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발치는 총알 속… 수단 임산부 110만명 ‘목숨건 출산’

장은현 2023. 5. 2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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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이상 교전이 지속되고 있는 수단에서 의료 시스템의 붕괴해 임산부들이 출산에 고통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와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수단 산모 2만9000명 이상이 다음 달 출산할 예정이다.

NYT에 따르면 옴두르만에서 20명 조산사로 구성된 한 팀이 지난 한 달 동안 200여건 분만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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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가기 위해 위험 무릅써
검문에 시간 지체돼 아이 잃기도
한 달 이상 교전이 지속되고 있는 수단에서 탈출한 시리아 쿠르드족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카미실리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달 이상 교전이 지속되고 있는 수단에서 의료 시스템의 붕괴해 임산부들이 출산에 고통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부인과에 가기 위해 포격이 오가는 거리를 가로지르는 위험을 무릅써야 하고 검문으로 시간이 지체돼 아이를 잃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와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수단 산모 2만9000명 이상이 다음 달 출산할 예정이다. 이중 최소 4300명이 사망 위험에 처해 있으며 제왕절개를 포함한 응급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단 인구는 약 4500만명이며 임신 중인 여성은 1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된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간 교전은 여전히 진행 중으로 지난 22일부터 7일간 휴전하기로 했지만 수도와 인근 도시에서는 산발적인 총격과 폭발이 이어지고 있다.

중부 옴두르만의 알나다 병원 소아과 의사인 무함마드 파스 알라흐만 박사는 NYT에 “부모들이 지옥을 뚫고 이곳까지 오는 것이 마치 ‘자살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하르툼주 대도시에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설인 이 병원은 임산부로 꽉 찬 상태다. 그는 “총알구멍으로 뒤덮인 차들이 병원으로 몰려든다”며 “여성들은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여성은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으나 너무 늦게 병원에 도착한 탓에 아기를 잃었다. 이동 중 RSF의 검문소에서 남편이 장시간 심문을 받아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었다.

파스 박사는 지난 한 달 동안 평소보다 약 20배 많은 600건 이상의 분만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분쟁 시작 뒤 첫 몇 주 동안에는 하루 최대 50건의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며 “두 명의 신생아가 하나의 인큐베이터를 공유하기도 했다”고 했다.

약 1000만명이 거주하는 하르툼주의 의료시설은 약 60%가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 다르푸르주 주도인 엘주네이나에서는 모든 의료시설이 문을 닫았다. 비영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무장단체가 하르툼의 한 보건소에서 치료받던 환자 8명을 쫓아내고 그곳을 거점으로 사용했다.

조산사들이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옴두르만에서 20명 조산사로 구성된 한 팀이 지난 한 달 동안 200여건 분만을 도왔다. 교전 전에는 한 달 5~6회에 불과했다. 그러나 교전 장기화로 의료용품을 구하기 더 어려워진 데다 이동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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