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린이 탈출하려다 팔꿈치 "악!"…연습 과잉이 이 병 부른다

황수연 2023. 5. 2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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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외에서 마스크 없이 오랜만에 맞는 가정의 달입니다. 황금 연휴 기간 놓치고 있던 나와 가족의 건강 상태를 챙겨봅시다. 중앙일보가 서울대병원 전문가 도움을 받아 연령대별 ‘슬기로운 건강 체크리스트’ 4가지를 골랐습니다. 세 번째는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지형 교수와 알아본 40~50대의 ‘슬기로운 운동 생활’입니다.

최근 몇 년간 테니스, 골프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 역시 많이 늘고 있다. 테니스를 무리해서 치거나 골프 연습을 과도하게 한 이후 팔꿈치 통증이 발생했다면 테니스 엘보 혹은 골프 엘보가 생겼을 가능성이 꽤 높다. 테니스 엘보는 외상과염이라고도 하며, 주로 팔꿈치 외측에 통증이 있다. 골프 엘보는 내상과염이라고도 불리며, 팔꿈치 내측이 주로 불편하게 된다. 테니스를 무리하게 칠 경우, 내상과염과 외상과염이 함께 발생할 수도 있다. 골프를 주로 치는 경우에도 외상과염이 생길 수 있다.
테니스 이미지. 사진 pixabay.


힘줄 손상되며 팔꿈치 통증


팔꿈치 외측에는 손목을 손등 쪽으로 움직이는 근육의 힘줄이 부착하는데, 테니스 엘보에서는 이 힘줄이 손상되게 된다. 테니스 엘보는 엘리트 스포츠 선수보다는 초심자들에게 보다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보자의 경우 보통 라켓을 꽉 쥐게 되면 팔의 근육들이 매우 긴장된 상태로 운동하게 되고, 허리나 어깨 턴을 이용하지 않고 주로 팔로만 스윙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지의 근육 및 힘줄 손상이 보다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테니스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의 경우, 백핸드 스윙을 할 때 손목을 손바닥 쪽으로 많이 구부린 상태로 공을 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또한 테니스 엘보 발생의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 반면, 테니스를 잘 치는 분들의 경우, 외상과염보다는 내상과염이 보다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꿈치 내측에는 손목을 손바닥 쪽으로 움직이거나 팔을 내측으로 회내전시키는 근육이 부착하게 되는데, 내상과염에서는 이들 근육의 힘줄들이 손상되게 된다. 서브를 넣거나 포핸드 스윙을 할 때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오픈 스탠스로 스윙을 할 경우, 내상과염이 발생할 수 있다.
내상과염 관련 이미지. 자료 서울대병원.


골프채 꽉 쥐고 스윙, 팔 근육 긴장시켜


골프의 경우, 초보자 및 엘리트 선수 모두에서 내상과염 혹은 외상과염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연습을 과하게 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역시 초보자의 경우 골프채를 너무 꽉 쥐고 스윙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팔의 근육들이 과도하게 긴장된 상태가 된다. 이때 만약 골프공을 치기 전 뒤 땅을 친다든지, 질긴 러프에 골프채가 걸려 골프채의 회전 속도가 갑자기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내상과염이 발생할 수 있다. 오른손잡이 골퍼들에서 외상과염은 주로 왼쪽 팔꿈치에 흔히 발생한다. 왼쪽 팔꿈치 외측에 부착하는 손목 신전건은 골프공을 치는 순간에 손목이 안정화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골프공을 치기 전에 뒤 땅을 치게 된다면 이 근육에 과도한 부하가 걸리게 되어 외상과염이 발생할 수 있다.

테니스 엘보 혹은 골프 엘보가 발생하게 되면 첫 번째 치료는 운동을 중단하고 쉬는 것이다. 더이상의 손상을 막고, 자연적으로 힘줄이 치유되도록 하기 위해 휴식이 꼭 필요하다. 따뜻한 물이나 파라핀에 팔꿈치를 담그는 온찜질이 치료에 도움 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 같은 약물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

외상과염 관련 이미지. 사진 서울대병원.

이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두 세 달 정도 시행해 통증이 한 단계 개선된다면, 이때부터 스트레칭 운동을 시작해볼 수 있다. 외상과염의 경우, 신전(손목을 손등쪽 방향으로 늘여 펴는 것)하는 근육의 힘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스트레칭은 손목을 손바닥 쪽으로 최대한 구부리고 10초 정도 유지하는 동작을 한 번에 10회 정도, 하루에 50회 정도 하는 것을 추천한다(그림 1).

반면 내상과염의 경우에는 손목을 손바닥 쪽으로 굽히거나 팔을 회내전하는 근육의 힘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이들 근육에 대한 스트레칭을 시행하면 된다. 먼저 손등이 하늘을 보게 한 상태에서 손을 손등 쪽으로 최대한 신전시킨 자세를 10초 정도 유지하는 동작을 한 번에 10회, 하루에 50회 정도 하면 된다(그림 2). 이 스트레칭이 잘 된다면 손바닥이 하늘을 바라보게 한 상태에서 손을 손등 쪽으로 최대한 신전시킨 자세를 유지하는 스트레칭을 하면 된다(그림 3). 스트레칭할 때 만약 통증이 있다면, 스트레칭을 중단하고 앞에 언급한 보존적 치료를 좀 더 시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엘보 발생했을 때 도움되는 스트레칭법. 사진 서울대병원.


주사·수술 치료 필요할 수도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주사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주사 치료에는 스테로이드 주사, 프롤로 치료(prolotherapy), 혈소판 풍부 혈장(platelet-rich plasma·PRP)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를 반복해서 투약하는 것은 힘줄의 재생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프롤로 주사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병변 부위에 주입해 염증 반응을 통해 섬유 조직이 증식하도록 하는 치료다. 혈소판 풍부 혈장 주사는 피를 채혈한 후 원심 분리해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 부분만을 추출, 주사하는 치료인데, 이 혈장에 조직의 치유를 촉진하는 성장 인자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힘줄의 재생 과정을 도와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치료들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더는 자연 치유가 되기 어려워 보이는 힘줄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지형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 발생을 예방하는 방법은 먼저 운동 전에 손목을 손바닥 쪽으로 최대한 구부리거나 손등 쪽으로 최대한 신전시키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시행하는 것이다. 또 올바르고 정확한 자세로 운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도한 연습과 훈련은 지양해야 한다. 테니스 라켓의 무게, 헤드 사이즈, 손잡이 부분의 두께, 줄의 장력 등을 본인의 수준에 맞게 잘 선택해야 한다. 골프채의 경우에도 본인의 스윙 스피드에 적절한 클럽을 선택하고, 골반·허리·어깨 턴과 같은 코어 근육을 이용한 스윙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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