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과 달리 日소변검사때 '이것'도…비뇨기암 잡는 석학들 '해법' [건강한 가족]

김선영 2023. 5. 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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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의학 석학들의 대담

고령화시대 건강 걸림돌 중 하나가 비뇨기암이다. 전립샘암·방광암이 대표적이다. 제2의 인생이 본격화하는 60~70대에 발생이 늘어 생명과 삶의 질을 크게 위협한다. 지난 18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선 ‘한림대-나고야시립대 국제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비뇨의학 분야 석학인 나고야시립대 고리 겐지로 이사장과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영구 병원장에게 전립샘암·방광암의 특징과 최신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고리 겐지로 이사장 / 나고야시립대 이사장 / 나고야시립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 나고야시립대 전 총장
이영구 병원장 /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병원장 /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로봇수술센터장 대한비뇨의학회 부회장

Q : -전 세계적으로 전립샘암이 급증한 이유는 뭔가.

A : 고리 겐지로 이사장(이하 고리 이사장) “크게 세 가지다.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식생활이 많이 서구화했다. 무엇보다 전립샘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 도움되는 전립샘 특이항원(PSA) 검사가 널리 보급된 것이 발생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A : 이영구 병원장(이하 이 병원장) “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흡연이나 비만 인구의 증가, 전립샘암을 유발하는 일부 유전자의 변형을 찾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단율 자체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줬다.”

Q : -조기 진단에 도움되는 PSA 검사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나.

A : 고리 이사장 “일본에선 전립샘암을 비롯한 암 조기 진단을 지원하는 자치단체가 있다. 지원 여부나 비용 등은 자치단체마다 다르다. 나고야의 경우 10년 전부터 500엔을 지불하면 PSA 검사를 해준다. 그 이후부터 많은 환자가 비뇨의학과를 찾았고 PSA 검진율이 상당히 높아졌다. 대부분 조기에 발견해 악성도가 낮은 상태에서 치료하기 때문에 10년 생존율이 100%에 가깝다.”
A : 이 병원장 “전립샘암은 국내 남성 암 3위에 오를 정도로 환자가 많고 앞으로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국가 차원에서 관리가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전립샘암의 악성도가 높은 편이다. 지금도 여전히 전신에 암세포가 전이된 채 발견되는 사례가 많으므로 PSA 검사 확대가 더 시급하다.”

Q : -전립샘암의 주요 증상은 뭔가.

A : 고리 이사장 “혈뇨를 본다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근데 일본에선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 PSA 검사 등을 통해 일찍 전립샘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전립샘암은 빨리 발견해 조기에 치료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A : 이 병원장 “한국 상황은 조금 다르다. 조기 진단 비중이 크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이암이나 진행성 암이 많이 발견된다.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그러다 빈뇨나 야간뇨, 세뇨, 잔뇨, 급박뇨, 배뇨 곤란, 혈정액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전립샘암뿐 아니라 전립샘비대증, 전립샘 결석, 요로 감염일 때도 비슷하게 유발된다. 또 말기엔 뼈로 전이가 잘 되는데 이땐 허리나 고관절의 통증이 심할 수 있다. 따라서 50대가 되면 PSA 검사를 꼭 한 번 해보고 증상이 있다면 비뇨의학과에 가서 진료와 정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Q : -효과 높은 치료법도 많이 등장했다.

A : 이 병원장 “치료법은 병기나 악성도에 따라 달라진다. 적극적 관찰부터 수술,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항암 치료, 면역 치료 등을 환자 상태에 맞게 활용한다. 요즘 수술적 치료는 로봇 수술이 대세다. 혈관 신경 다발을 보존할수록 수술 후 발기부전·요실금과 같은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작아진다. 로봇 수술은 개복 수술보다 혈관 신경 다발을 보존할 수 있는 확률이 좀 더 높다. 환자 입장에서도 개복하지 않고 복벽에 구멍을 뚫어 진행하므로 회복이 빠르다.”
A : 고리 이사장 “초기에 발견된 전립샘암은 어떤 치료를 해도 완치 가능성이 높다. 로봇 수술과 방사선 치료, 세기조절방사선 치료(IMRT), 양성자·중입자 치료 등이 쓰인다. 악성도가 낮은데 고령자인 일부 그룹에선 특별한 치료를 하기보다 추적 관찰하기도 한다.”

Q : -IT 기반의 치료 기술 연구가 양국 모두 활발한 것으로 안다.

A : 고리 이사장 “일본에선 다양한 IT 기반의 연구·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술 난도를 예측하거나 수술 전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로봇을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훈련시키고 초기 암의 경우 암세포만 표적해 적출하는 시도도 있다. 전립샘암뿐 아니라 신장암, 신장 결석 등에서도 수술 치료에 IT 기술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추세다.”
A : 이 병원장 “한림대의료원에서도 AI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로봇 수술 시 화면에 보이는 여러 해부학적 구조와 수술 도구를 분할해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대표적이다. 고난도 로봇 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향후 수술 보조 AI 로봇이나 자율 수술을 실현하는 데 도움되는 초기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 -방광암은 흔하진 않아도 치명도가 높다.

A : 이 병원장 “방광, 요관, 신우는 이행 상피세포라고 불리는 동일한 점막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생긴 암을 이행 상피세포암이라고 한다.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방광암, 요관암, 신우암으로 불린다. 따라서 방광암은 전립샘암보다 악성도가 높고 암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길 수 있다. 육안으로 보이는 방광암을 수술로 제거한다고 해도 재발이 잘 되는 특성이 있다.”
A : 고리 이사장 “방광암은 흡연이 가장 중요한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염료, 공장 폐기물 등 발암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도 원인일 수 있다. 방광암은 재발률이 높은데 방광에 계속 발암물질이 쌓이다가 GSTM1·NAT2 등의 유전자 변형을 일으켜 암이 발생한다고 알려진다.”

Q : -주의 깊게 봐야 할 증상은 뭔가.

A : 고리 이사장 “가장 흔한 건 소변에 피가 나오는 혈뇨다. 일부는 소변 검사에서만 혈뇨가 나타난다. 이외에 빈뇨나 급박뇨, 야간뇨 등의 방광 자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급성 방광염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감별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예전에 방광염이 있어서 항생제를 먹고 나은 경험이 있다면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방치할 수 있다. 그러나 암이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스스로 진단하지 말고 전문의에게 반드시 진료받을 것을 권한다.”

Q : -요즘 방광암의 치료 경향은 어떤가.

A : 이 병원장 “기본적으로 암세포가 방광 점막이나 고유 층에 국한된 경우라면 경요도적 절제술을 한다. 수술 후엔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 방광 내에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암이 방광의 근육층까지 침범했을 땐 보통 방광 전체를 드러내는 수술을 고려한다. 이땐 소변이 나가는 길을 만들어줘야 하므로 복부에 소변 주머니를 부착하는 회장도관술 또는 자신의 소장을 이용해 인공적인 방광을 만드는 인공방광대치술을 시행한다. 요즘엔 방광 적출부터 인공 방광을 만드는 과정 모두를 복강 내에서 로봇으로 진행한다. 암이 다른 장기에 전이됐을 땐 주로 항암 치료를 한다. 방광암 항암제가 독성이 굉장히 심해 최근엔 일부 효과가 있는 면역 치료제를 활용하기도 한다.”

Q : -재발 방지와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A : 이 병원장 “국가에서 하는 일반건강검진에 소변 검사 항목이 들어 있지만 단백뇨만 확인할 수 있고 혈뇨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혈뇨 여부를 알려주면 방광암을 비롯한 비뇨기적 문제를 조기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A : 고리 이사장 “일본에선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혈뇨·단백뇨를 모두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이제는 치료뿐 아니라 예방에 주력해야 하는 시기다. 암 정보 제공 서비스나 조기 진단을 위한 대국민 홍보 활동에 지속해서 힘써야 한다.”
※2023 한림대-나고야시립대 국제 학술 심포지엄

한림대의료원은 지난 18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4층 대강당에서 ‘2023 한림대-나고야시립대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림대는 2006년 11월 나고야시립대와 기초-임상의학 학술적 교류를 위해 국제 협력을 체결하고 다양한 학술적·인적 교류를 해왔다. 이날은 생리학과 약리학, 생화학, 신경과, 비뇨의학과, 흉부외과 분야에서 다양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글=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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