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위대한 미국의 복귀” 대선 출사표…트럼프와 붙는 경선 '불안한 킥오프'
“저 론 디샌티스는 위대한 미국의 복귀(our Great American Comeback)를 이끌기 위해 대선에 출마합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잠룡 중 하나로 거론돼 온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는 24일(현지시간)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이렇게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 등 SNS에 올린 1분 14초짜리 동영상을 통해 “우리 국경 상태는 재앙이고 범죄는 만연해 있으며 대통령은 허우적거리고 있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한 뒤 “진실이 우리의 근간이 돼야 하고 상식이 더는 흔치 않은 미덕이 돼선 안 된다. 플로리다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을) 이끌 용기와 승리할 힘이 필요하다”면서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대선 출마 관련 서류도 제출했다. 이로써 미 공화당에선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 팀 스콧,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보수 성향 라디오 방송인 래리 엘더,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 등 현재까지 총 7명이 대선 경선 참여를 공식화했다.
대선 출마 선언한 날 트위터 중계 중단 사태
한때 ‘리틀 트럼프’로 불렸지만 공화당 내 ‘트럼프 대항마’가 된 디샌티스 주지사의 출마 선언 소식에 트럼프는 독설을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디샌티스 주지사를 향한 특유의 경멸조 별칭인 “디생크터모니어스”(DeSanctimonious, 디샌티스 주지사 이름에 독실한 체하다는 뜻의 ‘sanctimonious’를 합성한 말)라고 부르며 “그는 인격 이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불충스러운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의 선거캠프 트위터 계정인 ‘팀 트럼프’는 디샌티스 주지사를 상징하는 로켓이 제대로 발사하지 못하고 바닥으로 고꾸라지는 이미지를 올리며 디샌티스를 조롱했다.
‘트럼프 대항마’ 꼽히지만 지지율 싸움 고전
이날 공개된 미 CNN 여론조사(17~20일 실시)에서 공화당 지지성향 유권자 중 트럼프를 1순위 후보로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53%에 달한 반면 디샌티스를 꼽은 응답자는 26%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 미 퀴니피악대 여론조사(18~22일 실시)에서도 공화당 지지성향 유권자 가운데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비율은 56%를 기록해 디샌티스 지지율(25%)의 배 이상이었다. 지난 3월 같은 조사와 비교해 트럼프는 9%포인트 오른 반면 디샌티스는 8%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 시 디샌티스 주지사가 앞서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뒤지는 것으로 나오는 등 본선 경쟁력이 강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24일 본격적으로 대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만큼 트럼프와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추격 바쁜데…갈 길 먼 디샌티스
디샌티스에게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공화당 내 경쟁 주자들은 앞으로 치고 나가며 경선 레이스를 서서히 달구고 있다. 지난 2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팀 스콧은 당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이란 점이 조명받으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팀 스콧 상원의원의 출마 결정 뒤 NYT 칼럼니스트들은 자체 방담을 통해 “승산은 없지만 트럼프에 대항하는 다른 도전자들보다 더욱 진지하게 봐야 한다. 강력한 후보가 될 것”(미셸 골드버그) “대통령 후보 지명 가능성은 낮지만 부통령 후보 지명 가능성은 매우 높다”(리즈 메어) 등 평가가 나왔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대선 출사표를 던지며 트럼프 추격에 나섰지만 다른 경쟁 주자들의 견제 사이에 낀 형국이어서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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