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화해무드·엔데믹 함께 일본 사역도 활짝…주의할 점은

손동준 2023. 5. 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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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서브코리아 오는 7월 일본 홋카이도 탐방 ‘미우라 아야코’ 집중 조명
한일연합선교회·온누리교회 등도 일본 방문 프로그램 본격 재개


노재팬 운동과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한국교회의 일본 사역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인터서브코리아(대표 조샘 선교사)는 오는 7월 6~9일 일본 홋카이도 탐방을 진행한다. ‘홋카이도에서 만나는 복음의 발자취’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탐방은 일본의 유구한 선교 역사와 선교적 삶을 살았던 인물들을 조명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빙점’의 저자인 미우라 아야코 선생의 고향이다. 인터서브는 본격적인 일본 선교를 전개함에 앞서 아야코 선생의 작품과 삶을 통해 나타난 진정한 참회와 평화의 의미를 진단하기 위해 홋카이도를 첫 번째 탐방지역으로 선정했다. 이번 탐방은 지난해 팬데믹과 노재팬 분위기로 인해 아야코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갖지 못했던 팬들에게도 아쉬움을 달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야코 선생은 35년간 100여 작품을 썼는데, 대부분의 작품이 선교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해 아야코 선생의 삶과 문학을 분석한 책 ‘빙점 해동’(세움북스)을 발간한 권요섭(일본) 선교사가 이번 탐방의 가이드를 맡는다.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권 선교사는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많은 사람이 선생의 작품을 통해 예수를 믿었고, 이미 믿은 사람들도 신앙을 키울 수 있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선생의 작품에 특혜를 받은 나라”라고 표현했다.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에 있는 미우라 부부의 무덤. 아야코 선생은 1999년 10월 12일(77세)에 별세했다. 유골은 10개월간 집에 보관된 후 2000년 8월에 이 무덤에 안장됐다. 묘비에는 ‘미우라 미쓰요 아야코의 묘’라고 적혀 있다. 남편 미쓰요는 2014년 10월 30일(90세)에 생애를 마치고 이 묘지에 합장됐다. 묘비 아래에 “하나님은 사랑이시다(神は愛なり)”라는 성경 구절이 적혀있다. 권요섭 선교사 제공


권 선교사는 “아야코 선생은 작품 곳곳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대한 일본의 만행을 사죄하는 뜻을 남겼다. 한국과 중국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맨발로 엎드려 사죄한 뒤에야 교류를 나눴다는 일화가 유명하다”며 “마지막 작품 ‘총구’에는 동아시아 평화를 염원하는 유언과도 같은 메시지를 담았다. 선생의 작품은 선교의 문학인 동시에 화해와 평화의 문학”이라고 평가했다.

탐방에서는 19세기 삿포로농학교(홋카이도대학의 전신)에서 복음의 씨앗을 뿌린 미국인 윌리엄 클라크 박사의 흔적도 쫓는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명언의 주인공이기도 한 클라크 박사는 짧은 부임 기간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의 영향으로15명의 일본 학생이 세례를 받았다. 홋카이도에 거주하던 감리교 선교사 해리스가 삿포로에 와서 세례를 집례했다. 클라크 박사가 돌아간 후에도 삿포로농학교에서는 복음사역이 이어졌다. 후일 일본을 대표하는 기독교 사상가로 성장하는 우치무라 간조가 이곳에서 세례를 받았다.

송기태(인터서브) 부대표는 “일본은 우리에게 거리로는 가깝고 머리로는 먼 나라”라며 “그러나 일본 역시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대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해결의 기미가 없어 보이는 한일 관계지만, 복음과 화해의 역사를 이어가시는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실마리를 찾게 되길 바란다”고 이번 탐방의 의의를 밝혔다.

인터서브 뿐 아니라 여러 기독교 기관이 일본 관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일연합선교회(이사장 정성진 목사)는 지난 2020년 중단됐던 ‘나가사키 순교지 탐방’을 오는 7월 4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진행한다.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김하중 장로의 특별강의, 선상 부흥회, 제3회 한일문화교류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10월 11~12일 미야기현 센다이에서 문화 전도 집회인 ‘러브소나타’를 연다. 행사 기간 지역의 교회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 포럼이 진행된다. 한류 연예인과 예술인이 출연하는 가스펠 나이트는 러브소나타의 백미다. 교회는 2007년 오키나와에서 첫 러브소나타를 시작한 이래 열도를 순회하며 30여 차례 행사를 개최해 왔다.

한국교회의 대일본 사역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주의할 점도 있다. 지난해 아베 전 총리 피격사건 이후 특정 종교단체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건강한 기독교 단체들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시각이 늘어났다는 것. 일본 사역 전문단체 블레싱재팬의 공동대표인 김윤기 목사는 “일본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뿐 아니라 이단까지 다 기독교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기독교 계통 이단 단체들의 활동이 노골화하면서 일본 정부에도 정상적인 기독교 단체의 움직임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 문제로 현지 교회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본에서 활동할 때는 무리한 포교나 요란한 퍼포먼스보다는 정중하면서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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