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 몇 방울이면… 숙취 걱정 없는 안주 만든다 [주방 속 과학]
식초의 숙취 해소 효과는 연구로도 증명됐다. 동아대 생명공학과 서권일 교수 연구팀은 생쥐 30마리에게 고용량의 알코올을 투여한 후, 세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자연 알코올 해소 능력을 보았고(대조군), 다른 한 그룹에는 오이식초를 다른 한 그룹에는 시판되고 있는 숙취음료를 먹도록 했다. 그 결과, 오이식초를 복용한 그룹이 대조군과 시판숙취음료를 먹은 군보다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각 41%, 24%나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권일 교수는 "주된 효과는 식초에서 온 것으로, 물론 오이에도 숙취 해소를 돕는 효과가 있지만 당시 오이가 다량으로 폐기될 처지에 있던 농산물이라 이용한 것"이라며 "오이식초는 숙취를 완화할 뿐만 아니라 ▲간 손상 유발 효소 활성을 억제하고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간지질 축적을 억제해 간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서권일 교수는 실제로 오이식초에 헛개열매추출물 등을 더해 숙취해소 음료를 개발하기도 했다.
◇자연발효식초, 숙취 해소 효과 가장 좋아
식초 종류에 따라 숙취 해소 효과는 달라진다. 식초는 크게 합성식초와 양조식초로 분류된다. 합성식초는 화학적으로 만들어 낸 빙초산에 물을 타 만드는 것으로, 산도가 높고 가격이 저렴해 단무지 등 절임류를 생산할 때 주로 이용된다. 실제 발효과정을 거쳐 만드는 양조식초는 다시 주정발효식초와 자연발효식초로 나뉘는데, 주정발효식초는 에탄올에 초산균을 넣어 속성으로 발효시킨 것이고 자연발효식초는 과일, 곡류 등을 실제로 식초가 될 때까지 오랜 시간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주정식초로, 아무래도 자연발효식초보다 원물 자체에서 나오는 유기산, 비타민 등 2차 대사산물이 적다.
합성식초와 양조식초 중에선 양조식초의 숙취 해소 효과가 더 좋다. 서권일 교수는 "초산균은 알코올을 분해·발효하는 균이라, 초산균이 들어있는 양조식초를 술과 함께 곁들이면 확실히 숙취가 덜 생긴다"며 "양조식초 중에서도 주정발효식초보단 자연발효식초의 숙취 해소 효과가 더 좋다"고 말했다. 다만, 집에서 자연발효식초를 직접 만드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 6개월 이상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산도 4%까지 올리기도 힘들며, 독성이 있는 균이 생길 수도 있다. 서울벤처대학원대 융합산업학과 발효식품·양조학전공 정철 교수는 "최근에는 술에 파인애플 식초가 7.5% 이상 함유되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논문을 통해 보고됐다"고 했다.
◇술 마시기 30분 전 식초 탄 물 마시는 게 최고
식초를 어떻게 먹든 먹지 않을 때보단 숙취가 완화된다. 안주에 넣어 먹어도 되고, 술을 마시기 전에 먹어도 되고, 마신 후에 먹어도 된다. 그러나 가장 숙취 해소 효과가 좋은 방법은 식초를 물에 탄 액체 형태로 술 마시기 30분 전에 마시는 것이다. 서권일 교수는 "아무래도 액체로 마시는 게 흡수가 가장 빠르고, 술을 마시기 전부터 알코올 해독작용에 도움 되는 물질을 활성화해 놓아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원액은 마시면 안 되고, 4% 정도로 희석해서 마시면 된다"고 했다. 치즈, 고기, 생선, 두부 등 고단백 저지방 식품을 안주로 함께 먹으면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고단백 음식은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늦추고, 뇌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 양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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