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기준 없다" 불만 터진 민주…野 상임위원장 선출 '올스톱'

위문희 2023. 5. 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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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21대 국회 임기를 1년여 남긴 3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7개 상임위원장을 새로 인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 반발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으로 현 행정안전위원장인 장제원 의원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데 그쳤다. 장 의원이 신임 과방위원장이 된 건 여야가 지난해 7월 쟁점 상임위인 과방위원장과 행안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이날 재석 의원 282명 중 찬성 173표(득표율 61.3%)를 받았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당선 후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7개 상임위원장 중 과방위원장을 뺀 나머지 6개(환경노동위원회ㆍ행정안전위원회ㆍ보건복지위원회ㆍ교육위원회ㆍ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ㆍ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민주당 몫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만 해도 ‘돈 봉투’ 의혹으로 탈당했음에도 윤관석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산자위와 국민의힘 위원이 구성 안 된 예결위를 제외한 네 곳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오 무렵, 환노위원장으로 내정된 김경협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불법 토지 거래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의원은 지난 19일 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행안위원장 등 세 곳만 교체할 계획이었지만, 본회의 직전 당 의원총회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에 원칙과 기준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며 이조차도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에는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때 특유의 서열 문화가 관례처럼 작동해왔다. 원내대표나 장관 출신을 제외한 3선 이상 의원들 가운데 나이순에 따라 위원장을 맡는 식인데, 21대 국회에선 이 관행을 벗어난 경우도 왕왕 있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6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의원총회에선 재선의 기동민 의원이 “‘혁신’‘쇄신’하는데 이런 모습이 혁신하는 모습으로 보이겠냐. 기득권 나눠 먹기의 전형이다. 더 토론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그러자 교육위원장에 내정된 박홍근 의원과 보건복지위원장에 내정된 한정애 의원이 “뜻을 모아주면 따르겠다”고 받아들였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를 지냈고,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장관이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특정 개개인에 대한 적절성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혁신과 쇄신의 눈높이에 맞는 원칙과 기준을 새롭게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행안위원장에 내정됐지만, 최고위원과 ‘겸직’ 논란이 제기된 정청래 의원은 의총에서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본회의 개의 직후 본인의 과방위원장 사임의 건을 처리하는 순서에서 손을 들고 “사임 철회의 건을 다시 접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극회의장이 국회법을 어겼다”고 적었고,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 내부 의견이 분분해 이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3선ㆍ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상임위원장 적임자를 다시 물색할 예정이다. 다만 원내대표ㆍ최고위원ㆍ장관 출신은 상임위원장 선출에서 배제하기로 원칙을 세울 경우 원점에서 재검토가 불가피해 보인다. 산자위원장으로 내정된 박범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예결위원장에 내정된 우상호 의원은 19대 국회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한편, 그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윤관석 위원장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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