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트린 삼성폰 찾겠다" 사흘간 저수지 물 210만L 뺀 인도공무원

김지혜 2023. 5.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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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구와하티의 브라흐마푸트라 강에서 한 남성이 물에 몸을 담근 채 휴대전화를 물 위로 들어 올리는 모습.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AP=연합뉴스

인도의 한 지방정부 공무원이 저수지에 빠트린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겠다며 210만L(리터)에 달하는 물을 뺐다가 정직 처분을 당했다.

26일(현지시간) BBC방송과 현지 매체 NDTV 등에 따르면 인도 중부 차티스가르주 칸케르 지역의 식품 공무원인 라제시 비슈와스는 지난 21일 인근 저수지에 놀러 가 셀카를 찍다가 휴대전화를 떨어트렸다.

10만루피(약 160만원)짜리 삼성전자 제품으로 알려진 이 휴대전화는 4.6m 깊이의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당황한 비슈와스는 곧바로 지역 잠수부를 불러 휴대전화를 찾도록 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비슈와스는 30마력짜리 디젤 펌프 2개를 동원해 22일 오후부터 가동했다. 저수지 물빼기는 25일까지 사흘 밤낮으로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약 210만L의 물이 빠지며 저수지 수위는 1.8m로 낮아졌다. NDTV는 약 6㎢의 농지에 관개 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의 물이 비워졌다고 전했다.

물빼기 작업은 관개·수자원국의 또 다른 공무원이 현장에 도착해 중단 지시를 내린 후에야 멈춰졌다. 비슈와스는 결국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아냈지만, 오랫동안 물에 잠긴 탓에 작동되지 않았다.

비슈와스 이런 행동은 공무원 직권남용 논란으로 번졌고, 지방정부 야권은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인도국민당(BJP) 측은 "주민들이 여름 폭염 속 급수 설비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공무원은 관개 용수로 사용될 수 있는 물을 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슈와스는 "휴대전화에 민감한 정부 정보가 담겨 수거해야 했다"며 "당국의 구두 허가를 받은 후 물빼기 작업을 진행했다"고 항변했다. 또 "빼낸 물은 당초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지역 당국은 비슈와스를 직무에서 배제하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 칸케르 지역 공무원인 프리얀카 슈클라는 "조사가 끝날 때까지 비슈와스에게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며 "필수 자원인 물을 이런 식으로 낭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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