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히든캐스트(132)] 서종원 “‘영웅’ 앙상블...다음은 안중근으로”

박정선 2023. 5. 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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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에이콤

‘꿈은 크게 가지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상 꿈은 그 크든 작든 그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 뮤지컬 배우 서종원은 2019년 뮤지컬 ‘벤허’ 앙상블로 데뷔해 지금까지 대극장 뮤지컬의 앙상블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주인공의 꿈을 꾸고 있다. 사실상 어느 순간부터 앙상블이 주연 배역을 맡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평가되지만, 그의 꿈은 충분히 존중받을만 하고, 심지어 실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간 앙상블로 무대에 서면서도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현재 뮤지컬 ‘영웅’의 서울 공연을 마쳤죠. 5개월에 걸친 서울 공연을 마무리한 소감은 어떤가요?


대한독립만세! 매번 공연할 때마다 겪는 일이지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들이 흘러간 것 같아요. 이런저런 일들 작은 순간들 그 모든 게 참 값지고 뜻깊은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뜻깊었던 건 어린 친구들이 정말 많이 보러왔다는 거예요. 시대는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해야 할 역사를 어린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는 점이 또 한편으로 감동이었어요.


-이제 투어 공연을 시작을 앞두고 있죠.


서울 공연 때와 같은 최상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매일 같이 운동 등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또 지방에 가기 전 평일을 일정한 루틴으로 지내려고 해요. 그래야 지방공연 때 좋은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매번 관객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좋은 컨디션으로 찾아뵐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웅’에는 이번이 첫 출연이신데요. 작품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요?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었어요.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에 미리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디션에 지원하는 일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를 얻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작품에 함께하며 저는 ‘영웅’을 더욱 사랑하게 됐고 제겐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되새김하게 된 것은 물론 마음 깊은 곳부터 끓어오르게 하는 이 작품의 힘을 절감하게 됐어요. 비록 극 중 악역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요. 하하.


-극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지 소개해주세요.


저는 일본군 경찰, 관료를 맡고 있습니다. 높은 고위직 관료, 독립군을 잡으러 다니는 일본 경찰입니다! 나쁜 사람들만 도맡아 하고 있는데 선이 더 선하게 보일 수 있도록 극대화하고자 더 악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하하


-캐릭터를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고, 또 어떤 준비들을 하셨는지도 궁금해요.


드라마 ‘미스터선샤인’을 보면서 연기 공부를 했어요. (일본군은)저런 캐릭터겠구나, 저렇게 악했구나. 보고 느끼면서 화도 나지만 제가 맡은 인물의 성격이 악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악해질 수 있을까 많이 공부하고 준비한 것 같아요. 어느 분께서 제 일본군 연기가 ‘꼴보기 싫다’는 DM을 보내주셨는데 배우로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분석한대로 전달이 돼서 목표하는 메시지를 전달했구나 싶었죠. 솔직히 짜릿하더라고요(웃음). 차곡차곡 준비한 것들이 쌓여 그것이 빛을 발했을 때 참 뿌듯한 것 같아요.


-평소 캐릭터를 만들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도 궁금해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을 쓰는 것 같습니다. 내가 경험했던 상황 중에 이 감정과 가장 유사한 감정이 뭔지부터 시작을 하는 것 같아요. 다음에 시대적 배경과 이 사람은 어떻게 살았을까, 왜 이렇게까지 했고 이 대사를 뱉을 수밖에 없었을까 물음표를 던지다 보면 어느 순간 느낌표가 뜰 때가 있는데 그걸 캐치하고 이해하려고 해요. 사소한 습관들도 만들어보고 이 캐릭터는 어떨지 생각해요. 다만 악함을 이해하고 싶지는 않아서 악한 것들을 연기할 때는 ‘그냥 내가 악이구나’라고 생각하고 하는 임하는 것 같아요. 상처가 있는 악은 그 안에 감춰진 인물이 변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들을 보여주려고 하고 어떤 캐릭터냐에 따라 접근을 직면으로 할지 돌아서 그를 찾아볼지 항상 고민하고 공부하는 것 같고요.


-배우들과의 호흡도 궁금해요. ‘영웅’의 경우 군무가 많잖아요. 그래서 배우들끼리의 호흡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요.


어느 작품에서나 배우들 사이의 호흡이 잘 맞는 것은 중요하지만 특히나 군무가 많은 ‘영웅’에서는 합이 더욱 중요했어요. 합이 많은데 약속된 걸 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항상 예민하게 체크하고 한 번 더 고민하고 서로 이야기하며 무대에 임했던 것 같아요.


ⓒ에이콤

-특히 올해는 이 작품이 영화 개봉과 동시에 개막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뮤지컬의 감동과 메시지를 또 다른 새로운 매체로 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의미가 컸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보고 뮤지컬이 궁금해져 찾아주신 관객분들도 많이 있었고요. 아직 뮤지컬을 보지 못하신 분들은 남은 지방공연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의 현장성과 라이브 요소들이 주는 감동을 꼭 느껴보시길 바라요(웃음).


-극중 가장 애정하는 넘버가있나요?


사형 선고를 받기 전 부르는 ‘장부가’요. 입시 때 제가 ‘장부가’를 불렀어요. 감사하게도 합격이라는 결과까지 얻었고요.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모든 감정이 들어 있는 것 같아서 제일 애정합니다. 장부의 뜻과 꿈, 하지만 두렵기도 한 심정 또 해내고 싶었던 마음 등 사람 안중근의 복합적인 면면과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노래라 더 애정이 가고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영웅’이 100만 관객을 돌파했어요. 앞서 ‘명성황후’에 이어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두 번째죠. 서종원 배우는 이 두 작품에 모두 출연하기도 했고요.


둘 다 백만이라니! 에이콤 만세! 앞으로 창작 뮤지컬들이 더욱 많아져서 배우들이 더 좋은 작품들과 좋은 캐릭터를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선배님들이 열심히 달려오신 길에 저도 트랙을 같이 돌았다고 생각해요. 또 같이 달려갈 세대들은 계속해서 올 것이고 끊어지지 않는 트랙을 지속적으로 다 같이 달리면 좋겠어요.


-‘영웅’과 ‘명성황후’가 오랫동안, 꾸준히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까지도 유효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대를 건너서 계속해서 전해져야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사랑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배우게 된 점이 있다면?


새롭게 배운 게 있다면, 제 연기들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점검하게 된 것 같아요. 배우들이 참 많이 나오잖아요. 내가 부족한 걸 누군가 하고 있으면 그 연기를 유심히 봐요. 나라면 어땠을까, 나라면 저 단어를 어떻게 표현했을까 새로운 색감들을 눈과 귀에 더 담은 것 같습니다.


-원래 꿈이 뮤지컬 배우였나요?

어렸을 때 운동선수를 준비했는데 우연찮은 기회에 TV를 보다 ‘오! 이거다’해서 시작한 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학교가 끝나면 의자 올리고 노래 부르면 친구들이 쳐다봐 주고 잘한다고 칭찬해줬던 시간들이 떠오르네요. 그렇게 운동을 포기하고 뮤지컬을 접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아이의 이름 앞에 어느덧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는 게 늘 새로운 기분을 들게 합니다.


-데뷔는 2019년 ‘벤허’였죠.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설레고 울컥하고 미치겠어요. 딱 첫사랑을 할 때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무대에 올랐을 때 솔로 파트가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비중이 있던 그 노래 때문에 밤낮없이 연습하고 그 씬을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과 오른 순간을 다시 생각해보면 떨리고 설렌 한편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에이콤

-데뷔 이후 꾸준히 굵직한 작품들에서 앙상블로 연기를 하고 있죠. 뮤지컬에서 앙상블을 ‘꽃’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앙상블로서 작품에 임하는 것에 자부심도 클 것 같은데요.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보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늘 책임감을 갖고 무대에 오릅니다. 그리고 주‧조연 배우분들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 생각하고 늘 공부하는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나요?

아직 ‘슬럼프’라고 말할 만한 순간은 경험하진 못한 것 같아요. 데뷔 이후에 쉼없이 달려와서 어느 순간 슬럼프가 오려나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저는 아직도 무대가 설레고 즐겁거든요.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웃음) 만약 슬럼프가 온다면 그것도 재밌게 받아들이고 넘어설 것 같아요. 제가 무대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은 제 자신이거든요. 스스로를 가장 믿어요. 그래서 (정신적으로)더 건강할 수 있는 것 같고요.


-배우로서 꼭 지켜나가고자 하는 신념이 있으신가요?


신념이라…. 참 어렵기도 하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저에겐 무거운 말이기도 하고요. 그저 배우가 너무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면 그 ‘재미’가 신념이라면 신념일 수도 있겠네요(웃음).


-앞으로의 활동도 궁금한데요. 방송 활동을 겸하는 배우들이 많은 만큼,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거나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으신지 말씀해주세요.


비밀이지만 또 준비하는 게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하하.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쪽저쪽 저라는 배우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시도해보고 싶은 거라면 안중근 역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배역을 맡아보고 싶거든요. 처음부터 끝까지 내 감정들을 가지고 가보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마지막으로 서종원 배우의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성화 형, 준모 형, 우혁이 형의 뒤를 이어서 형들이 했던 것들을 저도 해내고 싶어요. 꼭 안중근, 지킬, 롤라, 장발장 등을 꼭 이뤄보겠습니다! 늘 꿈을 꾸고 있는데, 30살에는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실제로도 이뤄냈어요. 앞으로 더 명확하게 밑그림을 그려서 그걸 꼭 해냈을 때 색칠을 하고 싶어요. 앞서 말씀드린 안중근이 되는 것, 그리고 지킬, 롤라, 장발장이 되는 것이 제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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