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도시에서 부유도시로…中 네이멍구 어얼둬쓰 가봤더니

베이징=김현정 2023. 5. 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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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가장 큰 도시는 어디일까.

대부분 경제수도 상하이나 국가수도 베이징 등을 떠올리겠지만, 답은 우리에게 '초원'과 '빠오(게르)'로 익숙한 네이멍구자치구, 그중에서도 인구 220만의 소도시 어얼둬쓰다.

어얼둬쓰의 지난해 1인당 GDP는 25만6908위안(약 4788만원)으로, 중국 전역 평균(8만5698위안)의 3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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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인당 GDP 韓·日 추월한 소도시
지하자원 개발로 상하이도 앞질러
태양광 발전 급성장하며 생태복원 나서

중국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가장 큰 도시는 어디일까. 대부분 경제수도 상하이나 국가수도 베이징 등을 떠올리겠지만, 답은 우리에게 '초원'과 '빠오(게르)'로 익숙한 네이멍구자치구, 그중에서도 인구 220만의 소도시 어얼둬쓰다. 네이멍구는 중국 내에서도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손꼽힌다. 캐시미어 생산과 같은 기존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석탄 채굴 등에 더해 최근 태양광·풍력 발전 등 신에너지로 주력 사업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어얼둬쓰를 지난 30일 찾았다.

지난 30일 찾은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 중남부의 기(旗)급 단위 이진훠러 지역. 한눈에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태양광 패널이 초원을 뒤덮고 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지난 30일 찾은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 중남부의 기(旗)급 단위 이진훠러 지역. 태양광 패널 인근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경제수도' 상하이 1인당 GDP 앞지른 소도시

네이멍구 성도인 후허하오터시에서도 버스로 3시간 이상 더 이동해야 어얼둬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차가 달리는 내내 창밖의 풍경은 8할이 황량한 초원이다. 도시 개발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쏟아져 한때 '유령도시'로 악명이 높았던 때도 있다. 하지만 현재 이곳의 경제 내공은 만만찮다. 어얼둬쓰의 지난해 1인당 GDP는 25만6908위안(약 4788만원)으로, 중국 전역 평균(8만5698위안)의 3배에 달한다. 중국 대표 도시인 베이징(19만위안)·상하이(18만400위안)보다도 많다.

지난해 어얼둬쓰의 GDP 총액은 5613억4000만위안으로 후허하오터(3329억1000만위안)를 앞섰다. 중국 전체 매장량의 33%를 차지하는 천연가스와 17% 수준인 석탄 등 풍부한 자원의 영향이 컸다.

최근에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에너지 사업이 주목을 받으며 성장동력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날 방문한 어얼둬쓰 중남부의 기(旗)급 단위 이진훠러 지역은 한눈에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태양광 패널이 초원을 뒤덮고 있었다. 사업지에 도착하자 함께 취재를 간 외신 특파원은 "검은 금(Black gold)"이라는 감탄사를 내뱉었을 정도다. 현재 시범사업 단계인 이 태양광 사업지는 전체 계획 부지만 총 28㎢ 규모로, 축구장 면적의 1354배에 달한다. 설치용량은 50만kW 수준이다. 시범사업이 마무리되면, 이곳에서의 연간 평균 발전량은 약 9억kWh로 연간 2억5500만위안 규모로 환산된다.

중국 네이멍구 어얼둬쓰 도심의 모습.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도로와 조경이 깔끔하고 환경이 양호하다. 다만 중국의 일반적인 대도시와 비교해 인도와 차도 모두 매우 한산하다. (사진 출처= 김현정)
중국 네이멍구 어얼둬쓰 도심의 모습.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도로와 조경이 깔끔하고 환경이 양호하다. 다만 중국의 일반적인 대도시와 비교해 인도와 차도 모두 매우 한산하다. (사진 출처= 김현정)

석탄 자원에서 태양광으로 눈 돌리다

당초 이진훠러 태양광 사업지는 면적 4850㎢의 대규모 석탄 광구가 위치했던 곳이다. 매장량은 약 560억톤에 달했다. 그러나 지속된 석탄 채굴로 지반이 침하하면서 환경문제 논란이 일자, 현재는 생태 환경 복원의 일환으로 현재 목초 재배를 함께하는 종합발전 계획을 함께 구축했다.

이곳에서 만난 쉐펑 성원에너지그룹 네이멍구신에너지과학기술 부사장은 "이 프로젝트는 중국 북부의 주요 생태 안전 장벽 건설과 질적 경제발전 촉진을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면서 "석탄 채굴 침하 지역의 생태를 복원하고, 태양광 모델을 통해 신에너지 통합발전을 촉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관계자는 "종합발전계획을 통해 연간 468만위안 규모의 과실수, 274만위안 규모 경제 관목, 197만위안 규모 사교관목을 재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업지 한 쪽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네이멍구 신에너지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글귀가 대형 알림판에 걸려있다. 중국 내 주요 프로젝트 사업지에는 통상 시 주석이 관련해 언급한 내용과 그의 사진이 걸린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발전소 한쪽에는 커다란 현판에 신에너지 발전의 중요성과 네이멍구의 역할을 강조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설명도 적혀있었다. 실제 시 주석은 2021년 3월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네이멍구 대표단 심의 연설에서 "네이멍구의 생태환경을 잘 보호하고, 생태 안전 장벽을 견고히 쌓아야 한다"면서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촉진해 핵심산업과 녹색 변혁을 강화하고, 저탄소 발전을 가속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생태환경 복원을 위한 대규모 태양광 단지 조성이 중장기적으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사전에 이뤄졌는지는 미지수다. 이 지역은 2010년대 초반 대대적 광산 개발 이후 한족의 집단 이주가 이뤄지면서, 유목 몽골족 등 소수민족과의 갈등을 겪기도 했다.

어얼둬쓰=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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