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동기 미스터리…또래 살해한 부산 20대女, 신상 공개되나 [이슈추적]
부산에서 일어난 20대 여성 살인 사건 피의자 신상이 공개될지 관심을 끈다. 20대 여성 A씨가 일면식이 없던 또 다른 20대 여성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ㆍ유기해 구속된 사건이다. 부산경찰청은 A씨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휴대전화 분석(포렌식)을 통해 두 사람이 정말 모르는 사이였는지, A씨가 범행을 계획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부산경찰 신상공개 검토, 공개하면 8년만
부산경찰청은 A씨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범행이 잔인하고, 피의자가 해당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증거가 충분할 경우 피의자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부산경찰청은 조만간 경찰청과 논의를 거쳐 내ㆍ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 방침이다.
경찰은 A씨 나이가 20대로 비교적 젊고, 범행 과정이 잔인한 점 등을 고려해 신상공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가 공개를 결정하면 A씨 실명과 얼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부산경찰청이 피의자 신상을 공개했던 마지막 사건은 2015년 10월 ‘부산 서면 총기 탈취범’ 사건 때였다.
치밀한 듯 허술했던 범행, ‘계획 살인’ 무게
A씨 사건은 지난 26일 저녁 무렵 발생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쯤 A씨가 B씨의 집을 찾았다. 앞서 A씨가 온라인을 통해 “과외선생님을 구한다”며 B씨와 연락을 주고받게 된 지 3일 만이다. 경찰은 A씨 진술 등을 토대로 두 사람이 이전까지는 모르는 사이였으며 실제 만남은 이날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며 B씨에게 접근했고, 거리가 멀다며 B씨가 거절하는데도 계속해서 과외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말다툼이 일어 살인사건으로 번졌다. A씨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한다. 그런데 A씨는 범행 후 자신의 집에서 커다란 여행용 캐리어를 들고 현장에 돌아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후 마트에 들러 칼과 락스·비닐봉투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훼손한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담은 A씨는 B씨 집을 나섰다. 침착하게 증거를 지우려고 시도해 계획범행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런데 A씨가 새벽 시간 캐리어를 들고 인적이 드문 경남 양산 낙동강 변으로 가기 위해 이용한 수단은 택시였다. A씨 행색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기사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과 맞닥뜨렸을 때 A씨는 이미 시신을 유기한 뒤였다. 경찰은 A씨를 구속했다. 캐리어 안에 피가 묻어있고 B씨 신분증 등이 있었다.
경찰은 A씨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시신을 마저 유기할 목적으로 캐리어를 들고 다녔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캐리어를 시신과 함께 버리지 않은 점은 의문으로 남아있다.
이번 주중 포렌식 결과, ‘범행 이유’ 윤곽 나올까
경찰은 A·B씨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있다. 휴대전화 감정 결과는 이번 주중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통화와 메시지 기록을 통해 실제로 두 사람이 이전까지 서로 모르는 사이였는지, 사건 당일 A씨가 왜 B씨 집을 방문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범행 동기를 포함해 계획 범행이나 공범 여부 등도 포렌식 결과를 통해 일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 주변인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 등을 통해 A씨 교우관계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정신병력 등을 포함해 A씨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자 유족 측에 대한 심리·경제적 보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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