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외국인·반도체·약달러’…하반기 증시 ‘3000피’ 키워드

권재희 입력 2023. 5. 3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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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비관론 엇갈려…코스피 대형주 종목장세 전망
박스권 장세 속 무난한 상승 전망
반도체·이차전지·엔터테인먼트주 유망

“코스피 최고 3000선까지 갈 것” vs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 하반기 증시를 두고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우리 증시의 상승 조건으로 외국인 수급과 약달러, 반도체 업황 개선이 꼽혔다. 상반기 이차전지가 주도하는 코스닥 강세장에서 하반기에는 반도체로 주도주가 옮겨가며 코스피 대형주 위주의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각 증권사가 내놓은 하반기 코스피 전망 중 가장 낙관적인 곳은 DB금융투자다. DB금융투자는 코스피 상단을 최고 3000선으로 전망했다. 단, 이 같은 전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됐을 경우에 한정해서다. 강현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경기를 상승으로 이끌 것”이라며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며 금융장세가 나타날 수 있고, 구매력 제고로 실적장세가 진행될 여지가 있어 올해 하반기 주식시장이 의외의 강세장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2200~2600선으로 제시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2550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상승 여력이 1~2% 내외에 불과하단 얘기다. 삼성증권 역시 DB금융투자와 마찬가지로 우리 증시 상승의 조건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들었는데, DB금융투자와는 달리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우리 증시가 크게 상승했던 건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이런 기대가 사그라들며 상승폭을 반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상승 기대감도 크지 않지만, 하락폭도 10% 내외로 제한될 가능성이 커서 코스피 2200선을 국내외 불확실성을 상정한 중장기 진바닥으로 봤다.

이 밖에 대다수 증권사에서는 박스권 장세 속 무난한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하반기 코스피 밴드로 대신증권 2380~2780선, 한국투자증권 2400~2800선, 하나증권 2300~2700선, IBK투자증권 2350~2800선, 메리츠증권 2500~2900선 등으로 내다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980년부터 분석한 결과 하반기 코스피 등락률은 올해 대비 내년 경제성장률의 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반도체 불황 여파로 전년 대비 -20%의 극심한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크고, 내년에는 기저효과에 따른 개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컨세서스 추정치를 고려할 경우 하반기 코스피 추정 상승률은 약 20%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ed의 금리 인상이 멈추더라도 경기 침체 진입 시점에 따라 주식투자의 성패가 갈린다”며 “현재 미국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 상황을 보면 경기 침체까지는 반년 이상 남은 것으로 보이기에 당장 하반기에 경기 침체가 아니라면 주식시장에 좀 더 투자 기회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약달러 전망…外人 수급 우호적

대다수의 증권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글로벌 긴축이 종료되면서 강달러 기조에서 약달러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달러 약세, 원화 강세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우리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을 기점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고 이는 달러 강세 압력을 누그러뜨릴 것”이라며 “이는 국내 수출경기 진작,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 성장주의 투자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의 경기회복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 교역조건 개선으로 원달러환율이 1200원 중반까지 되돌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과거 우리 증시가 역사적 강세장을 띄었을 때는 항상 약달러 환경이라는 조건이 있었다”라며 “서비스 중심 경기 하강세는 하반기 달러 약세 환경을 이어가게 만드는 조건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환경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연구원은 “외국인은 연초 이후 3~4월부터 코스피에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는데, 지난해 7월 이후 누적 순매수 규모는 19조원 내외로 이는 2003년 카드채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라며 “외국인 누적 순매수 추세를 고려했을 때 연말까지 최대 10조원 가량의 추가 매수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3분기 중 나타날 미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단기 흔들림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연말 중국향 민감주 및 IT 회복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 때를 비중 확대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가 주도주…코스피 대형주가 이끄는 종목장세

올 상반기가 이차전지가 이끄는 코스닥 강세장이었다면, 하반기는 반도체 등 대형주가 이끄는 코스피 종목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지난해 11월부터 수출 상위 6개 품목 중 최하위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이는 반도체 수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단가 하락 때문”이라며 “하지만 주요 반도체 기업의 평균 판매단가(ASP)는 하반기에 상승 전환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디램(DRAM) ASP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의 동행성을 고려할 때 2분기 반도체 수출 저점 역시 큰 이변 없이 확인되며 국내 반도체 재고는 이미 정점을 기록한 만큼 2분기 이후 재고 감소 추세가 확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 재고는 이미 정점을 기록했다. 3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ICT산업의 재고-출하비율이 2월 2.2배에서 1.7배로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 비율은 2월 2.5배에서 1.6배로 급감했다. 글로벌 제조사와 고객사의 반도체 재고 역시 2분기 이후 감소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행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1월2일~5월26일) 코스피에서만 총 12조4986억원치 주식을 사들였는데, 이 중 약 75%에 달하는 9조2754억원을 삼성전자에 쏟아부었다. 2020년~2022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3년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이차전지와 엔터테인먼트주도 하반기 증시를 이끌 종목으로 꼽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증시를 이끈 이차전지의 상승동력이 다했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이는 에코프로 등 코스닥 종목에 한정됐으며, 대형 3사(LG에너지솔루션·LG화학·삼성SDI)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가을 이후 크게 오르지 않은 점이 기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엔터주 역시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증권가에서는 우리 증시를 이끌 하나의 산업군으로 보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K-엔터주는 더 이상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가 아닌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한 사업군”으로 “K-엔터만이 가진 유일무이한 아티스트 육성 시스템, 체계적 팬덤 관리, 굿즈와 플랫폼을 활용한 2차 수익 등은 무궁무진한 기회”라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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