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연습생' 학비 천만원... K팝 지망생의 냉혹한 현실
[김봉건 기자]
걸그룹 뉴진스가 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이 선정한 '2023 차세대 리더'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는 빌보드 '핫 100'에 9주 연속 랭크되며, 종전 최장 진입 기록 보유 걸그룹인 블랙핑크를 따돌렸다. 블랙핑크는 월드 투어에 나선 지 단 두 달 만에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22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악 앨범 10개 가운데 8개는 K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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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층시사국>'지망생을 지망합니다"의 한 장면 |
| ⓒ KBS |
서울의 한 댄스학원 K팝 걸그룹반, 이곳에서는 신곡 안무 연습이 한창이다.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연습실은 수강생들로 가득하다. 아직은 앳된 얼굴의 초등학교 6학년 A양도 그들 중 한 명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냥 밥 먹을 때도 노래 들으면서 춤추고 그러면서 그냥 그렇게 계속 되니까 자동적으로 아이돌이 되고 싶은 꿈이 생긴 것 같아요."
블랙핑크의 로제가 자신의 롤모델이라는 정양의 하루 일과는 아직 기획사 연습생이 되기 위한 학원 수강생에 불과하지만 무척 바쁘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을 빼고선 온통 노래와 춤, 악기 연주 연습 일색이다. 이 고단한 과정을 어떻게든 극복하면 기획사 연습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희망을 갖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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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층시사국>'지망생을 지망합니다"의 한 장면 |
| ⓒ KBS |
아이돌을 준비하는 지망생들의 나이는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쯤 기획사에 들어간 뒤 3~4년 동안의 연습을 거쳐 고등학생 때쯤에는 데뷔를 해야 한다는 게 아이돌 업계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룰이다. 연습생 지망생들은 흡사 취업을 준비하듯 각 기획사들이 원하는 인재상까지 학습하며, 맞춤 형태로 오디션을 준비한다. 그러다 보니 기획사 연습생이 되기 위한 입시 학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K팝 인기에 힘입어 아이돌 사교육 시장도 그 덩치를 점점 불려나가고 있다.
연예기획사 운영 아이돌 학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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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층시사국>'지망생을 지망합니다"의 한 장면 |
| ⓒ KBS |
기획사가 입시 학원과 손 잡고 공교육까지 대신하려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듯 학원 측은 "아티스트로 활동하게 되는 연령이 매우 빨라져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게 되는 것"이며, "기본적인 학력에 문제가 없도록 검정고시 관련 수업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비싼 수강료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주 5일간 전일제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강료가 높다고 인식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학원 수강을 위해 공교육을 포기해야 하는 논란과 관련하여 이종임 문화사회연구소 이사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너무 효율성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K팝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 시스템 안에 가수가 되기 위한 트레이닝 시스템을 결합하고, 아이돌 연습생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고액의 비용을 부담하면서 그 시스템에 참여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 왜곡되지 않아야
8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아이돌 연습생으로 살아온 빈하늘씨. 그녀가 겪은 사례는 그동안 효율성만 앞세워온 아이돌 육성 방식에 의문부호를 던진다. 빈씨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8년가량 지속했다. 열심히 참여한 덕분에 한 케이블 채널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팬층도 생겼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아이돌학교> 프로그램에서 투표 조작 의혹 사건이 불거지면서 결국 데뷔를 포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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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층시사국>'지망생을 지망합니다"의 한 장면 |
| ⓒ KBS |
이렇듯 연예기획사 연습생이 되고자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건, 유명 입시 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또 다른 사교육을 찾는 과열되고 뒤틀린 우리의 교육 현실과 맞닿아 있다. 효율성 앞에 과감히 정규교육까지 내려놓는 무모한 현실.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왜곡되지 않도록 잘 돌봐줘야 하는 건 결국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닐는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성인이나 보호자가 여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돌봐주면서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의 성격이 다양하고 신체적인 조건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 맞춰 기획사 관계자와 소통을 하면서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역할도 함께 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종임 문화사회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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