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한 풀어낸 김은중호, 이제는 '어게인 2019'

이준목 2023. 5. 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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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3회 연속 16강 진출... 감비아전 무승부 이상 기록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

[이준목 기자]

▲ 결승골 넣은 이영준 2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한민국 대 프랑스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이영준이 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김은중호가 U-20 월드컵 3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뤄내며 한국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장식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에서 진행중인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승점 4점(1승 1무)으로 최소한 '조 3위 상위 4개팀'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확보했다.

U-20 월드컵은 6개 조(A∼F조)의 각 조 상위 1∼2위 12개 팀과 각 조 3위 가운데 상위 4개 팀이 16강에 합류한다. 한국은 프랑스와의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고, 온두라스와의 2차전에서는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의 최종전 상대인 감비아가 2연승으로 승점 6점을 기록한 데 이어, 현재 조 2위에 올라있다. 프랑스가 현재 2연패를 당한 상황이라 온두라스와의 최종전을 승리한다고 해도 승점 3점에 그친다. 한국은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조 3위 이상은 확보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날까지 다른 조 3위 팀들 가운데 B조 슬로바키아와 C조 일본이 나란히 승점 3점으로 조별리그 일정을 끝마치게 되며 한국의 승점을 앞설 수 없다. 이로써 한국은 최소한 조 3위 이내에 들어 하위 2개팀 이상을 제쳐야 하는 16강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된 것.

이로써 한국축구는 홈에서 열린 2017년 대회(16강)를 시작으로 2019년 폴란드 대회(준우승)에 이어 이번 아르헨티나 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3회 연속은 2009년 이집트(8강)-2011년 콜롬비아(16강)-2013년 터키(8강)에 이어 역대 2번째 기록이다.

한국은 1983년 멕시코 대회(4강)에서 최초로 1라운드를 통과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이 역대 9번째 16강 진출이다. 여기에 최근 7번의 대회 중 6번의 대회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명실상부한 U-20 월드컵의 강호다운 위상을 증명했다.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없이 조별리그 2경기 만에 16강을 조기 확정한 것은 2연승을 기록했던 2017년 대회 이후 역대 두 번째다.

홀가분하게 감비아전 대비
 
▲ 김은중호, 16강을 향해 전진 27일(현지시간) 오후 아르헨티나 멘도사 클럽 데포르티보 고도이 크루즈 트레이닝센터에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령탑인 김은중 감독에게도 무척 뜻깊은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은퇴 이후 2014년부터 코치로 차근차근 지도자 경력을 쌓아왔던 김은중 감독에게 U-20 대표팀은 첫 정식 감독 커리어였다. 김 감독은 역대 최고성적인 준우승을 거뒀던 4년 전 정정용호와의 비교에 대한 부담감, 상대적으로 이름값이 떨어지는 선수구성과 열악한 대회 준비과정 등, 온갖 악재를 딛고 당당히 16강 진출을 일궈내며 감독으로 도전한 첫 국제대회에서 굵직한 업적을 이뤄냈다.

김은중 감독에게 U-20 월드컵은 아픈 손가락같은 추억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시절인 1999년 나이지리아 대회(당시는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바 있으나 한국은 당시 1승 2패에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주전 공격수였던 김 감독은 무득점에 그쳤다. 이후로 성인대표팀(A매치 15경기 5골)과 유독 인연이 없었던 김 감독에게 U-20 월드컵은 태극마크를 달고 피파 주관 세계대회에 나섰던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가 됐다. 이번 16강 진출은 김은중 감독이 선수 시절에 못 다한 한을 24년 만에 지도자로서 풀어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16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김은중호의 도전은 이제 '어게인 2019'을 향하고 있다. 한국은 감비아와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조 1위에서 3위까지도 가능한 상황이다. 조 순위에 따라 토너먼트에서 한국의 대진 상대도 달라진다.

감비아전은 29일 오전 6시 에스타디오 말비나스 아르헨티나스에서 열린다. 이기면 조 1위, 비기면 조 2위가 확정된다. 설사 패하더라도 프랑스가 온두라스를 잡거나 비기면 한국은 조 2위를 지킬 수 있다.

한국은 최종전을 앞두고 16강을 확정하면서 큰 부담을 덜었다. 감비아전에서는 전력의 핵심인 골키퍼 김준홍(김천)과 주전 수비수 최석현(단국대)이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 전력누수가 컸다. 가장 확실한 1승 제물로 꼽혔던 온두라스전을 고전 끝에 간신히 비기며 자칫 사기가 떨어질 뻔했던 대표팀은, 운이 따라주면서 경기 결과와 체력적인 부담을 걸고 한결 홀가분하게 감비아전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역대 U-20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통산 전적은 4승 3무 8패다. 조별리그 1차전(6승 3무 6패)과 2차전(5승 4무 6패)에 비하여 가장 승률이 떨어졌다. 김은중 감독이 선수로 뛰었던 1999년 나이지리아 대회(말리전 4-2 승)를 제외하면, 3차전을 이겼던 나머지 3번의 대회(1983년, 2009년, 2019년)에서 한국은 모두 8강 이상(4강-8강-준우승)의 눈부신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U-20 월드컵 대륙별 전적에서 한국은 아프리카팀을 상대로 5승 2무 3패를 기록중이다. 한국은 최종전 상대인 감비아와 U-20 대표팀 전적에서는 단 한 차례 만나 1승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감비아는 아프리카 예선 대회 준우승을 기록한 강팀이며, 실제로 프랑스와 온두라스를 잇달아 연파할 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분위기를 타는 아프리카팀의 특성상, 직접 붙어보기 전까지는 예측불허다.

한국이 감비아를 꺾고 조 1위가 되면 E조 2위와, 조 2위로 올라게 되면 B조 2위와 격돌한다. E조는 잉글랜드(승점 6점)가 2연승으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우루과이와 튀니지(이상 승점 3점)가 동률을 기록중이다. B조 2위는 에콰도르(2승 1패, 승점 6점)로 확정됐다.

조 3위로 16강행 티켓을 차지할 경우, C조 1위 혹은 D조 1위와 16강에서 대결한다. 현재 E조는 잉글랜드가 2연승, 승점 6점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고 우루과이와 튀니지가 승점 3점으로 동률인 가운데 최종전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조 3위로 밀려나면 C조 1위 콜롬비아(2승 1무) 혹은 D조 1위 브라질(2승 1패)을 상대해야 한다.

한국은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팀들과의 U-20 상대전적에서 에콰도르에 1승, 우루과이에는 1승 1패를 기록중이며 의외로 이탈리아에게도 한 번 맞붙어 1승을 기록했다. 튀니지와는 한 번도 대결해보지 않았고, 콜롬비아에게는 1무 1패로 약했다. 가장 최악의 상대는 역시 브라질로, 한국은 역대 U-20 대회에서 가장 많은 6번이나 격돌했으나 모두 전패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으로서는 감비아전에서 최소한 무승부 이상을 기록하며 조 3위까지 추락하는 것은 피하는 게 16강을 앞두고 최선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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