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쇠사슬 두른 흑인 노예…"노골적 인종차별" 난리난 게임

지난달 20일 '노예제도 시뮬레이터'라는 제목으로 출시된 게임의 화면.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브라질에서 가상의 흑인 노예를 거래하고 고문하는 모바일게임 앱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키다 결국 삭제됐다.

2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브라질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노예제 시뮬레이터’라는 제목의 게임이 출시됐다.

이 게임은 사용자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노예 캐릭터를 해방시키거나 사용할 수 있다. 게임에 등장한 흑인 노예는 목과 손목, 발목에 쇠사슬을 두른 채 사용자의 명령을 기다린다. 게임에는 “노예제도의 폐지를 막고 부를 축적하라”는 권고안이 적혀있기도 했다.

약 1000여 차례 다운로드된 게임은 논란 끝에 지난 24일 삭제됐다. 그러나 앱스토어에서 제거될 당시 5개 별 중 4개를 받아 높은 등급으로 평가됐으며 한 사용자는 “시간을 보내는 훌륭한 게임이지만 더 많은 고문 옵션이 부족하다”고 후기를 남겨 파장이 일었다.

'노예 시뮬레이터'가 지난 24일 앱스토어에서 삭제될 당시 별 5개 중 4개 등급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트위터 캡처

브라질 소셜미디어(SNS)에는 해당 게임에 대해 분노하는 댓글들이 잇따랐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흑인 운동가이자 지역 정치인 레나타소우사는 트위터에서 “노골적인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하며 “구글과 개발자는 증오와 인종차별 범죄에 대해 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집권 노동당(PT)의 데니스 페수아 의원은 “흑인에 대한 잔인함과 증오심을 퍼뜨리는 게임이 출시될 수 있다는 것이 어처구니없다”며 “브라질은 흑인들의 죽음과 고문으로 흘린 피로 지어졌다. ‘노예 시뮬레이터’는 농담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현재 브라질 검찰은 ‘노에 시뮬레이터’ 게임이 어떻게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게시될 수 있었는지 조사에 나선 상태다.

구글 관계자는 “플레이 스토어는 인종이나 민족에 기반을 둔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거나 증오를 선동하거나 불필요한 폭력이나 기타 위험한 활동을 묘사하거나 홍보하는 앱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게임을 출시한 ‘매그너스 게임스’는 “게임은 오락 목적으로만 제작됐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노예제도를 비난한다”며 “모든 게임 콘텐트는 허구이며 모든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