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FOMC 의사록 "추가 금리인상 두고 분열...동결에 무게"
이달 초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이 오는 6월 추가 인상이냐, 동결이냐를 두고는 의견 분열을 나타냈다. 다만 좀더 많은 참석자들이 '동결'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언제든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선택지'도 함께 열어뒀다.
24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만장일치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후 향후 정책 행보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의사록은 "여러 참석자들은 미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현 전망대로 갈 경우, 이번(5월) 회의 이후 추가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면서도 "또 다른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되돌리기 위한 진전이 '용납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느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분열된 분위기를 전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와 일단 금리 인상행보를 멈추고 그간 누적된 정책 여파를 살피자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극명히 나뉜 것이다. 이에 따라 5월 통화정책결정문에서 ‘추가적인 정책 강화(policy firming)가 적절하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두고 표결에 나섰다. 당시 해당 문구가 삭제되면서 시장에서는 1년여간 이어진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 시점에 다다랐다는 신호로 해석됐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5.25%로 앞서 Fed가 3월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올 연말 금리 중앙값(5.1%)에 도달한 상태다.
다만 의사록에는 구체적으로 몇명의 위원들이 어떤 의견을 지지했는 지는 정확히 담기지 않았다. 대신 '일부(some)', '여러명(several)' 등의 표현으로 대체됐다. 경제매체 CNBC는 통상 Fed의 어법을 볼 때 '일부' 보다 '여럿'이 더 많은 수로 간주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금리 동결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켓워치 역시 6월 동결 의견이 더 다수였던 것으로 분석했다.
대다수 참석자들은 5월 FOMC에서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높은 인플레이션, 타이트한 노동시장에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상향 위험이 통화정책 전망을 형성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실리콘밸리은행 (SVB) 파산 여파로 신용 여건이 한층 긴축되면서 경제 하방위험과 실업 우려가 더 커졌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향후 경제상황과 통화정책 경로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5월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입수되는 지표의 중요성 등을 거듭 강조했던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의사록은 "다수의 참석자들은 얼마나 더 많은 추가 긴축정책이 적절한 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다고 표명했다"며 "향후 회의에 '선택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음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6월에 (인상을) 건너뛴다고 해서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경고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언제든지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에 따라 Fed가 인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의사록은 "최대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에 드리운 위험을 고려할 때, 향후 입수되는 정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장에서는 6월 금리 동결 관측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65%가량 반영하고 있다. 추가 베이비스텝 전망은 34%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주 후반에는 Fed가 주시하는 물가지표인 4월 개인소비지출(PCE)가격지수(26일), 1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25일) 등 경제 지표 발표도 예정돼있다. 오는 26일 발표되는 4월 근원 PCE는 전년 동월 대비 4.5%,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날 크리스토퍼 윌러 Fed 이사는 "6월에 최선의 결정을 취하기 위해서는 유연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3주내 발표되는 지표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향후 몇달 간 입수되는 지표가 우리가 최종금리에 도달했음을 명확히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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