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 문양 자위함기 게양한 日함정 부산 기지 입항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29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들어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은 오는 31일 열리는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엔데버 23’에 참가하기 위해 이날 오전 부산 기지에 입항했다. 해당 함정은 일장기와 함께 ‘욱일’ 문양의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법 시행령을 통해 1954년 욱일 문양의 깃발을 자위함기로 채택하고, 해상자위대 함정에 이를 게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1월 자위함기를 내리고 제주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라고 일본 측에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일본 측은 이를 거부하고 불참했다.
정부는 국제관례상 자위함기 게양을 문제 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앞서 “통상적으로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밝혔다.
실제 문재인 정부 이전엔 자위함기를 게양한 일본 함정의 한국 입항이 이뤄져왔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과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일본 함정은 한국 해군이 주관한 국제관함식에 참가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엔 일본 함정이 친선행사를 위해 인천항에 입항했다. 2010년 PSI 훈련 때도 일본 함정은 부산항에 들어왔다. 이후 공개 입항은 없었지만 2017년 10월 교류 행사를 위해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달고 평택 해군기지에 들어온 사례가 있다고 한다.
이번 PSI 훈련에서 하마기리함을 포함한 각국 함정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탄 마라도함을 향해 경례하는 해상 사열을 실시한다. 한국 국방부 장관이 일본 함정을 사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주기의 고위급 회의와 함께 훈련도 진행되는 이번 PSI에선 한국이 주관국을 맡는다.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행보로 한·미·일과 호주 등이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훈련을 벌인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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