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로그인] 해상왕 장보고의 못다 한 꿈 이어가는 ‘한국해양재단’

장정욱 2023. 5. 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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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화재단·장보고기념사업회 통합
해양 관련 문화·예술·기술·산업·교류
10년 성장기 지나 새로운 도약 시작
역할 강화로 해양 인재 육성 이끌어
한국해양재단이 지난해 진행한 해양문화대장정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해양재단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고대 로마부터 바이킹 시대를 거쳐 근현대 영·미국에 이르기까지 해양 강국들은 모두 세계를 호령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도 영광의 역사는 있다. 신라 말기 근해 해적을 소탕하고 동북아시아 무역을 관장하던 ‘해상왕’ 장보고 시대다. 출신조차 알려지지 않은 장보고는 중국과 일본, 통일신라까지 영향력을 미치며 동북아 해상 패권을 장악했다.


‘장보고’는 한국해양재단(이하 해양재단)의 양대 뿌리 가운데 하나다. 해양재단은 1997년 설립한 (재)해양문화재단과 1999년 설립한 (재)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를 통합해 만들었다. 해양사상을 국민문화로 정착하고, 해양 잠재력을 일깨워 해양수산 발전 정신적 기반을 조성, 일류 해양 국가 건설에 이바지하는 게 설립 목적이다.


해양재단은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이자, 해양 분야를 대표하는 공익법인으로 2012년 1월 문을 열었다. 김문경 초대 이사장을 시작으로 이부식, 이재완, 강무현을 거쳐 현재 제6대 문해남 이사장이 재단을 이끌고 있다.


주요 업무는 ▲국민 해양사상 고취를 위한 문화·예술 진흥사업 ▲해양 관련 과학기술 진흥 및 학술연구사업 ▲해양스포츠 레저·관광·마리나 산업 육성 ▲해상왕 장보고 재조명·평가 ▲해양 관련 국제교류와 협력사업 등이다.


바다동요대회 모습. ⓒ한국해양재단

업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역사·문화, 과학·산업, 환경·안전, 해양영토, 교육·홍보로 나눌 수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해양 문화 체험과 탐방, 현장 해양 교육 등을 하는 ‘해양 문화 대장정’이 대표적이다. 국민을 대상으로는 해양사진대전, 어린이 대상 창작 바다동요대회, 사회적 배려 층 대상 해양문화나눔이 있다. 일반인과 학생을 상대로 하는 해양문학상, 해양활동단체에 대한 지원으로 ‘풀뿌리 바다두레사업’ 등도 해양재단 주요 사업이다.


해양교육과 청소년 장학사업으로는 전국 5개 지역(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에서 해양 관련 공개강좌를 진행하는 ‘수요일엔 바다톡톡’이 인기다.


만화로 배우는 바다 교과서 시리즈를 14권 발간하기도 했다. 해양 관련 전문가 육성을 위해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차세대 해양정책리더양성 아카데미도 4개 대학(연세대, 해양대, 목포대, 군산대)에서 운영 중이다.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하는 해양인재학교나, 국민 누구나 쉽게 해양 관련 정보와 자료 취득을 위한 해양교육포털 운영도 해양재단이 맡고 있다.


전국 7개(인천해사고, 부산해사고, 인천해양과학고, 경남해양과학고, 완도수산고, 충남해양과학고, 포항해양과학고) 해양 관련 특성화고교 취약계층과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장학금도 지급한다.


학술연구 사업으로는 ▲조선 사료 속 대마도 연구(2013) ▲현행 교과서 해양 관련 서술에 대한 종합적 분석(2014년) ▲해양 교육·문화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에 다른 후속 조치 연구용역(2020) ▲제1차 해양 교육 및 해양 문화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연구(2021) ▲The Law of the Sea Lecture(바다의 법칙 강의, 2022) 등을 추진한 바 있다.


해양 레저·관광·마리나 사업에서는 국내 해양·레저(마리나 중심) 활성화 방안을 2012년 수립했다. 연안 지역 관광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해안누리길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양 관광 산업 육성을 위한 사업자 지원으로 해양관광 벤처 창업지원이나 해양자원을 활용한 우수 해양관광 상품 지원도 대표 사업이다.


서울 송파구에 2022년에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 어린이해양환경체험관(키즈마린파크) 모습. ⓒ한국해양재단

1만 해양수산과학기술 핵심 인재 양성 주도

해양재단은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인정받아 2015년 ‘서울학생배움터’로 지정됐다. 해양영토대장정 사업은 광복 70년 기념사업 단체 표창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2019년에는 교육 기부 대상 수상, 교육 기부 우수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 어린이해양환경체험관(키즈마린파크)을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재단 조직은 비상임 이사장 외 이사 17명과 감사 2명으로 꾸려진다. 사무처는 사무총장 외 해양교육센터, 교육사업팀, 문화사업팀, 협력사업팀, 운영팀 등 1센터 4개 팀으로 운영한다.


올해부터 해양재단은 해수부 해양수산과학기술 핵심 인재 1만 명 양성 계획에 따라 교육 사업 폭을 확대한다. 관련법에 따라 설립하는 ‘해양교육센터’ 운용 기관으로 지정된 해양재단은 ‘신(新)해양강국 도약을 위한 해양수산 과학기술 핵심 인재 확보’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


해양교육센터는 ▲해양교육프로그램 개발 ▲전문인력 양성 ▲해양교육 기관에 대한 지원 등 해양교육 활성화를 위한 중추적 기능을 한다.


앞으로 해양재단 해양교육센터는 ▲청소년·소외계층 등 일반인 해양교육 ▲학교 내 해양교육 교재 개발과 프로그램 지원 ▲교원에 대한 해양분야 연수 ▲사회해양교육 교재와 프로그램 개발·보급 ▲해양교육전문기관 지정기준 적합 여부 검토 ▲해양교육프로그램 인증기준 적합 여부 검토 등도 맡을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전문연수를 하고 교육 활동을 상시 지원하는 ‘해양수산 과학기술 TFT(Training For Teacher) 프로그램’ 신설할 예정인데 해양재단의 교원연수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해양정첵리더양성 아카데미 모습. ⓒ한국해양재단

“성장기 끝낸 재단, 해양 관련 부정적 인식 씻어내야”

[인터뷰] 김성호 한국해양재단 전략기획실장

“재단 통합 설립 이후 지난 10년간은 성장기 과정을 거쳤다. 앞으로는 도약기를 통해 국민 해양사상 고취에 앞장서는 재단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성호 한국해양재단 전략기획실장은 해양재단의 지난 10년을 ‘성장기’라고 표현했다. 다양한 진흥사업과 학술연구, 산업 육성, 국제교류, 인재 육성 등 직접 사업만 하더라도 20여 가지가 넘기 때문이다.


사업이 늘어나면서 연간 30억원 남짓이던 예산도 10년 사이 62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김 실장은 “늘어난 예산과 다양해진 사업을 통해 국민 해양사상을 키우는 성과를 이뤘다고 감히 자부할 수 있다”고 했다.


재단 예산과 사업 분야 확대는 기존 국고 보조 이외 민간기업이나 관계 기관과 협력도 큰 도움이 됐다. 대표 사례가 바로 국내 최초 어린이 대상 해양환경 체험관인 ‘키즈마린파크’ 설립·운영이다.


키즈마린파크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해양환경공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해양재단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2021년부터 기본계획 수립, 시장조사, 기초설계용역, 예산확보 방안 등 4개 기관이 머리를 모았다. 지난해 6월 개관해 1년 동안 1만 3000여 명의 어린이들이 관람·체험 활동을 했다.


해양재단은 ‘바다’에 관한 인식 개선 노력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게 바로 바다를 통한 적극적인 교역 활동 때문이다. 그런데 여전히 해양에 관한 정서는 ‘힘들다, 어렵다’ 등 부정적인 단어들을 많이 연상한다는 게 김 실장 판단이다.


김 실장은 “대다수 국민은 해양에 대한 정서는 위험하다, 힘들다, 어렵다 등 부정적 이미지가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러한 영향이 지속하면서 해양 분야 인력 감소 추세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해양 인력 감소 상황은 해양재단의 역할 강화 필요성을 방증한다. 다양한 사업으로 해양 관련 오해를 불식하고 좋은 인재 양성을 위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김 실장은 “해양 강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해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를 통한 해양 분야 인재 육성과 국민 관심 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했다.


그는 “21세기는 모든 국가가 문을 열고 세계를 향해 뛰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라며 “우리 또한 (이런 변화에)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해양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와 배움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해양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 필요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해양재단은 국민에게 해양에 대한 이해와 관심, 나아가 해양을 통한 국가 부국을 이루기 위한 인재 육성 디딤돌 역할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해양재단이 사회적 배려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해양문화나눔 활동 모습. ⓒ한국해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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