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스쿨존 참변’ 동원이 이름으로 형편 어려운 다음세대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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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이는 하나님을 참 사랑하는 아이였습니다. 학교 선생님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좋니'라고 물으면 하나님을 첫 번째로 꼽았으니까요. 저희 부부는 두 번째였습니다. 지금 영원한 아버지인 하나님과 천국에서 행복하게 잘 지낼 걸 알지만, 육신의 아버지인 전 믿음이 미천해 아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직 슬퍼하고 있네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진 고(故) 이동원 군의 아버지 이모씨가 흐느끼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자 청중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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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 아버지 “동원이도 하늘나라에서 여러분을 축복할 것”
“동원이는 하나님을 참 사랑하는 아이였습니다. 학교 선생님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좋니’라고 물으면 하나님을 첫 번째로 꼽았으니까요. 저희 부부는 두 번째였습니다. 지금 영원한 아버지인 하나님과 천국에서 행복하게 잘 지낼 걸 알지만, 육신의 아버지인 전 믿음이 미천해 아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직 슬퍼하고 있네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진 고(故) 이동원 군의 아버지 이모씨가 흐느끼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자 청중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성경말씀 암송과 예배 참여 등 하나님 아는 일에 열정적이던 아이. 다른 학우와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던 따뜻한 아이. 독서를 즐기고 역사에 관심이 많던 똑똑한 아이…. 28일 서울 서초구 새로운교회(한홍 목사)에서 열린 ‘동원장학회 제1회 수여식’에서 이씨가 추억한 아들의 모습이다. 그가 애써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자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고인의 이름을 딴 동원장학회는 유가족과 새로운교회 성도, 동원이를 기억하는 지인들이 힘을 합해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이군 천국환송예배를 이끈 한홍 목사가 제안했다. 이군 유아세례 당시 한 목사가 ‘한국교회에서 존경받는 훌륭한 설교자와 이름과 같으니 앞으로 목회자가 될 것’이란 덕담을 건넨 게 계기였다. ‘어른이 됐다면 훌륭한 목회자로 성장했을 동원이’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장학생은 형편은 어렵지만 꿈을 위해 도전하는 신학생과 목회자·선교사 자녀 등을 위주로 선발했다.
이날 수여식에선 신학생 3명을 비롯한 청소년·청년 15명이 장학증서를 받았다. 장학회는 신학생에겐 매 학기 등록금을, 청소년과 청년에겐 매월 ‘비전장학금’을 전달한다. 이씨는 “동원이의 작지만 아름다운,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실천하고자 이 장학회가 만들어졌다”며 “복음을 알리는 일에 쓰임 받는 하나님의 동역자가 되길 바란다. 주님 품에 있는 동원이도 하늘나라에서 여러분을 축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 목사도 “여러분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면 동원이의 꿈도 이뤄지는 셈”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동원이는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앞으로 정진해 좋은 목회자가 되고 각계 분야에서 값있는 인생을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사고 이후 이씨는 장학회 설립뿐 아니라 언북초 학부모, 국회의원과 스쿨존 보도 설치 의무화 등을 담은 ‘동원이법’ 법제화에도 적극 나섰다. 그는 “동원이 평소 성격을 생각하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제가 노력하길 바랐을 거로 생각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스쿨존 사고가 이어지고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씨는 입관식에서 아들을 보내며 이렇게 약속했다. “동원아, 조금만 기다려라. 천국에서 만나자.” 그간 교회를 멀리했던 이씨는 “훗날 동원이 만나도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며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현재는 매주 2회 교회 제자훈련도 받는다.
한국교회에 나눌 기도 제목이나 당부할 말이 있는지 묻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이렇게 말했다. “아이에게 사랑을 준다고 하긴 했지만 지금 제 곁에 없다 보니까…. (여러 부모가) 좀 더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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