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슈거플레이션 틈탄 물가 인상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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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사탕, 제과, 제빵 등 소비재 전반에 걸쳐 중요한 재료인 '설탕' 가격 상승세가 무섭다.
세계 설탕 생산의 80%가 사탕수수에서 만들어진다면 나머지 20%는 '비트'에서 추출한 원당으로 생산되는데, 이 역시 지난해와 올해 유럽을 덮친 폭염과 가뭄으로 비트 농지가 크게 줄었다.
정부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설탕 수급 및 가격 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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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세심한 물가 대응 필요
음료, 사탕, 제과, 제빵 등 소비재 전반에 걸쳐 중요한 재료인 ‘설탕’ 가격 상승세가 무섭다.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뛰면서 1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t당 549달러로 지난 2011년 가격의 77.6% 수준이고, 설탕 가격은 699달러로 2011년 가격의 87.4% 정도다.
설탕 가격이 치솟은 데는 올해 기후 여건 악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 영향이 크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 중 하나인 인도는 비계절적 우기가 찾아와 사탕수수 작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인도 설탕무역협회는 올해 설탕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3450만t에서 3350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도 인도의 설탕 수출량이 올해 9월 말까지 약 600만t으로 예상되며 1년 전 1100만t의 절반 수준인데, 내년에는 400만t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세계 설탕 생산의 80%가 사탕수수에서 만들어진다면 나머지 20%는 ‘비트’에서 추출한 원당으로 생산되는데, 이 역시 지난해와 올해 유럽을 덮친 폭염과 가뭄으로 비트 농지가 크게 줄었다. 여기에 올해는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가 아시아 대륙을 덮칠 것으로 예상돼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설탕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설탕 수급 및 가격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업계는 관세 인하를 요청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해 설탕 할당관세 잔여 물량에 대한 적용세율을 현재 5%에서 0%로, 원당 기본세율(현재 3%)도 0%로 낮추기로 했다. 할당관세는 물가 안정, 산업경쟁력 제고, 수급 안정, 산업 보호 등의 목적으로 특정 품목에 대해 기본세율보다 낮은 수입 관세율을 적용하는 탄력관세 제도 중 하나다.
국내 설탕 산업은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가 연간 184만t의 원당을 수입해 설탕 143만t을 생산한다. 이 중 92%인 119만t이 음료, 사탕, 제과, 제빵 등 식품업체에서 소비된다. 설탕 가격이 치솟으면 식품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설탕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1년간 하락세를 보였던 세계 식량 가격은 지난달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2로 전월(126.5)보다 0.6% 올랐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제당 3사가 하반기 작황 호조가 예상되는 브라질 등으로 원당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설탕은 무관세가 적용됐던 호주·태국 등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수입해 왔다.
그러나 정부의 의도대로 가격 안정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대형 제조사들은 미리 제당 3사와 가격 협상을 조정,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지만 일부 가공식품 업체들이 분위기에 편승해 소매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에 대해보다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 더 이상 서민 가계에 부담을 주어선 안 된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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