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3개월만에 반등…강남3구가 밀어올렸다
서울 아파트값이 13개월 만에 반등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고, 직전 거래보다 비싼 값에 팔린 물건이 잇따른 결과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새 0.03% 올랐다. 지난해 5월 2일 이후 13개월 만의 반등이다. 송파(0.26%)·강남(0.19%)·서초(0.13%) 등 강남 3구가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강남권에서 시작한 반등세는 강동(0.05%)·동작(0.05%)·용산(0.04%)에 이어 중구(0.03%)·마포(0.02%)로 확산했다.
실거래가지수 통계에선 이미 올해 1월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실제 거래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거래가지수와 달리, 시세 통계는 비거래 단지를 포함하다 보니 가격 변동이 더딘 편이다.
개별 단지를 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는 지난해 12월 22억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초엔 27억8600만원에 팔렸다. 지난 3월 12억원에 팔렸던 동작구 사당동 ‘래미안 이수역로이파크’ 전용 84㎡는 이달 초 15억원에 계약됐다.
거래량도 회복세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된 서울 아파트는 3155건으로, 지난해 10월(559건)부터 6개월째 늘고 있다. 2021년 8월(4065건)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많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규제 완화와 시중 금리 안정, 공시가 하락에 따른 보유세 부담 완화 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늘고 집값이 반등했다”고 말했다.
전셋값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도 집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월 중순 이후 16개월 만에 반등(0.01%)했다. 송파(0.54%)·강남(0.24%)·동작(0.08%) 등이 올랐고 도봉(-0.22%)·광진(-0.18%)·강북구(-0.15%)는 내렸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서울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봤다. 단, 대세 상승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역전세난과 경기 침체, 소득 대비 집값이 비싼 점 등을 고려할 때 집값이 V자 형태로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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