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키워드로 본 일동제약 '고강도 구조조정'

이명환 2023. 5. 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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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의 고강도 구조조정 키워드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인건비를 비롯한 경상비용은 줄이고 연구개발(연구·개발)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신약은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 본사 전경. [사진제공=일동제약]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그룹은 경상비 절감을 위해 일동제약과 일동홀딩스의 임원 20%를 감축한다. 1분기 기준 사외이사와 감사를 제외한 임원 숫자는 총 35명(일동제약 26명, 일동홀딩스 9명)인데 이 중 7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남아있는 임원도 급여 20%를 반납한다. 직원들 가운데서도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는 이익 구조가 취약한 품목을 정리하고 안전재고 운영으로 비용 부담을 줄여나간다. 일동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자발적 쇄신은 재무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비전 달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D에서는 보유 기술·특허·제품·물질 등의 권리를 타사에 허가해주는 라이선스 아웃(L/O) 아웃에 집중한다. 최근 수년간 R&D 투자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만큼, 선택과 집중에 따른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에서다.

일동제약의 R&D 투자 확대는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이사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윤 대표는 2016년 8월 일동제약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분할 신설된 일동제약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16년에 212억원이던 일동제약의 R&D 비용은 윤 대표이사의 취임 바로 다음 해엔 483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R&D 비용 확대를 거듭하면서 지난해에는 1250억원, 올 1분기에는 274억원을 집행했다.

성과도 있었다. 2017년 만성 B형간염 치료제인 베시보의 출시로 이어졌다. 베시보는 일동제약이 창립 76년 만에 내놓은 첫 신약이었다. 이후 2형 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의 임상 1상 진입에 성공했고, 비임상 단계에서 연구를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도 5개에 이른다.

다만 베시보 이후 이렇다 할 신약 출시나 라이센스 아웃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실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R&D 비용을 더욱 늘려온 결과다. 55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2021년에도 R&D에 1082억원을 투자했는데,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도보다 5%P 넘게 증가해 19.3%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9.7%를 차지했다. 국내 주요 전통 제약사들이 매출의 10% 안팎을 R&D에 투자하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수치다.

지난해에도 일동제약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735억원으로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적자 폭은 32% 늘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영업손실 확대의 배경으로 연구개발비의 증가를 꼽았다. 올해 1분기에도 분기 기준 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출시가 지연되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한 조코바는 치료 효과에 더해 환자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여러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조코바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2월 긴급사용 승인을 거절하면서 국내 출시가 무산됐다. 이에 일동제약은 조코바의 정식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허가 절차가 진행되는 사이 국내 코로나19 유행세가 잦아들고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이 공식화하면서 조코바가 승인을 받더라도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일동제약은 현재 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등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IDG16177’은 현재 독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NASH 신약 후보물질인 ‘ID119031166M’도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부터 임상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차단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후보물질인 ‘ID120040002’도 국내에서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윤웅섭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합리적인 자원 분배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수익성 증대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라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 없이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지속과 함께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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