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려항공, 국제선 띄우나? '최악 항공사 1위' 기내식 보니
최근 여객기 정비를 받는 장면이 자주 포착되면서 국제선 재개설에 휩싸인 북한의 고려항공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정비 활동이 거의 목격되지 않던 고려항공 여객기 여럿이 이달 초부터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정비를 받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에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일류신(IL)-76 화물기 한 대를 제외한 모든 여객기가 주기장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달 8일 사진에서는 투폴레프(Tu)-134와 Tu-154 여객기가 공항 내 정비구역으로 이동한 모습이 관측됐다. 이후 16일엔 최신 기종인 Tu-204와 안토노프(An)-148 여객기가 정비구역 동쪽에서 포착됐고, 21일에는 Tu-204 두 대가 정비구역에서 추가로 포착돼 정비구역 내 여객기 수가 모두 세대로 늘어났다.
소고기 향 나는 '미스터리 버거'…최악의 항공사 1위
국제선 재개가 전망되면서 세간의 주목받은 고려항공은 북한 국영 항공사로 지난해에 이어 13년 연속 올해도 유럽연합(EU) 역내 운항이 엄격히 제한되는 항공사다.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고려항공은 총 1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신 기종인 Tu-204 기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1960∼1970년대 취항한 구소련제 항공기로 상당히 노후한 상태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노후한 여객기 상태와 더불어 고려항공은 그동안 부실한 기내식과 객실 내 서비스에 대한 비난을 받아왔다. 2019년 미국의 잡지 '바이스'에 따르면 항공에서 제공한 햄버거(미스터리 버거)를 '세계 최악의 기내식'이라고 평가했다. 적은 양의 야채들 사이로 보이는 고기패티는 어떤 종류의 고기로 만든 건지 모르지만, 소고기향이 나면서 닭고기 맛이 난다고 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콜라로 불리는 '코코아 단물(탄산 단물)' 음료는 '설탕을 풀어 넣은 한약물에 탄산을 넣은 맛'이라고 평했다. 기내에선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열악한 수속·환승 서비스 환경과 승무원들의 부족한 외국어 실력 등으로 악평을 받으며 고려항공은 가장 이용하고 싶지 않은 항공사 1위에 선정됐다. 2020년 미국의 온라인 여행전문매체인 이스케이프히어는 "고려항공이 세계의 항공사와 공항의 서비스를 평가하는 '스카이트랙스'에서 모든 분야에서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며 "최고점 별 5개 중 (북한 고려항공이 유일하게) 최저인 별 1개를 받아 1위로 꼽혔다"고 했다. 그 뒤로 2위는 불가리아 항공, 3위는 터키의 페가수스 항공이었다.
최근 고려항공 홈페이지에 따르면, '선양→평양' 항공료는 지난 2019년 기준 1280위안(한화 약 23만8000원)에서 1180위안(약 22만원)으로 소폭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평양'은 1750위안으로 당시와 같았다.
외국 관광객 내달 받는다? 중심엔 북·중 국경 개방설이
고려항공의 여객기들은 지난 3년간 간혹 국내선 운항에 나설 뿐 정기 국제선 여객 운항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처럼 지난 1년간 많은 수의 여객기가 단기간에 정비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외국인 관광이 내달 재개될 것이란 '국제선 재개설'이 나온 것이다.
특히 북·중 국경 개방설은 최근 북한 주재 왕야쥔(王亞軍) 중국 대사가 평양에 부임한 뒤 강조됐다. 2020년 12월 임명된 왕 대사는 지난 3월 27일 코로나 발생 이후 중국에서 처음 북한에 도착한 외교관이 됐다. 그와 동시에 WHO(세계보건기구)가 지난 5일 코로나 19 비상 해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조만간 국경 개방될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이르면 다음 달 10일 중국과의 접경지역을 다시 열고 화물차 교역과 인적 왕래를 전면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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