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원아에 달걀죽 먹인 어린이집 교사들 '무죄'

재판부 "의도적 학대는 없었던 것으로 보여"

2살 원생에게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달걀죽을 먹인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울산지법 형사6단독(최희동 판사)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육교사 A씨와 B씨 2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울산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이들은 2021년 7월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2살 원생에게 달걀 채소죽 한 그릇을 먹인 뒤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데다 병원에도 데려가지도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 등은 놀이시간에 같은 원생에게 교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간식 시간에 간식을 권하지 않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검찰은 A씨 등이 두 달 동안 14회 정도 이와 같은 학대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A씨 등이 해당 아동 부모로부터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기는 했으나, 이를 깜빡 잊고 달걀죽을 먹였을 뿐이고 원생이 죽을 먹은 이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으로 볼 때 학대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또 간식 미제공 등 나머지 행위에 대해서도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학대에 해당할 정도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오히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잠들어 있는 해당 원생을 깨우지 않으려고 간식을 주지 않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미흡한 점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여러 명을 보육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의도적 학대는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무죄 선고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이 해당 원생에게 친밀감과 관심을 표현하는 모습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