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원·검단·청라’ 중심 꿈틀…웃돈은 아직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5. 2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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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파트 거래량 2배 ‘껑충’

지난해 집값이 급락한 인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규제 완화 이후 매매 거래량이 늘고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인천에서는 아파트 매매 거래가 총 6199건 이뤄졌다. 지난해 1분기 2967건과 비교해 거래량이 2배 이상 늘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000건을 넘어선 것은 2021년 9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인천 지역 월별 매매 거래량은 올 들어서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특히 검단신도시, 청라국제도시, 루원시티 등이 있는 서구 아파트 거래량은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 수준을 회복했다. 주요 단지에서는 기존 실거래가보다 오른 가격에 매매가 이어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인천 아파트 매매 거래(2678건) 가운데 서구에서 이뤄진 거래만 659건(24.6%)이었다. 인천에서 사고팔린 아파트 4채 중 1채가 서구에서 나온 셈이다. 아파트값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만 해도 서구에서는 아파트 매매 거래가 월평균 707건씩 이뤄졌는데 최근 서구 매매 거래량은 2021년 수준에 바짝 가까워진 모습이다.

인천 내 분양권 거래량도 서구를 중심으로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구 분양권 전매 거래량은 총 751건이었는데 올해 1분기에는 1077건으로 증가했다.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새롭게 정비 중인 백석동과 루원시티, 가정지구 일대의 신축 아파트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일례로 백석동 일대 대단지인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4805가구)’에서는 올 1~5월에만 분양권 거래가 300건 가까이 이뤄졌다. 2020년 말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이 단지는 원래도 손바뀜이 많이 이뤄졌지만 입주일이 가까워지면서 거래가 더 늘어났다.

매매·분양권 거래가 활발해지자 한동안 고꾸라지던 인천 아파트값도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다. 5월 둘째 주 인천 아파트 매매 가격은 보합을 기록했다 셋째 주 0.03%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인천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넷째 주(0.02%) 조사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같은 기간 계양구와 중구 아파트값이 0.13% 오르고, 연수구도 0.08% 뛰는 등 이들 지역 상승폭이 커졌다. 인천 서구도 5월 둘째 주에는 0.01% 떨어지는가 싶더니 셋째 주에는 다시 0.04% 올랐다.

인천에서도 거래가 활발했던 서구 주요 단지에서는 최고 2억원가량 오른 실거래도 등장했다. 서구 청라국제도시 대장주로 꼽히는 ‘청라국제금융단지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전용 84.39㎡는 지난 2월 6억4300만원(15층)에 거래됐다가 3월 8억3700만원(26층), 8억500만원(30층), 4월 8억1400만원( 24층) 등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검단신도시 대장 단지 중 한 곳인 원당동 ‘호반써밋1차(총 1168가구)’ 전용 84.89㎡는 올 4월 6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10월만 해도 4억5000만원에 사고팔리던 아파트다.

가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루원시티의 경우 규제 완화 이후 분양권 매수 문의가 늘었고, 거래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지난해만 해도 무피(웃돈 없는) 분양권이 상당했지만 최근에는 아라뱃길 전면 동 고층을 중심으로 1억원가량 웃돈이 붙어 나오는 매물도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다만 5000여가구에 육박하는 미니 신도시급 단지다 보니 동별·층수별 편차는 심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는 최근 신축 아파트 매매·분양권 거래가 활발했던 지역이다. (연합뉴스)
인천 부동산, 계속 오를까?

2025년까지 입주 물량 부담스러워

인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영향이 컸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서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한 데 이어 11월에는 조정대상지역에서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인천 모든 지역이 비규제지역이 되면서 대출과 세제 등 규제 수위가 한층 낮아졌다.

매수 심리가 회복 중인 점도 인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지난해 인천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더해졌다.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인천 지역 매수 심리가 상당 부분 회복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26일 기준) 64.5까지 낮아졌던 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들어 계속 상승 추세를 이어가면서 5월 첫째 주(1일 기준) 80.3으로 높아졌다. 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0선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9월 셋째 주(19일 기준, 82.1) 후 32주 만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규제 완화를 예고하면서 시장 매수 심리가 소폭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집값이 바닥을 다졌으며 공사비 상승 여파로 예전 수준의 분양가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고 판단한 실수요자가 신축 아파트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며 “루원시티, 검단신도시, 청라국제도시 등에서 저렴한 신축을 찾는 움직임이 꾸준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천 부동산 상승세를 점치기에는 유의할 점이 많다고 조언한다. 아직은 급매 위주 거래가 이뤄지는 데다 아파트 가격을 회복할 만큼의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금이야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진된 상태지만,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하려면 급매물보다 차상위에 있는 매물이 팔려야 한다는 논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량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절대 수치로 보면 예년보다 크게 많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고금리 상환 등을 감안할 때 매매·분양권 거래량이 지금보다 더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봤다.

실제로 거래가 활발한 인천 서구에서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1단지 전용 59㎡는 대부분이 4억원대 초·중반에서 분양권이 손바뀜했다. 2021년 같은 면적 평균 분양가인 4억3125만원보다 낮은 가격에 이뤄진 거래도 많았다. 루원시티린스트라우스 전용 84㎡는 평균 4억7100만원 선에 분양됐지만, 최근 분양권 실거래가는 평균 4억9156만원으로 웃돈이 2000만원 선 정도다. 이 평형대의 최고가는 5억2970만원(4월 7일 계약, 32층)이었다.

무엇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인천에서만 8만가구 넘는 아파트 ‘입주 폭탄’이 쏟아질 예정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4만9037가구)도 4만가구 넘는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내년에도 3만1639가구가 인천에서 집들이를 시작한다. 2~3년 전부터 시작된 미추홀구와 부평구 등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영향이다. 송도가 포함된 연수구는 올해 5054가구, 내년에 6063가구로 2년간 1만1000여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이주현 대표는 “인천 서구와 연수구는 수도권에서 신축 아파트 수요를 해소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내년, 내후년까지 상당한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집값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0호 (2023.05.24~2023.05.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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