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셀트리온-바이오미, 항생제 내성 설사병 치료제 찾는다
[한국경제TV 김수진 기자]
<앵커> 셀트리온이 바이오벤처 바이오미와 손잡고 '항생제 내성균 감염' 치료제를 만듭니다.
해당 치료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신약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수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셀트리온과 바이오미가 항생제 내성균 감염 치료제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항생제 내성이 생긴 세균에 감염되면 장 속에 특정 세균이 과도해지면서 설사 증상이 나타납니다.
사용할 수 있는 약이 많지 않아 치료가 쉽지 않고, 사망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한 환자도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균 감염 사망자가 늘어난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많은 회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상황.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받는 '대변이식술'을 하는데,
셀트리온과 바이오미가 함께 개발하는 건 이 대변이식술을 대신할 수 있는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입니다.
두 회사는 오는 6월 협약을 맺을 계획으로, 현재 협약서 초안이 양측 회사에 오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미의 후보물질 'BM111'을 공동으로 연구할 예정"이라며 "세부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BM111은 전임상 과정에서 항생제 내성균 2종(VRE, CPE)을 99% 감소시켰다는 결과가 나와,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셀트리온 측은 이번 협약 진행 과정에 따라 추후 생산시설 구축이나 투자 확장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기존에 집중하던 바이오시밀러 외에 사업 다각화 전략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셀트리온은 서 회장 복귀 이후 신약개발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등에 투자를 단행했으며.
이번 바이오미와의 협약 등을 미루어 보면, 마이크로바이옴 역시 주요 사업 다각화 전략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
<앵커> 해당 내용을 취재한 산업2부 김수진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내용을 살펴보면 결국 셀트리온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 뛰어든 걸로 보이는데, 왜 하필 마이크로바이옴입니까?
<기자> 다른 치료제 분야에 비해 마이크로바이옴은 갓 태동한 수준입니다.
FDA에서 최초의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승인한 게 지난 4월이니까요.
과거의 분변이식술, 그러니까 건강한 환자의 변을 이식해 내 몸에 좋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자라게 한다는 원리의 치료제가 있긴 했지만 경구용 제제가 훨씬 편리한 게 사실입니다.
첫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도 나오다보니, 전 세계에서 기대가 큽니다.
관련해 전문가 인터뷰 먼저 보시겠습니다. [박주홍 /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FDA같은 규제 기관 또한 미생물 치료제에 대해서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고요.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좋은 시기라고 생각이 되고요. 한편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이 관련된 질병들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까 적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고, 그만큼 시장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앵커> 급격하게 성장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셀트리온도 성장하는 산업 쪽으로 관심을 둔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셀트리온은 원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에 주력해왔지만, 최근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도 보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바이오미 같은 벤처 기업과의 협업에도 관심을 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바이오미는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2020년에 설립됐고요, 연세대 의과대학 학내 연구로 시작한 기업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과 협업하는 BM111외에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파이프라인을 4개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기업에서 힘쓰고 있는데, 정부에서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정부도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육성에 신경쓰고 있는데요.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해 2025년부터 2032년까지 과기부, 복지부 등 6개 부처가 총 4,000억 원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 리포트에서 '항생제 내성균 감염' 치료를 위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다고 했는데,
마이크로바이옴이 이쪽에 특화되어 있나요? 그리고 항생제 내성균 감염은 정확히 어떤 건가요?
<기자> 먼저 미생물에 대한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우리 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를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인체 공생미생물)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100조 개 수준으로 많고, 대부분은 대장에 분포합니다.
우리가 질병 등을 이유로 항생제를 먹을 때가 있잖아요? 이때 항생제에 민감한 미생물은 죽습니다.
그러나 여기 저항해 생존하는 미생물도 있습니다.
<앵커> 내성이 생긴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자신을 공격하는 항생제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내성이 생긴겁니다.
심지어 다른 균에게 내성 유전자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앵커> 이 균들이 살아남아 점점 많아지면 항생제가 더 안 듣겠네요.
<기자> 네. 항생제 내성 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관련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치료제가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미생물은 대장에 주로 산다는 특성과,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다는 점, 균으로 균을 치료한다는 점 등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연구하게 된 배경으로 보입니다.
물론 항생제 내성균 감염 외에도 피부 질환이나 뇌 질환 등 다양한 분야 질환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언급된 셀트리온이나 바이오미 외에 국내 기업들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 CJ바이오사이언스, 이뮤노바이옴, 에이치이엠파마 등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로 잘 알려진 기업입니다.
어느정도 진행이 된 곳들을 살펴보면 지놈앤컴퍼니는 위암 면역항암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고바이오랩은 최근 식약처로부터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습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면역항암치료제 1/2상 임상 시험 계획이 승인된 상태입니다.
<앵커> 네, 이렇게 다양한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언젠가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강국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촬영:김재원 편집:김준호,이가인 CG: 최민지
김수진 기자 sjpen@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