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가전 대전’ 재발…서로 1위 ‘으르렁~’ [재계 TALK TALK]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3. 5. 3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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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가전제품 전쟁이 다시 발발할 조짐이다. 2014년 이른바 ‘세탁기 전쟁’으로 촉발된 삼성과 LG의 ‘가전 대전’은 최근 에어컨과 TV로 확산 중이다. 이들 기업은 각자에게 유리한 기준을 적용하며 ‘1위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 세계 1위’라는 정체성이 강했는데, 최근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치자 ‘가전 1위’라는 대목을 강조하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자료를 통해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2.1% 점유율로 1위를 수성했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옴디아 수치를 근거로 1분기 올레드(OLED) TV 시장점유율이 출하량 기준 60%에 육박한다며 세계 올레드 TV 시장 1위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기준을 근거로 ‘글로벌 1위 TV 사업자’라는 대목을 강조한 것.

삼성과 LG는 앞서 국내 에어컨 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도 볼썽사나운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를 했다고 발표하자 LG는 즉각 “신뢰할 만한 수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삼성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지에프케이(GFK)’의 비공개 조사 자료를 근거로 “삼성 에어컨이 2013년부터 10여년간 40% 이상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LG는 이 자료의 공신력을 문제 삼았다. “지에프케이 데이터에는 LG 베스트샵 판매량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점유율과 차이가 난다”는 게 LG 측 주장이다.

삼성의 이번 에어컨 시장점유율 공개는 소방청의 ‘회사별 에어컨 화재 발생 건수’ 통계가 발단이 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LG전자 에어컨 화재 건수가 삼성전자보다 많았다. 다만, 제조사별 화재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두 회사 간 ‘가전 대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조성진 당시 LG전자 사장이 독일 베를린 대형 가전 매장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로 부쉈다며 삼성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LG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하며 소송전을 벌였으나 2015년 관련 법적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2019년 9월에는 LG가 독일 베를린 IFA(유럽가전전시회) 현장에서 “삼성전자의 8K는 가짜”라고 공격해 갈등이 격화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힘든 시기에 기술 경쟁보다 상호 비방에 가까운 1위 언쟁을 벌이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1호 (2023.05.31~2023.06.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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