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고려대에 84억 쾌척한 85세 ‘기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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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는 모든 것 모교에 드리고 싶은 소망 전해
모교인 고려대에 2011년 홀연히 방문해 신경영관 건립기금 10억 원을 기부한 유휘성 대표는 몇 년이 지나 2015년에도 운동화 차림으로 고려대를 찾아 10억 원 수표를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2017년에는 자녀들을 키운 추억이 어린 서초구의 155m²(약 50평, 당시 매매가 24억) 아파트를 고려대에 기증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약 40분 거리를 직접 걸어와서 각각 10억 원씩 기부했고 2022년 새해에는 10억을 추가 기부했다.
평소에 “생애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고려대에 주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던 유휘성 대표는 2023년 5월, 또 다시 10억 원을 추가 기부를 위해 모교를 찾았다. 조흥건설 대표를 역임한 유휘성 기부자가 지난 12년간 고려대에 전달한 기부금은 총 84억 원에 달한다. 이번에 기부한 10억 중 5억은 경영대학에 전달되며 5억은 기존의 인성기금에 추가될 예정이다.
그의 기부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거액이라는 금액 때문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생활비 장학금,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염원하는 교원 연구 지원기금, 코로나팬데믹 위기 극복과 심혈관 질환 연구 발전을 이끌 의학발전기금, 학교 발전에 기여한 직원을 격려하는 직원 공로상 기금까지 다방면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를 후원하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는 25일 고려대 본관에서 ‘인성기금 기부식’을 가졌다.
기부식에서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지난 12년 간 모교에 끝없는 사랑을 보내 주신 유휘성 선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 커다란 내리사랑은 후배들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아낌없이 성원해주시는 그 격려를 바탕으로 최고의 대학으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유휘성 대표는 1938년 서울 영등포구에서 태어나 7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1950년 13살이 되던 해 한국 전쟁이 일어나자 충북 진천으로 피난을 떠났다. 장날마다 좌판에 나가는 등 생계가 어려운 와중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는 1958년 고려대 상과대학 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친구 집 등을 전전하며 과외와 번역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했다. 그는 이 당시를 회상하며 “돈 벌며 공부하는 일에 시달려 봐서 어렵게 공부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마음이 쓰인다. 그 친구들은 나처럼 살지 않고 경제적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64년 대학 졸업 후 고려수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1970년 조흥건설을 창립했다. 건축업, 토목·자재 생산업, 부동산 임대업 등을 하며 수차례 난관을 겪었지만 그의 끈기와 열정으로 고비를 넘겼고 자수성가 사업가로 자리매김했다. 한평생 실천해온 검소한 생활 습관으로 모은 재산을 2010년부터 정리하면서 모교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던 오랜 결심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한편, 유휘성 기부자는 2021년 12월 대한민국 고등 교육 발전 및 미래 인재 육성에 이바지한 공적을 인정받아 국민포장을 수여 받았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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