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고생 많이 했다”…강혜연의 걸그룹 5년, 트로트 5년 [엑's 인터뷰④]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엑's 인터뷰③]에 이어) 가수 강혜연이 2013년부터 경험한 아이돌 활동, 그리고 트로트 가수 전향 후의 5년까지 지난 시간들을 돌아봤다.
강혜연은 베스티로 데뷔해 그룹 활동을 하다 2018년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 트로트 열풍이 불기 전 한 발 먼저발을 들인 계기는 지금의 소속사 대표였다. 트로트 레슨을 받다가 흥미가 생기고, 아이돌 수명이 길지 않으니 언젠가는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던 강혜연에게 찾아온 것.
그는 “베스티 계약이 끝나고 지금 대표님이 연락이 왔다. 라디오 같은 데서 제가 트로트 부른 걸 보셨다고 하더라”며 “목소리 분석 같은 걸 해 오셔서 이런 장르를 해야 한다고 해주셨다”고 만남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남들보다는 더 열려 있었던 것 같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솔로 활동을 이어온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베스티로 활동하며 트로트 가수로의 길을 찾기까지 5년, 이후 트로트 가수로서의 활동도 5년이 됐다. 지금까지의 길을 돌아보면서 강혜연은 “진짜 고생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이돌 활동이 너무 행복했고, 또 힘들었다. 정산도 못 받고 좋아하는 일을 했는데, ‘언제까지 벌이가 없이 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며 “트로트 가수가 돼 아이돌 때를 돌이켜 보니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했구나 생각이 많이 든다. 당시엔 나의 상황이 너무 원망스러웠는데 지금은 원망 같은 감정은 없다”고 후련하게 말했다.
솔로 가수로서의 5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강혜연은 “2년 반은 만족스럽지만, 처음 시작 2년 반은 만족스럽지 않다. 잘 모르는 상태로 덜컥 앨범을 내고 데뷔를 했기 때문에 무시도 많이 받고 서러웠다”고 이야기했다. 아이돌 시절, 회사에서 비난을 막아주고 감당해 주던 것과는 달리 혼자서 감내해야 하는 일들이 많았다고.
강혜연은 “이게 맞나, 트로트는 원래 이런가 생각 때문에 처음 1, 2년은 진짜 힘들었다”면서도 “지금은 적응을 했다. 왜 트로트하는 분들이 기가 센지 알 것 같았다. 트로트판이 너무 험하고 드센 판이라서 이 사람들이 착하게 고분고분하게 남아있을 수 없겠다 했다. 의견을 충분히 내세워야 하고, 세게 말할 때도 있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내가 나를 지켜야 하니까 많이 강해졌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면서는 아이돌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무대, 관객 분위기를 체감했다. 그는 “트로트 하면서 작은 지역 축제나 단체의 송년회 같은 행사도 가게 됐다. 그전에는 젊은 친구들이 ‘누나’, ‘언니’ 했는데 지금은 ‘가수님’, ‘귀여워’ 이렇게 어르신분들이 예뻐해 주시니까 너무 좋더라. 어르신 분들의 어설픈 손짓으로 사진 찍고 하시는 그런 모습이 너무 행복하고 귀엽다”며 즐겁게 이야기했다.
레드오션이 된 트로트 시장에서 강혜연만의 강점 역시 지나온 ‘아이돌 경력’에서 나왔다. 그는 “방송 쪽에서는 조금 더 능숙하게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리액션 열심히 하고 멘트 가려서 잘하니까 제작진분들이 예뻐해주시는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스스로 강혜연이라는 가수를 메이킹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가수들이 본인을 메이킹하는 걸 어려워한다. 어떤 걸 했을 때 잘 어울리고, 예쁘고. 어떤 표정을 했을 때 자연스럽네, 잘 나오네를 알기 쉽지 않은데 아이돌 때 해보면서 잘 알게 됐다”고 경험들이 강혜연만의 강점을 만들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가수 인생의 전환점이 된 트로트는 강혜연에게 ‘인생’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트로트를 만나서 솔로 가수가 된 강혜연은 “운이 좋게 아이돌이 됐는데, 그때는 제가 신나서 무대에 올라갔다기보다는 시켜서 한 느낌이 컸다. 이런 이미지니까 이렇게 말하고, 표정 지어 했는데, 지금은 ‘이 가사 공감 가는데 불러볼래’ 하면서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른다”고 이야기했다.
트로트 부흥기에 비하면 살짝 주춤해지고 있는 것에 아쉬움은 없다고. 그는 “인기는 언젠간 사그라들지 않나”며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강혜연은 “전엔 엄청 신경 쓰고, 조급함도 있었다. 뭘 해야 살아남지, 행사에서 뭐 하나 틀리면 ‘다음에 나 안 불러주면 어떡하지’ 했다”며 “지금은 조급함을 내려놓고, ‘보여주고 싶은 음악 하면서 잘하는 거 해보자’, ‘버텨만 보자’. ‘크게 성공하지 않더라도 살아남아 보자’ 하면서 저에게만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언급한 ‘보여주고 싶은 음악’은 어떤 음악일까. 강혜연은 “다양한 장르를 한 번씩 다 보여드리고 싶다. 그간 댄스 트롯을 많이 했었으니까 깊은 노래, 진중한 노래도 해보고 싶고, 강수지 선배님처럼 청순한 느낌의 노래도 해보고 싶다”며 재즈와 발라드에도 욕심이 있다고 했다.
강혜연은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지금은 폐지된 다양한 방송프로그램에도 출연했었고,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커버곡은 물론 브이로그까지 편집해 공개했다. 치열하게 살아오며 지칠 법도 한데,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잘 될 거야”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난 무조건 잘 될 거야’, ‘난 뭘 해도 돈 벌 수 있어’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가수를 시작했다. 늘 ‘베스티 잘 될 거야’했는데, 잘 안되고 끝났다. 트롯을 하면서도 ‘세미 트롯 잘할 수 있어’ 했다. 뭔지 모를 자신감을 갖고 했다. 무조건 버텼다. 여기서 포기하기엔 아까웠다. 언젠간 알아주겠지, 끝장을 봐 볼 거야 라는 마음이었다. 조금 안되고 포기하기에는 이전까지 고생한 세월이 아깝더라”며 “조금 더”가 이어져 현재가 됐다고 했다.
앞으로도 ‘자신감’과 ‘조금 더’를 믿고 버텨볼 계획이다. 강혜연은 “사주를 봤을 때 노후가 좋다고 했기 때문에”라고 장난스럽게 말해 웃긴 데 이어 “서른 중반을 살고 있지만 그전보다는 점점 잘되는 것 같다. 전에는 누가 일부러 앞길을 막는 것처럼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젠) 노력한 만큼 나오니까. 또 노력하면 노력한 대로 잘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다”라고 부연했다.
강혜연은 “디너쇼에 맞는 공연형 가수로 성장하고 싶다. 나중에는 장윤정 선배님처럼 전국투어 콘서트를 다닐 수 있는 여자가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왜 ‘디너쇼’인지 묻자 그는 “디너쇼가 표도 고액이고, 관객석이 많아서 채우기가 힘들다고 하더라. 엄청난 히트곡이 있는 가수거나 고액의 티켓이 아깝지 않은 정도의 가수가 돼야 할 수 있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강혜연은 최근 발매한 ‘혜성(彗星):빗자루별’ 앨범을 기점으로 조금 더 진중한 노래를 발표할 계획이다. 가을쯤 신곡을 또 낼 수도 있다며 강혜연은 “그 곡을 (‘가지마오’보다) 먼저 받았다. 먼저 가이드라인을 잡았고, ‘가지마오’는 거기에 가기 위한 중간다리 역할의 노래”라고 귀띔했다.
조금 더 무거운 느낌의 곡이라며 아껴둔 곡을 설명한 그는 “노래가 정말 좋다. 콘셉트랑 다 정해놔서 더 기대가 된다. 그때 앨범은 더 준비를 제대로 해서 더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싶다”고 밝혔다. 큰 그림이 다 있다는 강혜연은 “상상하는 걸 좋아해서 이미 그 노래로 디너쇼를 섰을 때 어떨까 무대도 상상을 다 그려 놨다. 너무 멋있을 것 같아서 올 한해가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너무 재밌다”면서도 “계획한 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내비친 강혜연이 눈을 빛내며 즐겁게 상상한 일들이 계획한 대로 이뤄지길 함께 바라본다.
사진=고아라 기자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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