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대신 수돗물, 점심은 패싱"…거지방 모인 MZ들 디지털 폐지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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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침체되며 MZ세대의 플렉스(과소비 자랑) 트렌드가 지고, 짠내나는 '거지방'이 유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감소하고 소비가 줄어들면서 '거지'를 자처하며 소비 억제를 공유하는 '거지방'이나 '디지털 폐지 줍기'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침체의 한 단면이기도 하지만 MZ세대 특유의 자조적이고 재미있는 대화 때문에 거지방에 머무는 젊은 세대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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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침체되며 MZ세대의 플렉스(과소비 자랑) 트렌드가 지고, 짠내나는 '거지방'이 유행하고 있다. 거지방이란 다같이 절약하며 사는 삶을 공유하는 오픈채팅방을 말한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수백개의 근검절약 '거지방'이 생겨났다.
지난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5.1%에 달했다. 거지방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고용난으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젊은 세대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면서 만들어낸 일종의 소통창구다.
"요즘 수돗물 좋아요. 생수 사서 먹지 마세요" 거지방에서는 자신의 소비행태를 보고하고 한 달치 가계부를 공유한다. 과소비로 보이는 소비를 공유할 경우 "사치에요", "비싸다", "반성하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점심 식사시간 전후로는 점심메뉴 사진을 공유해 올린다. 많은 사람들이 "500원짜리 컵라면 먹었어요"라며 자랑스럽게 절약 행태를 공유한다. 한 끼에 6000~7000원 이상 외식 메뉴를 올린 사람은 사치를 했다는 이유로 몰매를 맞는다.
중고등학생들은 급식을 먹었다고 자랑하고, 대학생은 학식을 올리며 직장인도 사내급식을 먹어 점심값을 아꼈다고 자랑스러운 인증샷을 올린다. 거지방을 통해 서로의 과소비를 감시하고 점검하는 것이다.
절약하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알뜰폰 쓰기, 샴푸 안 쓰고 비누로 머리 감기, 생수 대신 수돗물 먹기, 식사 거르고 단식하기, 자전거 타고 출근하기 등이다. 머리를 감는데 돈·시간을 쓰지 말고 "머리를 밀어라"는 조언까지 나온다. 거지방이기 때문에 유료 이모티콘 사용은 절대 금지다.
가계부를 통해 절약을 실천한 사람에게는 "대단하다"는 찬사가 쏟아진다. 소비를 부추기는 플렉스(과소비 자랑) 사진은 공유 금지이며 올릴 경우 강제퇴장된다. 다 비슷한 처지이기 때문에 "도와주세요"라는 구걸도 금지다.
불과 2년전만 해도 MZ세대를 대변하는 키워드는 '욜로(인생은 한 번뿐이니 지금을 즐겨라)'와 '플렉스'였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고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분위기는 180도 반전됐다. '짠테크' '무지출 챌린지'와 더불어 거지방은 극단적으로 소비를 통제해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MZ세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감소하고 소비가 줄어들면서 '거지'를 자처하며 소비 억제를 공유하는 '거지방'이나 '디지털 폐지 줍기'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침체의 한 단면이기도 하지만 MZ세대 특유의 자조적이고 재미있는 대화 때문에 거지방에 머무는 젊은 세대가 많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폐지줍기란 소액의 현금이나 포인트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앱을 통해 푼돈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주로 토스, 신한플레이앱, 삼성 모니모 등 앱에서 10원~100원씩 포인트를 모아 현금으로 바꾸는 일종의 '앱테크'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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