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안톤의 자부심 "K리그 최고 센터백 될 것…대전 수비진 기량 뛰어나"

조효종 기자 2023. 5. 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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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대전하나시티즌). 대전하나시티즌 제공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수비수 안톤이 자신과 팀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8년 만에 K리그1 승격을 이뤄낸 대전은 지난 겨울 외국인 센터백 보강을 추진했고, 첫 경기를 5일 앞둔 2월 21일 아제르바이잔 국가대표 수비수 안톤 영입을 발표했다. 입단 시점은 안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안톤은 1라운드 강원FC전에 곧장 선발 출전해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공식 경기에서 안톤과 처음 호흡을 맞춘 팀 동료 조유민은 K리그 센터백 중 최고가 될 것이라며 새 동료를 치켜세웠다.


조유민의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안톤은 개막전 이후로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대전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발돋움했다. 왼쪽 윙백과 센터백을 오가며 K리그1 12경기에 출전 중이다. 경기력 외에도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어린 동료의 K리그1 첫 골에 같이 울컥하고, 경기 흐름이 팽팽한 순간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며 분위기를 다잡는다.


자신과 동료들에 대한 확신이 활약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안톤은 서면 인터뷰에서 "'K리그 최고 센터백이 될 것'이라는 동료들의 말에 동의한다. 동료 선수들의 도움을 받으면 최고 센터백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 K리그에 빠르게 적응했다. 개막전부터 곧장 선발로 나섰는데 당시 조유민을 비롯해 처음 호흡을 맞춘 동료들이 K리그 최고 센터백이 될 거라고 평가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가족과 떨어져야 하고 문화, 언어적인 차이도 있어서 적응이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적응했다.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친근하게 다가오고 도와줘서 큰 부담이 없었다. 'K리그 최고 센터백이 될 것'이라는 동료들의 말에 동의한다. 운동장에서 동료 선수들의 도움을 받으면 최고 센터백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안톤(왼쪽), 조유민(이상 대전하나시티즌). 서형권 기자

- K리그1 각 팀들을 한 번씩 상대해 봤는데, 직접 경험해 본 K리그는 어떤가


모든 팀이 상대하기 어렵다. 매 경합 상황에서 강하게 나온다. K리그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매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축구 문화를 배우는 것이 좋다.


- 기억에 남는 선수나 팀이 있을까


선수는 수원FC 라스다. 신체 조건이 좋고 힘도 강해 상대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팀은 울산현대다. 퇴장 징계로 지난 울산전에 뛰지 못했지만, 지켜본 바로는 기술적이고 영리한 선수들이 많았다. 다가오는 울산전이 기대된다.


- 왼쪽 센터백 혹은 왼쪽 윙백을 소화하는데, 윙백으로 배치될 때 공격 본능이 눈에 띈다


특별히 선호하는 포지션은 없고 감독님의 요구에 맞춰서 뛴다. 센터백을 할 때는 공중볼 경합에, 윙백을 맡으면 수비와 더불어 공격 가담에 더 신경 쓴다. 일반적인 사이드백들은 크로스를 먼저 생각하는데 나는 한번 공격에 나서면 마무리를 짓고 오려고 하는 편이다.


라스(왼쪽, 수원FC), 안톤(오른쪽, 대전하나시티즌). 대전하나시티즌 제공

- 대전은 수비수 개개인 활약에 대한 평가는 높은데, 실점이 많은 편인 것 같다


우리 수비수들 개개인 역량이 높은 건 사실이다. 서로 단점을 보완해 주는 게 중요한데, 내가 합류해서 호흡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다. 대전이 K리그1에서 뛰지 못한 공백도 길었다. 시간이 지나면 더 단합해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 얼마 전 2002년생 공격수 전병관이 K리그1 첫 골을 넣었을 때 축하해 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본인도 감격한 것 같던데


골을 넣으면 여러 감정이 느껴진다. 병관의 얼굴을 보니 울고 있었다. 그때 느낀 감정이 병관의 축구 커리어에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들어 올리며 축하해 줬다. 주변 선수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 팬들 사이에서 12라운드 수원FC전 하프타임, 경기 후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동료들이 힘들어 보일 때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당시 내가 말을 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서 팀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 포지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센터백은 골키퍼를 제외하면 우리 팀을 가장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위치다. 후반전에 상대가 더욱 강하게 나올 거라 생각해서 말을 꺼냈다.


안톤(대전하나시티즌). 대전하나시티즌 제공

- 3달 만에 팀에 완전히 녹아든 것 같다. 대전 유소년팀 출신 '로컬 보이'가 아니냐는 농담도 있다. 어디 출신인가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16세까지 살았다. 마리우폴에서 유년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다른 이야기지만 전쟁으로 유년기를 보낸 도시가 없어져서 유감이다. 18세에 아제르바이잔으로 갔고 국적을 취득하고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다. 더 궁금하면 자기소개서를 써줄 수 있다(웃음).


- '여권을 압수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나? 외국인 선수가 잘할 때 한국 팬들이 팀에 오래 남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는 표현이다


FC서울에 3-2로 이겼을 때 집에서 쉬고 있는데 SNS 메시지가 쏟아졌다. 여권을 가져가겠다는 맥락의 문자가 많아서 놀랐다. 처음엔 진심인 줄 알았다. 나중에 장난이란 걸 깨달았다. 여권은 집에 잘 모셔두고 있다.


- 대전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팬들은 12번째 선수라고 생각한다. 운동장에서 힘들 때 팬들의 응원과 함성이 선수들에게 큰 에너지가 된다. 매 순간 감사하다. 다음 경기 때도 큰 응원 부탁드린다.


사진= 대전하나시티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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