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보 운전자네" 알아서 돕는다…싹 갈아엎은 '정의선 車' 타보니

김수민 2023. 5.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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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일렉트릭은 417km에 달하는 동급 최고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회장의 차’ 코나가 5년 만에 싹 바뀌어 돌아왔다. 2017년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직접 신차 발표를 한 모델이 코나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가 담겼었다.

풀 체인지(완전변경)돼서 돌아온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경기 하남에서 강원 속초 대포항까지 약 172㎞를 달려봤다.


‘룰 브레이커’ 2세대 코나 타보니…


코나 일렉트릭은 픽셀 디자인으로 전동화 모델임을 강조한다 [현대차그룹 제공]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강인하면서도 미래지향적 외관이다. 단단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는 ‘아머(Armor‧철갑)’ 디자인이 2세대 코나에서도 유지된 덕이다. 공상과학 영화에 미래 자동차로 나올법한 네모난 픽셀 조명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내연기관차엔 없는 디자인이다. 현대차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인 이른바 ‘일자 눈썹’(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을 유지했지만, 느낌이 조금 달랐다. 더 얇고 길어진 덕에 샤프한 느낌이 강하다.

내부 공간도 여유로워졌다. 1세대 모델보다 전장(길이)이 145㎜, 휠베이스(축간거리)는 60㎜ 늘었다. 동급 소형 SUV 최고 수준의 2열 숄더 룸을 갖춘 셈. 헤드룸도 넉넉하다. 180㎝가 넘는 동승자 2명과 함께 탔지만, 공간이 그리 비좁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소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스포티지 수준으로 넓힌 내부 공간은 현대차가 2세대 코나를 ‘룰 브레이커’(Rule Breaker)로 일컫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전비도 준수했다. 고속도로 주행 중 차선이 갑자기 사라진 구간이 길었고 2명의 동승자까지 있었지만, 공인 전비(복합) 5.5km/kWh를 조금 넘어서는 6.1km/kWh 수준의 전비를 나타냈다. 뜨거운 날씨에 에어컨을 20도로 설정하고 통풍 시트도 튼 결과다. 니로와 같은 용량 배터리(64.8kWh)를 탑재했지만, 기술 발달 덕에 주행거리가 늘어났다.

실용성도 돋보였다. V2L(Vehicle to Load) 콘센트 등 차량 곳곳에 쓰임새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기존 전기차와 다르게 콘솔 박스 뒤편으로 이동한 덕에 앞 좌석 탑승자에게만 주어졌던 휴대전화, 노트북 충전의 특권이 뒷좌석까지 확대됐다. 1ℓ 용량의 텀블러도 넉넉히 보관할 수 있는 도어 포켓(컵홀더) 등도 실용적이다. 중저음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돼 우아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실내는 엔진 소리가 없어 조용했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는 즉시 쭉쭉 나아갔다. 100㎞ 이상의 속력에서도 핸들이나 차체가 흔들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이었다.

다양한 주행 모드도 인상적이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차량이 ‘스포츠카’처럼 단단해진다. 다만 주행 가능 거리가 훅훅 줄어들어 전비는 떨어진다.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2017년 글로벌 소형 SUV 코나 신차발표회에서 직접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


“‘초보운전자’보다 훨씬 낫네” 주행 보조 기능


고속도로 운전에서의 특장점은 개선된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HDA2). 그랜저급 이상에서만 들어가는 기능이었지만, 이번 2세대 코나 일렉트릭에도 선택 사양으로 탑재됐다.

낯선 상황에서 당황하기에 십상인 초보 운전자에게 안성맞춤이다. 코너를 돌 때도 차를 차선 정중앙에 맞춰줬고(차로 유지 보조 기능), 앞차와의 거리를 설정하면 그 거리를 유지해줬다. 앞차와 조금만 가까워져도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는 ‘쫄보’ 운전자임을 알아차리면 차간 거리 단계를 높여 더욱 멀찍이 띄워주기도 한다.

초보에게 가장 큰 난관인 ‘차선 변경’도 돕는다. 실선에서 실수로 깜빡이를 켰더니 차선 변경이 거절됐다. 옆 차선이 점선인지 실선인지 구분한 것이다. HDA1보다 차선 변경 속도 역시 빨라졌다. 다만 지금 들어가도 되나, 말아야 하나가 고민되는 애매한 영역에서는 HDA2는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서라운드 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의 기능으로 주차 편의성도 높다. 약 3시간의 장거리 운전이었지만, 웬만한 초보 운전자보다 똑똑한 기능들과 뛰어난 주행 능력 덕에 큰 피로감이 없었다.

코나 일렉트릭 2세대의 넓어진 내부 [현대차그룹 제공]


아쉬운 점도 있다. 서스펜션이 개선됐다지만, 속도를 낮춰도 과속방지턱을 넘을 땐 진동이 컸다. 차체 앞쪽에 있는 충전구도 충전할 때 주차 위치에 신경이 쓰이게 한다. 후면 주차를 선호하는 소비자 마음과는 어긋나는 지점인 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들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차량 가격은 5423만원으로 개별소비세와 전기차 구매 보조금 등 혜택을 받으면 3000만원대에 살 수 있을 전망이지만, ‘입문용’으로 보기에 저렴하지는 않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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