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인터뷰] ‘레이스’ 이연희 “♥남편은 조력자, 결혼 후 여유 생겼다”

박로사 2023. 5. 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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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직장생활을 해보진 않았지만, 하시는 분들은 공감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하게 됐어요. 맡은 역할을 잘 표현해내서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고 싶어요.”

배우 이연희가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레이스’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묻자 이처럼 답했다. 최근 이연희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레이스’ 인터뷰를 열고 작품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레이스’는 스펙은 없지만 열정 하나로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 박윤조(이연희)가 채용 스캔들에 휘말리며,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K오피스 드라마다.

이날 이연희는 “공감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다 재밌다고 해주셨다”며 “보통 오피스물 하면 ‘미생’을 떠올리시는데 ‘레이스’는 그 자체로 재밌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연희는 극중 세용 경양전략본부 홍보 3팀 대리 박윤조를 연기했다. 이연희는 캐릭터가 겪는 기쁨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윤조는 힘든 상황에서도 캔디처럼 밝게 일어서는 캐릭터에요. 이런 캔디형 친구를 더 응원하게 되지 않나요. ‘저 친구가 바라는 것들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보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윤조 캐릭터가 더 재밌다고 생각해요.”

오피스 드라마는 현실을 기반으로 해 공감을 일으킨다는 장점이 있지만, 작품이 무거워진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이연희는 ‘레이스’에는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친구들처럼 같이 모여서 놀면서 풀자는 생각도 있어서 공감이 잘 된 것 같아요. 윤조 캐릭터 자체도 공감이 잘 되는 캐릭터 같고요. 힘든 생활을 겪은 친구들이 일찍 철들어서 더 성숙하달까요. 사회를 더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레이스’는 이연희의 첫 오피스 드라마다.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책을 추천받기도 하고 주변 직장인 친구들에게 조언도 얻었다고 했다. 이연희는 “작가님한테 물어보니 책을 알려주셨다. 홍보인들의 일과 삶, 힘듦을 녹여낸 책들을 통해 이 직업군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주변에 홍보하시는 분들께도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실제로 달라진 부분도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이연희는 박재민 역을 맡은 홍종현과 친해지기 위해 먼저 다가가는 방법을 택했다. 극중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이기 때문. 진짜 친구처럼 놀기 위해서는 먼저 다가가 친해지는 게 필요했다고 전했다.

“제가 낯을 가려서 이 상태로 촬영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먼저 ‘우리 밥 먹을래’, ‘술 마실래’ 이랬던 것 같아요. 저도 걱정이 됐던 거죠.(웃음) 이렇게 하다 보니까 연기할 때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어요. 편안한 상황에서 연기가 된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연희는 문소리, 정윤호와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문소리에 대해서는 “너무 쿨하고 멋있다”며 “마인드 자체가 신여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편하게 대해주셨다. 같은 여자가 봐도 멋있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정윤호와는 ‘레이스’를 통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과거 SM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식구다. 이연희는 “윤호 오빠랑 작품에서 만나니 너무 편하고 즐거웠다. 같은 회사에 있었지만, 사적으로 잘 알지는 못했다”며 “오빠도 열심히 달려왔구나 싶더라. 제가 알지 못했던 부분도 있어서 깊게 얘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2004년 아역으로 데뷔한 이연희는 어느덧 데뷔 20년을 바라보는 배우가 됐다. 그는 “신인 때는 모든 게 다 서툴렀다. 모르면 선배한테 물어봤어야 했는데 혼자 끙끙 앓기만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먼저 다가와 준 선배들 덕분에 꾸준히 연기자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변의 기대감 때문에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는 이연희. 그는 “이 일을 하면서 오히려 주목받는 게 겁이 날 때가 있다. 어릴 때는 오히려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했다”며 “이 직업을 위해 태어났다기보단 노력해서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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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정도 정신없이 달려왔다면 5년은 엄청 짧았어요. 이 일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건 불과 몇 년 안 됐죠. 연극 ‘리어왕’(2021)을 기점으로 생각이 변했어요. 전에는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생각을 했다면 연극을 할 때는 처음 연기를 하고 싶었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임할 수 있었죠. 너무 설레고 재밌었어요. 그때 이후로 연기에 대한 즐거움을 다시 찾게 됐어요.”

이런 변화에는 남편의 역할도 있었다. 지난 2020년 비연예인과 결혼한 이연희는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 자체로도 여유가 생겼다며 미소 지었다.

“든든한 조력자가 있어서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저는 한 우물만 파서 외적인 걸 모를 때가 많은데, 그런 부분들을 잘 가르쳐줘요. 그래서 제가 생활 연기가 들어가는 작품들을 선택하게 되나 봐요. 예전에는 잘 몰랐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주어진 작품들에 임하기 바빴다면 요새는 작품을 지켜보고 찾아보고 공감해야 들어가는 편이에요. 아니면 힘들고 어렵더라고요. 좋고 싫은 게 분명해졌어요.”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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