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넘어 글로벌 톱 연구·검사기관으로 도약”

민태원 2023. 5.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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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40돌 SCL서울의과학硏 이경률 SCL헬스케어 회장
“4000여 항목 검사 시스템 구축
국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해 와
새로운 100년 위한 원년 될 것”

이경률 SCL헬스케어 회장은 “지난 40년을 구심점 삼아 100년 기업을 목표로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SCL헬스케어 제공

“이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우리나라 진단검사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1983년 국내 최초 검사 전문기관으로 설립된 SCL서울의과학연구소가 다음 달 1일 40돌을 맞는다. 이경률 SCL헬스케어 회장(SCL서울의과학연구소 총괄의료원장 겸임)은 최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40년간 혁신적인 프로세스 도입과 체계적 분석 서비스를 통해 국내 진단검사 분야 발전과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해 왔다”며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를 ‘미래 100년 기업’을 향한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수준(Global Top-Tier)의 연구·검사기관 도약을 향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 일문일답.

-SCL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면.

“창립 이후 지금까지 인간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오롯이 한 길을 걸어왔다.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로서 ‘근거중심의학(EBM·Evidence Based Medicine)’의 전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모두가 거기에 동의하는 건 아니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길, 길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길을 가는 건 쉽지 않았다. 40년, 사람 인생으로 보면 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새로운 챕터(제2인생)를 설계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SCL 역시 지나온 40년을 넘어 앞으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때다.”

-당시 진단검사 분야 국내 토양은 척박했을텐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진단검사의학 분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나 이해도가 높아졌지만 1980년대에는 진단검사라는 단어조차 매우 낯설었다. 진단검사의학은 의사가 실수하지 않고 환자를 치료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돕는 학문이다. 의사들이 환자 진단과 치료에 집중하도록 정확한 검사를 해 주는 외주 기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됐다. 당시에도 검사 시스템을 갖춘 대학병원이 일부 있었지만 병·의원과 제약사로부터 검체 검사를 의뢰받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은 SCL이 최초였다. 이후 진단검사 분야의 가능성을 보고 전문 검사기관의 수나 규모가 점차 확대됐다.”

SCL서울의과학연구소 특수분석팀의 연구 장면. SCL헬스케어 제공


-SCL의 검사 역량은.

“자동화운영팀, 진단혈액팀, 분자진단팀, 특수분석팀 등 12개 검사 부서에서 400여종의 최신 장비를 활용해 4000여개 항목의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검사실자동화시스템(TLA)을 통해 특수 단백, 약물 중독, 호르몬, 간염바이러스, 종양 표지자, 산전 기형검사 등 300여종의 검사를 동시에 해내고 있다. 검사 장비와 인력이 계속 확충되면서 규모가 커졌고, 2015년 경기도 용인으로 본원을 이전한 뒤 검사 처리 능력은 하루 15만건에 이른다. 대구와 제주도에 의원급 검사센터를 설립, 지역내 검사 수요에도 신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진단검사의 새 이정표도 많이 세운 걸로 안다.

“SCL은 늘 한 발 앞선 서비스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업계 최초로 24시간 검사 시스템을 도입해 하루 걸렸던 검사 시간을 8시간으로 단축했다. 항상 환자에게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제공한다는 신념으로 과감하게 도전했고 업계 전체의 변화를 이끌었다.

1992년 국내 처음으로 유전자검사법인 PCR(중합효소연쇄반응)을 도입했다. 당시 대학병원들 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이후 메르스, 코로나19 유행 때 PCR검사로 감염자를 신속히 찾아낼 수 있었다. 1998년엔 국내 최초로 세계적 정도관리기관(CAP) 인증을 획득해 지금까지 검사 서비스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자동화검사시스템 전경. SCL헬스케어 제공


-코로나 유행 기간 큰 역할을 했는데.

“코로나로 진단검사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과거 메르스, 사스 등과 같은 감염병을 겪으면서 정부 부처, 검사기관을 비롯한 관련 업계와 유기적으로 대응 시스템을 갖춰 놓은 게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 크게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초기에는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빠른 진단을 통해 확진자를 격리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한국의 진단기술에 대한 신뢰도와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국가의 검체 의뢰, 공조 요청도 증가했다. 국내 최초로 핀란드 의료기관이 의뢰한 코로나 환자 검체 검사를 8개월간 수행한 바 있다.”

-향후 감염병 대응은.

“각국 보건 당국과 의료계가 신종 감염병 대응 논의를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감염병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SCL은 연구개발(R&D)체계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최근 제2의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감염질환연구센터를 별도로 신설했다. 감염성질환을 효과적으로 신속 진단할 방법 연구에 중점을 둘 것이다. 해외 연구기관, 국제 기구와의 지속적인 네트워크도 구축해 나가겠다.”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데.

“2003년 몽골 울란바토르에 전문 검사기관 ‘몽골모바이오’를 설립하고 최신 진단기법 등 선진 의료기술을 전파했다. 몽골은 유목민이 많은 나라여서 혈액을 통한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다. 최근엔 관계사인 SCL헬스케어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헬스케어 사업 진출도 본격화했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정부 공식 허가를 받아 올해 1월 ‘K-랩’을 정식 오픈했다. 국내 SCL 검사실 모델을 그대로 옮겼다.

앞으로 더 큰 꿈이 있다. 그룹의 각 계열사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나아가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 발을 내딛는 것이다. 향후 수년 안에 K-메디컬이 전 세계 의료계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 인도네시아에 랩을 만들면서 ‘K-랩’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도 이런 염원이 담겨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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