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 끝 재선 성공한 에르도안… ‘분열된 여론’은 해결 과제

김지애 2023. 5. 30.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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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술탄'으로 불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치열한 접전 끝에 재선에 성공하며 최장 30년에 달하는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기반을 확보했다.

2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 결선 투표 결과 99.85% 개표 기준 정의개발당(AKP) 소속 에르도안 대통령이 52.16%, 6개 야당 단일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47.84%를 득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에 따라 2028년까지 집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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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강력한 리더십 힘입어
지역패권 외교 노선 더 강화할 듯
패배한 야당 후보엔 조롱 발언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뒤 29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치열한 접전 끝에 재선에 성공하며 최장 30년에 달하는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기반을 확보했다.

2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 결선 투표 결과 99.85% 개표 기준 정의개발당(AKP) 소속 에르도안 대통령이 52.16%, 6개 야당 단일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47.84%를 득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에 따라 2028년까지 집권하게 됐다. 개정 헌법에 따라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당선되면 추가 5년 재임이 가능하다. 결국 2003년 총리로 시작한 그의 집권 기간은 2033년까지 최장 30년으로 연장될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을 겪었다. 튀르키예는 최근 수년간 물가 상승과 리라화 가치 하락 등에 따른 경제 위기가 이어졌다. 5만여명이 사망한 지난 2월 대지진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악재였다. 이에 지난 14일 1차 투표를 앞두고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그런데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한 데는 민족주의와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민심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천연가스를 무료로 배포하는 등 포퓰리즘 정책을 발표했다. 국영 방송사가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선거 방송만 편파적으로 송출했다는 논란도 일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선거 환경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자들이 국기를 들고 승리에 환호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에르도안 대통령은 향후 ‘제왕적 대통령제’와 지역패권 추구 외교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투표를 거쳐 2017년 개정된 헌법은 대통령에게 부통령 및 법관 임명권, 의회해산권, 국가비상사태 선포권까지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는 집권 기간 시민사회와 언론에 대한 탄압으로 민주주의를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받는다.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튀르키예 여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는 28일 밤 당선 연설에서 “8500만 국민이 승리했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바이 바이 케말(Bye, bye, Kemal)”이라며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패배를 조롱하고 수감된 쿠르드족 지도자와 야당의 친LGBT(성소수자) 정책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

패배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최근 몇 년간 가장 불공정한 선거였지만 권위주의 정권을 바꾸려는 국민의 의지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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