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이 말에 충격…'마약 예방 수업'에 부모들 난리난 까닭
“엄마도 마약 먹어봤어? 무슨 맛이야?”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 A씨는 최근 자녀의 질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아이는 학교에서 마약에 관한 수업을 듣고 왔다고 했다. A씨는 “약물 오남용 교육 중에 마약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는데, 오히려 마약에 대해 호기심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마약 예방 교육 확대에 학부모 우려 왜?
정부는 2015년부터 ‘7대 표준 안전교육’ 과정에 따라 유·초·중·고교에서 약물 오남용과 관련한 교육을 필수로 가르치고 있는데, 앞으로 마약 관련 비중을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학원 수업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을 노린 ‘마약 음료 배포’ 사건이 벌어지면서 학교뿐 아니라 학원가에서도 자체적인 마약 교육이 확산하는 추세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B씨의 7살 자녀도 최근 태권도장에서 마약 관련 교육을 받았다. B씨는 “태권도장 사범이 아이들을 불러 모아 ‘공부 잘하는 약이라고 누가 준다고 해도 먹지 마라. 그게 마약일 수도 있다’고 알려줬다”며 “유치부라 더 어린아이들도 있었을 텐데 굳이 마약을 언급하며 교육을 해야 했는지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눈높이에 따른 맞춤형 교육 어려운 현실”
수업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최근 약사로 재직 중인 전문 강사를 섭외해 마약을 포함한 ‘의약품 안전교육’을 했다. 당시 교육을 진행한 약사 C씨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육해달라는 학교 요청에 따라 교내 방송을 통해 PPT와 영상 등을 보여주며 수업을 했다”며 “같은 내용이라도 학년에 따라 받아들이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얼마나 될지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마약 호기심 다그치면 안 돼, 제대로 알려줘야”
김현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과장은 “마약에 대한 자녀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다그치면 오히려 아이들은 인터넷에서 마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며 “부모가 먼저 마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해야 하고 아이들이 질문했을 때 의료용 마약과 불법 마약의 차이, 마약의 부작용 등을 정확히 가르쳐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가람·최민지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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