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PD들(55)] 김나현·정종찬 PD가 펼쳐내는 매력적인 ‘디저트’의 세계

장수정 2023. 5. 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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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센 서바이버 만들겠다는 생각도…진심과 열정 잘 담아내면 우리만의 색깔 되지 않을까 싶더라.”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출연자 분들이 정말 감사할 만큼 열심히들 해 주셨다.”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더 디저트’는 열 명의 디저트 셰프들이 9박 10일 동안 합숙을 하며 펼치는 국내 최초 디저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맛, 비주얼, 스토리를 충족시키는 다채로운 디저트 미션을 거쳐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우승자에게는 자신만의 꿈의 브랜드를 실현할 수 있는 디저트 브랜드 론칭 지원금이 주어진다. ‘솔로지옥’의 김나현 PD와 ‘청춘MT’의 정종찬 PD가 연출을 맡아 ‘디저트’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티빙

물론 ‘한식대첩’ 시리즈 비롯해 ‘마스터 셰프 코리아’ 등 음식을 두고 경쟁하는 음식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그간 여러 차례 시청자들을 만난 바 있다. 그러나 김 PD와 정 PD는 그간 아무도 다루지 않았던 ‘디저트’에 주목, 시청자들에게 미처 몰랐던 매력을 전달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음식을 장르라고 생각했을 때, 디저트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마이너한 소재라고 생각해 ‘대중이 관심을 안 가지면 어쩌지’ 좀 걱정하긴 했다. 그러나 그만큼 신선하고 새로운 부분이 확실히 있는 게 아닌가. 또 요리 경연이나 서바이벌 포맷은 국내 대중들이 너무 좋아해 주시는 것이니, 신선한 것과 익숙한 것을 잘 섞으면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차별점으로 생각해 주실 것이라고 여겼다.”(나현 PD)


시청자들은 물론, PD들에게도 ‘디저트’는 쉽지 않은 소재였다. 생각보다 무궁무진한 디저트의 세계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을 제공하겠다’라는 마음으로 공부를 해나갔다. 여전히 ‘제과’와 ‘제빵’의 차이는 어렵고, 각종 장비들은 낯설지만, ‘써 본 오븐 중 가장 좋았다’라는 출연자의 긍정적인 반응들을 들으며 안도했다.


“‘한 번 해보자’라고 용감하게 시작을 했는데, ‘너무 용감했나’ 싶더라. 생각보다 굉장히 섬세한 장르였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재료나 장비들도 많았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 준비 단계에서는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김나현 PD)


디저트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디저트 셰프들의 매력도 ‘더 디저트’의 장점이었다. 이는 PD들의 의도와도 무관하지 않았다. 소재의 진입장벽이 있었던 만큼, 출연자 캐스팅과 미션 내용 등을 세심하게 신경을 썼던 것. 디저트 셰프들을 향한 뜨거운 응원과 함께 ‘과몰입러’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PD들의 섬세한 접근이 있었던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기본 이상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 위주로만 찾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일반인 예능프로그램들과 비교했을 때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실력은 기본적으로 갖추되, 조금 뻔한 말이지만 정말 열정을 가지신 분들을 찾았다. 해당 분야에 진심이고, 또 나를 시험해보고 싶은 그런 열망들이 있는 분들을 찾고자 했다.”(김나현 PD)


ⓒ티빙

“디저트를 보시며 ‘맛있어 보인다’, ‘신기하다’ 이런 반응들을 보내 주셔서 ‘잘 담겼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또 디저트를 떠나, 사람이 임하는 서바이벌이기 때문에 인물들에 대한 반응도 열띠더라. 우리도 디저트가 어려운 분야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부분들을 통해 시청자들이 몰입해 주시는 것을 보며 다행히 우리의 의도가 통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여겼다.”(정종찬 PD)


이것이 곧 ‘더 디저트’만의 색깔이 되기도 했다. ‘더 디저트’가 독설이 오가고, 때로는 심각한 갈등이 유발되는 ‘센 서바이벌’은 아니었지만, 예민할 정도로 신경을 쏟아 완성하는 디저트와 그 디저트를 완성하는 출연자들의 진정성이 만들어내는 울림이 있었던 것.


“처음엔 세고 재밌는 서바이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친구들 만나면서 느낀 게 ‘우리는 밀가루 던지고 프라이팬 던지는 서바이벌을 못하겠구나’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 안에 정말 진심이고 되게 열정 있고 이런 부분들을 좀 잘 담아내면 되지 않을까, 출연자들을 만나자마자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됐다.”(정종찬 PD)


참가자들의 열정을 보며 PD들 또한 새롭게 배우는 것이 있었다. 9박 10일 동안 각종 미션들을 함께 수행하고, 또 경쟁하면서 출연자들도 물론 성장하며 배웠지만, 이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PD들 또한 느끼는 바가 있었던 것이다.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전작인 ‘솔로지옥’ 때도 출연자들이 정말 ‘진심’으로 오신다. 정말 이상형을 찾겠다는 마음으로. 이번에도 그랬다. 내 꿈을 위해 다른 스텝을 밟고 싶은 분들이 오셨는데, 그분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비록 우리가 만들어 세팅을 해 둔 세계관이지만, 그 안에서 정말 감사할 만큼 열심히들 해 주셨다. 잠을 안 자고 연습을 하기도 하셨다. ‘내가 저렇게까지 치열했던 적이 있나’ 이런 생각도 했다.”(김나현 PD)


“재미를 느낀 것이 큰 수확이다. 이전에 예능을 할 때는 ‘무사히 녹화가 잘 끝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었다. 그런데 이번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니 나도 어떻게 흘러가는지 예측하지 못 한 채 지켜보는 것이지 않나. 사실 전에는 답은 없지만, 기본적인 방향이 정해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너무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흘러갈 수 있었다. 그래서 준비 시간도 그렇고, 더 오래 걸리고 힘든 부분들이 있지만, 신나게 했다. 오랜만에 막내 때의 감정을 다시 느낀 것 같다. 출연자들도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나도 이번에 비슷하게 느낀 것 같아 신기하고 또 반가웠다.”(정종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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