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샘] 히틀러를 이긴 러시아가 남긴 교훈

2023. 5. 2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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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7일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과 정부 대표단 일행이 한국을 방문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3개월 안에 승리할 것으로 장담했다.

우크라이나는 모든 면에서 러시아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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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7일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과 정부 대표단 일행이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영토와 주권 존중이라는 유엔의 원칙이 무참히 무너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3개월 안에 승리할 것으로 장담했다. 우크라이나는 모든 면에서 러시아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GDP는 10배, 인구는 4배 차이가 난다. 군사력은 거의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객관적인 열세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선전하고 있다.

필자는 1991년부터 3년 동안 러시아에서 근무하며, 공산주의 체제의 막바지를 경험했다. 모스크바는 넓은 공원과 무료 병원, 무료 육아 등 사회복지가 매우 잘 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당시 한국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사회복지제도였다. 그래서 모스크바에 도착한 한 달 동안은 공산주의 체제가 인민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착각했다.

하지만 이 제도들이 모래알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무료 병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의사들은 다른 곳에서 부업을 하고 있었고, 간호사들은 놀고 있었다. 모든 복지제도가 다 그러했다. 그저 구호와 외침만이 남아 있었다. 지상의 천국을 만들려고 하는 메시아적인 정치인들이 남겨놓은 유물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국민들이 겪게 될 비극과 눈물이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스스로 메시아에 취해 있다. 미국 예일대학교 스나이더 교수는 “푸틴은 러시아가 유럽의 중심이 되는 유라시아주의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제국의 재림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메시아의 출현에 환호하고 있다. 소련제국이 무너지고 러시아인들의 자존감도 무너졌다. 이제 과거의 영화를 찾으려는 러시아인들의 꿈을 푸틴이 이루어 주려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푸틴의 꿈은 벌써 좌절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우크라이나를 지키려는 사람들일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민과 우크라이나 병사들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수많은 정의로운 사람들일 것이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나라를 지킨다는 숭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희생은 고귀한 것이다. 반면에 러시아 병사들은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불법 전쟁에 동원되어 무의미한 죽음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싸울 의지가 생길 수 없다.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에서 압도적인 화력을 가진 독일에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조국을 지킨다는 사명감에 충만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사명감은 우크라이나 병사에게 빼앗겼다.

김형석 교수는 이 사명감을 ‘보람 있는 비극에 대한 각오’라고 했다. 이 각오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와의 싸움에서 최후의 승자는 불 보듯 뻔하다. 소련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10년 동안 전쟁을 벌였지만 패했다. 미국도 베트남 전쟁에서 패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철수했다.

김봉현 전 호주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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