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철거 투쟁 돌입"...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발족

김병기 2023. 5. 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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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환경부 앞에서 38개 시민환경단체 기자회견... "환경부장관 퇴진" 촉구

[김병기 기자]

▲ [환경새뜸] 금강·영산강 보 ‘철거 투쟁’에 나선다... 시민행동 발족 금강과 영산강 유역의 38개 시민환경단체들이 ‘4대강 보 철거’를 위한 정식 기구를 발족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대강 보를 가뭄에 활용하라고 지시하고 환경부가 과거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결정했던 보 해체 결정을 사실상 폐기처분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반발해 나선 것이다. 25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38개 단체의 연대기구인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관련 기사 : "4대강 보 철거 투쟁 돌입"...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발족 https://omn.kr/243c9 김병기의 환경새뜸 : http://omn.kr/1zbr3 #4대강 #금강 #영산강 ⓒ 김병기

  
"장벽을 걷어내고 맘껏 굽이쳐~!"

한글 서예가 바우솔 김진호 씨는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 도로 위에 펼쳐놓은 현수막 천에 힘찬 필치로 붓글씨를 썼다.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인 임도훈 씨는 기타를 메고 무대에 올라 노래를 열창했다. 금강과 영산강에 있는 세종보, 죽산보 등 5개 보의 이름이 적힌 종이박스 장벽을 해머로 내리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초여름 햇살은 따가웠지만, 이날 50여명의 금강·영산강 유역 시민들은 환경부 앞 도로에서 다함께 "한화진 장관 퇴진"을 외쳤다.

금강과 영산강 유역의 38개 시민환경단체들이 '4대강 보 철거'를 위한 정식 기구를 발족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대강 보를 가뭄에 활용하라고 지시하고 환경부가 과거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결정했던 보 해체 결정을 사실상 폐기처분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금강과 영산강 유역의 38개 시민환경단체들이 ‘4대강 보 철거’를 위한 정식 기구를 발족했다.
ⓒ 김병기
 
이날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발족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금강과 영산강 보철거 이행계획이 나왔음에도 한밤중에 도둑놈처럼 이행계획을 공개하는데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었다"면서 "4대강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밥줄이나 유지하면서 정권에 충성하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 그가 4대강을 윤석열 정권에 제물로 바치는 것을 두고볼 수 없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는 "최근 장관이 '4대강 물그릇' 이야기를 했는데, 물그릇에 아무리 물이 많아도 오염됐다면 식수는 물론 농공용수로도 쓸 수 없다"면서 "강은 물그릇이 아니라 생명의 터전인 흐르는 물이기에 4대강 보를 해체하고 바다와 만나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은 "2019년 설문조사에서 4대강 보는 상시개방하고 시범적으로 금강-영산강의 5개 보는 해체하거나 탄력운영해야 한다는 데에 국민 81%가 찬성했다"면서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는 구구절절한 단서조항을 전제로 달아서 국민을 기만하고 장난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부가 지난 16일 공개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비판한 것이다. 환경부는 당시 '4대강 보 인근 주민 약 87%, 보 적극 활용해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돌렸고, 환경단체들은 "질문 설계상 4대강 보의 활용을 전제로 실시된 여론 호도용 설문조사"라고 성토했었다.

이어 최낙선 빛고을하천네트워크 대표는 "과거 이명박 정권 때 대운하한다고 난리를 치면서 여론을 조작했던 방법을 똑같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영산강 가뭄에 보를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썩은 물이 아니라 생활용수였다, 환경부가 지켜야할 것은 강물을 죽이는 보가 아니라 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강과 영산강 유역의 38개 시민환경단체들이 ‘4대강 보 철거’를 위한 정식 기구를 발족했다.
ⓒ 김병기
 
김도형 영산강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지금도 승촌보 4.5m 수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죽산보도 1.5m 수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이 부족하다고, 가뭄이어서 그 물을 이용한다고 하는데, 그 물을 언제 이용했나요? 승촌보에 미나리 농사짓는다고, 물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물을 흘려 보내서 그 물의 온도를 이용한 것뿐입니다(수막재배). 그럼 그 물을 가둬서 어디가 쓴다는 말입니까."

이날 시민행동은 이정임 대전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와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국장이 함께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경부는 스스로 내놓은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와 수질 분석 결과는 물론, 4대강 관련 감사원의 네 차례 감사 결과들도 잊어버리고 전혀 다른 정책과 주장을 연일 내놓고 있다"면서 "한화진 장관은 환경부 수장으로서의 정체성을 내팽개치고, 정권의 주문에 맹목적으로 충성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우리 금강·영산강 38개 시민·환경·종교·민중 단체들은 보 개방 이후 강이 보여주고 있는 자연성 회복과 국민의 요구에 역행하는 현 정부를 두고 볼 수 없다"면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이행과, 연속성 있는 자연성 회복 정책 추진을 위한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을 발족하고, 윤석열 정부의 도를 넘은 몰염치와 안면몰수에 맞서 보 철거 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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