할에 흑인 가수 할리 베일 리가 캐스팅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4년간 끊이지 않는 논쟁을 일으켰죠. 흰 피부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원작 속 인어공주와 달리, 레게 머리에 검은 피부를 가진 배우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 ‘내 에리얼이 아니야(#NotMyAriel)’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영화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PC주의(정치적 올바름)를 추구해온 디즈니의 흐름 속에서도 이번에는 선을 넘었다며 대중은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지만 디즈니는 방향성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일부 ‘인어공주’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내며 영화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보였죠.

논란이 식지 않는 가운데, 국내서 인어공주 개봉 첫날 관람객 평점은 1.96점에 그쳤는데요. 개봉 전부터 부정적인 평점이 줄지어 올라왔습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영화 사이트 ‘알로씨네’는 한국의 네이버 영화 평점 페이지에 올라온 부정적인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5월 30일 기준 영화 평점은 6점대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이 많습니다.

영화 개봉 후에도 논란이 식지 않는 가운데, 여론은 영화 보이콧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대부분은 보이콧이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인데요. 2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가 358명을 대상으로 ‘영화 인어공주 불매 움직임 확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64%가 ‘문제없다’고 답했습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2%에 그쳤죠.

정치 성향별로 응답이 갈렸는데요. 진보 성향일수록 보이콧에 부정적이라는 반응이 많았죠. 진보 성향의 49%, 중도진보의 37%가 보이콧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는데요. 영화를 안 볼 수는 있지만 낮은 평점을 주면서 남들에게 보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죠. 진보 성향의 한 30대 여성은 “마음에 안 들면 그만이지 불매 운동까지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배우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캐스팅만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인종 차별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보이콧이 문제없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요. 보수 성향의 89%, 중도보수의 83%가 보이콧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영화를 보든 안보든 개인의 자유라는 점에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인데요. 보수 성향의 한 30대 남성은 “선호하지 않는 상품을 불매하는 건 개인의 자유라서 문제될 게 없다”며 “불매운동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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