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가 CEO들 "미국발 은행위기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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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은행가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발 은행권 위기가 완전히 걷혔다는 평가를 내놨다.
사태가 봉합됐다 하더라도 고금리와 신용 여건 긴축 등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자금 악화로 은행업계의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은 은행 위기 사태의 핵심은 '은행들의 위기'가 아닌 '금리 리스크와 장부가 평가'에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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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은행가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발 은행권 위기가 완전히 걷혔다는 평가를 내놨다. 사태가 봉합됐다 하더라도 고금리와 신용 여건 긴축 등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자금 악화로 은행업계의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CEO 카운슬 서밋' 행사에 참여한 유럽계 은행 CEO들은 미 지역은행발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는 끝이 났다고 평가했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 급락이 미 은행들의 대출 자산이 급격히 취약해질 부실의 고리가 될 것이라는 그간의 경고와는 배치되는 전망이다.
이들은 은행 위기 사태의 핵심은 '은행들의 위기'가 아닌 '금리 리스크와 장부가 평가'에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 위기 사태 이후 파산에 내몰린 크레디스위스(CS)를 인수한 UBS의 콜름 켈러허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시스템적 위기는 끝났다(it's over)"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른 많은 은행들은 은행 위기를 촉발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이나 퍼스트리퍼블릭은행만큼 자산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그들은 이번 위기로 드러난 문제 해결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대출을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카타 크리슈난 바클레이즈의 CEO도 "급박한 위기는 지나갔다"면서 "아직 많은 은행이 대출 축소를 비롯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할 수 있다"고 했다.
더 긴축된 신용 조건 등 거시적 변화에 따른 역풍을 피하고 국채 등 보유자산 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사업모델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유럽을 비롯해 미국 등 주요국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날 행사에 화상으로 참여한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은행 위기 여파에 따른 미 은행 간 추가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JP모건 매각에 이은 은행업계 추가 합병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형, 중소형 은행과 지역은행 등이 건전하게 혼합돼 다양한 은행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가 합병은 없음을 시사했다.
은행 위기 이후 대마불사형 은행에 대한 구제 조치가 미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WSJ은 소형은행들은 대형은행들이 지원하지 않은 산업과 지역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생태계 다양화를 위해 이들을 다양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옐런 장관은 한편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위기와 관련해서 내달 초 디폴트가 닥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언제 (가용 현금이) 고갈될지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6월 초가 디폴트 시한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지출 조정 등을 통해 6월 중순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옐런 장관이 재차 '6월 초'를 시한으로 못 박은 것이다. 그는 또 "미 국채는 세계 금융시스템의 기반"이라며 미국이 국채 원금과 이자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디폴트가 닥칠 경우 그에 따른 충격파는 전 세계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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