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 신뢰성 위해 사업자 진입 규제 필요"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이용자 보호와 시장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해당 사업자에 대한 진입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윤창현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제7차 민·당·정 간담회에 참석한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이용자 보호와 시장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해당 사업자에 대한 인적·물적·재무적 요건을 규정하고 심사하는 진입 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또 "가상자산사업자의 진입요건의 수준은 현행 특금법상 신고요건보다 진입 규제 수준이 조금 높은 등록제와 더 높은 인가제 중 각 안의 장단점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을 논의해야 한다"라며 "가상자산사업자 승인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막대한 금액을 써가며 인적·물적 요건을 갖추었으나 인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 매우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선 예비인가 제도 도입 논의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의 분류·적용에 대해선 "규제당국이 가상자산을 평가하고 분류해 해당 평가·분류와 영업 행위 유형을 고려해 등록(인가) 요건을 차등화해야 한다"라며 "가상자산 사업은 향후 다양한 사업모델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상자산사업자 유형을 법정화하기보다는 가상자산 거래업자,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 가상자산 지갑서비스업자 등으로 예시적 열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도 했다.

김 위원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지배구조를 진입 요건에 포함할지 여부와 업무 범위, 제재 규정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상장과 운영 규정, 가상자산 분리 예치에 갈음하는 피해 보상계약 허용 여부, 제재 규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향후 국회와 규제당국은 가상자산사업자의 금융투자업자의 유사성 및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2단계 입법을 위한 가상자산사업자 규제의 기본 방향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선 우선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을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보보호와 보안은 효율적 시장을 이루기 위한 시작점"이라면서 "효율적 시장의 개념은 크게 가격 효율성과 개인투자자 보호 모두를 함께 품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우선 국내 중앙화거래소가 시행 중인 고객확인(KYC) 제도를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공조를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전인태 가톨릭대 수학과 교수는 평가시스템과 공시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디지털자산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정확하고 공정한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수행할 평가기관의 설립과 업무수행의 중요성을 인식해 법안에 반영해야 한다"라며 "평가 기관은 최소한 3개 이상의 독립적인 기관으로 구성돼 한두 개의 독과점 형태로 시장을 지배하거나 거래소 등과의 유착관계를 이루지 못하도록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무공시제도를 도입해 발행인의 공시 범위 및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여러 거래소의 공시 내용을 통합하여 공시하는 통합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라며 "디지털자산 시장 내의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자금세탁 위험평가 연 1회 진행, 신규 거래지원 심사 시 외부 전문가 필수 참여, 디지털자산 업계 의심거래보고(STR) 공통 유형 개발 계획, 가상자산사업자(VASP) 위험평가 가이드라인 마련 등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의 자율규제 현황과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윤창현 위원장이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가상자산 보유·투자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해 "코인을 거래하면서 제도를 바꾸는데 권력을 휘둘렀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분노와 배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김남국 사태로 디지털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됐지만 750만명의 '코인 개미'를 위한 공정하고 안전한 투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나아가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