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짬에서 나오는 코나EV의 여유… 전기 소형 SUV 경력자는 다르네

편은지 2023. 5. 2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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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전기 SUV 최초는 다르다… 칼 갈고 돌아온 2세대 코나EV
"막 밟아도 전비 좋네"… 동급 최강 주행거리
보조금 수령시 3000만원대 가능할 듯… "가성비 충분"
코나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자동차를 굴리는 연료라곤 경유와 휘발유 밖에 모르던 2018년, 현대차 코나는 소형 SUV 시장에서 최초로 파란색 번호판을 내걸며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국내 전기차로서는 거의 개척자에 가깝다. 하지만 너무 이른 혁신이었을까, 1세대 코나 일렉트릭은 각종 품질 이슈에 시달리다 결국 판매 중단 수순까지 밟으며 아픈 역사를 썼다.


이는 2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이번 코나의 가솔린 모델 보다 일렉트릭 모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실제로 이번 코나는 개발 첫 단계부터 전기차 모델을 우선으로 두고 디자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엔 원조의 품격을 보여주겠다며 절치부심한 현대차의 의지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파란색 번호판이 익숙해진 지금, 1세대부터 전기차를 외쳐온 코나는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2세대로 돌아온 코나 일렉트릭을 직접 시승해 봤다. 시승 모델은 코나 일렉트릭 롱레인지 인스퍼레이션 트림 풀옵션으로,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은 5583만6860원이다.


코나 일렉트릭 전면부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지난 23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만나봤다. 시승코스는 행사장소에서 강원도 속초시까지 편도 약 172km 구간으로 서울 양양고속도로 등 온로드 주행성능과 주행가능거리를 테스트 하기 적합한 시승코스가 마련됐다.


전기차를 먼저 염두에 두고 디자인 한 덕일까? 코나 EV는 멀리서 봐도 미래에서 온 것처럼 생겼다. 스타리아에서 시작된 현대차의 일(一)자룩을 적용한 세 번째 모델인데, 그랜저보다 위화감이 훨씬 덜하다. 그새 적응된 것일 수 있겠으나 통통하게 부풀린 몸매와 꽤 잘 어울린다. 사진으로 본 것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 달 먼저 출시된 가솔린 모델과 외관상의 차이점은 크지 않지만 분명하다. 전면부 일자 헤드램프가 바뀌었는데, 가솔린의 경우 끊기지 않고 일자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형태였다면 일렉트릭 모델은 선 중앙부가 점선으로 촘촘히 이어져 있다. 낮에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야간에 운행할 경우엔 일렉트릭 모델이 조금은 더 돋보일 듯하다.

가솔린모델과 달리 촘촘한 점선 모양으로 이루어진 전면부 일자 램프.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모델이 아니다보니 충전구가 전면에 위치한 것은 다소 아쉽다. 내연기관 코나와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 기아 니로 EV의 충전구가 전면에 있는 것과 같은 이유다. 내연기관과 확연히 구분되는 차이점이긴 하나 디자인 측면에서 다소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차에 올라타자 그랜저와 비슷한 요소가 몇 가지 눈에 띈다. 디스플레이 하단 센터페시아에는 그랜저와 같은 디자인의 물리버튼이 자리한다. 디스플레이에 모든 기능을 넣지 않고, 적당한 물리버튼을 살린 점은 오히려 좋게 느껴진다.


미래차라고 하더라도 내연기관 모델과 함께 출시됐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도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중간 지점을 찾은 듯 하다. 기어 노브 역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그랜저 등과 같이 스티어링휠 뒤에 자리하는 컬럼식으로 탑재됐는데, 점점 손에 익을 수록 꽤 편하게 느껴졌다. 컬럼식 기어노브 덕분에 널찍해진 공간은 덤이다.


센터페시아에 골고루 자리한 물리버튼들. 그랜저와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사실 디자인만 봤을 땐 '괜찮다' 싶은 정도였으나 주행을 시작하고부터는 '좋다'로 평가가 바뀌었다. 전기차에 기대하는 조용함, 주행감, 드라이빙 재미까지 모두 잡았다. 기본적으로 에코모드나 노말모드로 주행할 때는 조용하고 무난한 주행감을 보여주다가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는 순간 밟는 대로 쭉쭉 뻗어나가는 가속감이 압도적이다.


'대박!'소리가 절로 나오는 안전 기능들은 초행길이나 운전이 서투른 사람들에게도 근거있는 자신감이 돼줄 듯 하다. 좌회전, 우회전, 지하차도 등 진입 시 주의가 필요한 곳에서는 디스플레이에 차 전방 화면에 화살표 그래픽이 겹쳐 뜨면서 길을 보다 자세히 안내해준다. 코나와 함께라면 번잡한 도로에서도 수십년차 드라이버 못지 않게 길을 찾아낼 수 있다.


갈래길, 회전도로 등에서 차 전방 화면이 뜨며 진입 경로를 상세히 안내해준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속초까지 가는 동안 스포츠모드로 절반 이상을 달렸고, 극한으로 전비를 떨어뜨려보겠다는 생각으로 달렸으나 전비도 준수하다. 스포츠모드로 달릴 때는 순간적으로 전비가 2.1km/kWh까지 떨어졌으나, 에코모드로 바꾸자 금새 6.5km/kWh까지 올랐다. 산업부 인증기준 전비인 각각 5.5km/kWh보다 훌륭한 수준이다.


1세대 대비 대폭 커진 뒷좌석 공간감은 만족도를 최대치로 높이는 요소다. 2열시트를 폴딩하면 160cm 기준 다리를 모두 뻗고 누울 수 있을 정도다. 천장에 머리가 닿아 앉기에는 무리가 있다. 차박과 가벼운 캠핑 용도로 쓰기에는 부족하지 않을 듯 하다.


2열 시트를 폴딩하고 누웠을 때 160cm 기준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수 있다. 소형 SUV 뒷좌석 치고는 꽤나 넉넉한 공간감이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역시 해본 사람이 한다고 했다. 2018년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최초로 전기차를 선보인 코나는 2세대 모델에서 "역시"라는 말을 따라붙게 했다. 특출난 개인기가 있다기보단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잘 만든 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보조금 미적용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사실상 전기차를 구매하는 이들이 보조금 적용을 기본적으로 고려한다는 걸 감안하면 코나EV는 우선 순위에 들기 충분하다. 트림별로 다르지만, 저렴한 트림을 선택할 경우 보조금이 적용 됐을 때 3000만원 중후반대로 구매할 수 있단 점을 고려하면 망설일 이유는 없어보인다.


▲타깃

-일자룩 어색해서 싫다면서도 은근히 관심 가는 당신. 이번엔 진짜 괜찮아요.

-가볍게 타고 다닐 인생 첫 전기차 찾는다면


▲주의할 점

-가격은 비싸졌는데 어쨌든 내 차 이름은 '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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