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철거 투쟁 돌입"...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발족
[김병기 기자]
▲ [환경새뜸] 금강·영산강 보 ‘철거 투쟁’에 나선다... 시민행동 발족 금강과 영산강 유역의 38개 시민환경단체들이 ‘4대강 보 철거’를 위한 정식 기구를 발족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대강 보를 가뭄에 활용하라고 지시하고 환경부가 과거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결정했던 보 해체 결정을 사실상 폐기처분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반발해 나선 것이다. 25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38개 단체의 연대기구인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관련 기사 : "4대강 보 철거 투쟁 돌입"...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발족 https://omn.kr/243c9 김병기의 환경새뜸 : http://omn.kr/1zbr3 #4대강 #금강 #영산강 ⓒ 김병기 |
"장벽을 걷어내고 맘껏 굽이쳐~!"
한글 서예가 바우솔 김진호 씨는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 도로 위에 펼쳐놓은 현수막 천에 힘찬 필치로 붓글씨를 썼다.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인 임도훈 씨는 기타를 메고 무대에 올라 노래를 열창했다. 금강과 영산강에 있는 세종보, 죽산보 등 5개 보의 이름이 적힌 종이박스 장벽을 해머로 내리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초여름 햇살은 따가웠지만, 이날 50여명의 금강·영산강 유역 시민들은 환경부 앞 도로에서 다함께 "한화진 장관 퇴진"을 외쳤다.
▲ 금강과 영산강 유역의 38개 시민환경단체들이 ‘4대강 보 철거’를 위한 정식 기구를 발족했다. |
ⓒ 김병기 |
이날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발족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금강과 영산강 보철거 이행계획이 나왔음에도 한밤중에 도둑놈처럼 이행계획을 공개하는데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었다"면서 "4대강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밥줄이나 유지하면서 정권에 충성하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 그가 4대강을 윤석열 정권에 제물로 바치는 것을 두고볼 수 없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는 "최근 장관이 '4대강 물그릇' 이야기를 했는데, 물그릇에 아무리 물이 많아도 오염됐다면 식수는 물론 농공용수로도 쓸 수 없다"면서 "강은 물그릇이 아니라 생명의 터전인 흐르는 물이기에 4대강 보를 해체하고 바다와 만나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은 "2019년 설문조사에서 4대강 보는 상시개방하고 시범적으로 금강-영산강의 5개 보는 해체하거나 탄력운영해야 한다는 데에 국민 81%가 찬성했다"면서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는 구구절절한 단서조항을 전제로 달아서 국민을 기만하고 장난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부가 지난 16일 공개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비판한 것이다. 환경부는 당시 '4대강 보 인근 주민 약 87%, 보 적극 활용해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돌렸고, 환경단체들은 "질문 설계상 4대강 보의 활용을 전제로 실시된 여론 호도용 설문조사"라고 성토했었다.
▲ 금강과 영산강 유역의 38개 시민환경단체들이 ‘4대강 보 철거’를 위한 정식 기구를 발족했다. |
ⓒ 김병기 |
김도형 영산강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지금도 승촌보 4.5m 수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죽산보도 1.5m 수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이 부족하다고, 가뭄이어서 그 물을 이용한다고 하는데, 그 물을 언제 이용했나요? 승촌보에 미나리 농사짓는다고, 물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물을 흘려 보내서 그 물의 온도를 이용한 것뿐입니다(수막재배). 그럼 그 물을 가둬서 어디가 쓴다는 말입니까."
이날 시민행동은 이정임 대전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와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국장이 함께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경부는 스스로 내놓은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와 수질 분석 결과는 물론, 4대강 관련 감사원의 네 차례 감사 결과들도 잊어버리고 전혀 다른 정책과 주장을 연일 내놓고 있다"면서 "한화진 장관은 환경부 수장으로서의 정체성을 내팽개치고, 정권의 주문에 맹목적으로 충성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우리 금강·영산강 38개 시민·환경·종교·민중 단체들은 보 개방 이후 강이 보여주고 있는 자연성 회복과 국민의 요구에 역행하는 현 정부를 두고 볼 수 없다"면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이행과, 연속성 있는 자연성 회복 정책 추진을 위한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을 발족하고, 윤석열 정부의 도를 넘은 몰염치와 안면몰수에 맞서 보 철거 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충격 그 이상, 후쿠시마 농수산물 방사성 물질 검출 결과
- [이충재 칼럼] 후쿠시마 시찰단, 대통령에게 '노'라고 말하라
- 오세훈 시장의 '랜드마크 중독', 이러다가 체합니다
- 스쿨존 사고, 안타까운 사망... 이 사람들이 막을 수 있다
- 어르신들이 가방에 돌멩이를 넣고 다니는 이유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도리도리호
- 난임 부부의 고통... 말풍선과 칸의 미학에 섬뜩
- 영어강의 최하점 줬더니... 무용과 교수 공채 후 벌어진 이상한 일
- 일본이 시찰단 받은 이유? "수산물 수입금지 해제 작업"
- [오마이포토2023] 전세사기 피해자들 "특별법, 반쪽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