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반격” 다음날 모스크바에 드론 공격

김지애 2023. 5. 3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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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2채 파손… 주민 2명 부상도
러 “드론 5대 격추… 우크라 테러”
우크라이나 방공대가 30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영공에서 러시아군의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요격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8일부터 건립기념일을 맞은 키이우에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드론 공격이 가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반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해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30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위치한 주거 건물 2채가 드론 공격을 받아 파손됐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드론 공격으로 일부 건물이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소뱌닌 시장은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며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본 건물 두 곳의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덧붙였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여러 대의 드론이 모스크바에 접근하던 중 격추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모스크바 곳곳에서 드론을 향해 방공 무기가 사격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를 향해 8대의 드론을 발사했으며 이 중 5대의 드론이 격추됐고 나머지 3대는 전파 교란으로 항로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습을 “우크라이나 정부의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유튜브 영상에서 “우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공격의 증가를 지켜보고, 예상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공습은 지난 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대한 2대의 드론 공격 시도 이후 두 번째로 보고된 모스크바 공격이다. 러시아는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목숨을 노리고 크렘린궁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시도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는 사라토프와 랴잔 지역의 비행장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해 우크라이나 드론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러시아 깊숙이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스크바 공습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군에 대한 대반격 개시가 임박했다고 시사한 가운데 이뤄졌다.

드론 공격을 받아 파손된 러시아 모스크바의 주거 건물을 한 전문가가 살펴보는 모습. 러시아는 드론 공격을 “우크라이나 정부의 테러”라고 규정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우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정례 연설에서 “탄약 보급, 새로운 여단 훈련, 우크라이나 전술 등에 대해서뿐 아니라 (대반격) 시기에 대해서도 보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도 이날 텔레그램에 “공격 행동에 나설 때가 곧 다가온다”고 썼다.

한편 러시아는 건립 기념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지난 28일부터 사흘째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하고 있다. 키이우 군 당국은 30일 키이우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키이우 영공에서 최소 20대의 이란산 드론이 방공군에 의해 파괴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된 드론 31대 중 29대를 대부분 키이우 지역에서 격추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그간 주로 야간에 공습을 펼쳤지만 이번 공습은 대낮에도 이뤄졌다.

러시아의 공습은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 시설 공습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29일 정밀 장거리 공중발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공군기지를 겨냥한 일련의 공격을 시작했으며, 이번 공습으로 지휘소, 레이더, 항공기, 탄약고 등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새로운 종전 조건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접경 지대에 비무장지대(DMZ)를 설정할 것을 주장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29일 트위터에 “전후 해결의 핵심 과제는 미래에 침공이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벨고로드, 브랸스크, 쿠르스크, 로스토프 공화국 영토에 100~120㎞의 DMZ를 도입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그들(우크라이나 지도부)이 현실에서 괴리돼 있고, 공격적 야망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러시아 국영 RIA통신은 전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러시아는 전쟁에서 이길 때까지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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