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지방선거서 우파 야당 압승…7월 조기 총선 발표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중도 우파와 극우 정당이 연합한 야당이 중도좌파인 여당을 누르고 승리를 거둔 가운데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지방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오는 7월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집권 5년째인 산체스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7월 23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비록 지방선거였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국민의 뜻에 따라 민주적 사명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당초 올 연말로 예정돼 있던 총선이 약 5개월 빨리 실시하게 됐다.
앞서 전날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과 극우 야당 복스(Vox) 연합이 집권당인 사회노동당(PSOE·이하 사회당)을 꺾었다. 광역 자치단체 12곳 중 9개 지역에서 국민당과 복스 연합이 우위를 점했다.
반면 사회당은 3곳에서만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직전 지방선거에서 12개 광역 지방정부 가운데 10곳을 휩쓸었던 사회당은 대부분의 지역을 야당에 내주게 됐다. 이번 선거에선 전국 17개 자치주 중 12곳에서 8131개 시·군 단체장, 지방의원, 광역 단체장 등이 뽑혔다.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은 물가가 오르면서 생활비 문제가 심각해졌는데, 이상기후로 장기 가뭄까지 덮치면서 힘든 상황에 놓여있었다. 산체스 총리는 “우리가 경제를 훨씬 더 잘 관리한다”면서 “스페인은 사회민주주의 정책이 신자유주의 정책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린다”고 강조했지만 민심은 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회당의 연정 파트너인 극좌 정당 포데모스연합(UP)의 부진이 걸림돌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국민당이 총선에서 사회당이 이끄는 좌파 연정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국민당이 이끄는 우파는 마드리드 주지사 선거를 제외하면 뚜렷하게 과반을 차지한 지역이 거의 없었다. 총득표율에서는 국민당이 31.52%로 사회당(28.11%)을 소폭 앞섰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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